천문/관측 정보 ~☆+

  • John L. Dobson에 대하여 [일반]
  • 유혁
    조회 수: 9229, 2018-04-23 10:45:39(2010-01-29)
  • 이 글을 어디에 올려야 할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관측 정보는 아니지만, '천문(관련)정보'에는 해당하는 듯 싶어 이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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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n L. Dobson, 2002년

    작년 이맘때 14.5인치 망원경 자작을 하면서 옵세션사의 사장인 Dave Kriege라는 사람이 쓴 ‘The Dobsonian Telescope'라는 책을 참 열심히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책을 통해서, 개발 사상이나 설계 이론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나니, 돕소니언 망원경이라는게 단순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참으로 멋진 망원경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시관측에 관심이 많은 아마츄어들에게 참 잘 어울리는 망원경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구요.

    어쨌거나, 이런 훌륭한 망원경을 발명한 당사자인 John L. Dobson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 싶어 제가 찾아본
    자료를 통해 알게 된 존 돕슨의 생애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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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돕슨, John Lowry Dobson (1915. 9. 14. 북경 출생)


    1. 출생과 성장

    존 돕슨은, 1915년 9월 14일 중국 북경에서 음악가인 어머니와 북경대에서 동물학을 가르쳤던 아버지 사이에서 출생하였는데,
    그의 외조부는 북경대의 설립자 중 한사람이었습니다.

    중국의 정정이 불안해짐에 따라 1927년 그의 가족들은 샌프란시스코로 이주를 하게 되었는데, 그의 아버지는 샌프란시스코의
    명문고등학교인 로웰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였다고 합니다.

    10대 시절, 존 돕슨은 열렬한 무신론자가 되었는데, 돕슨은 자신이 무신론자가 된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The Sidewalk Astronomy라는 동영상을 보면, 돕슨 본인이 직접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가 보기에는 교회에서 말하는 ‘남이 너에게 해주기를 바라는대로 남에게 행하라’는 말과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 갈 것이다’라는 말이 전혀 양립될 수 없는 것처럼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신론자가 되기로 했고, 그와
    관련해서 토론이 이루어지면 아주 맹렬히 무신론을 주장하곤 했습니다.”

    어쨌든, 돕슨은 차차 우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1943년 UC버클리에서 화학 전공으로 학위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2. 베단테 종단의 수도승 생활과 파문

    돕슨은, 1944년경 ‘베단테 학파’라는, 인도의 베다성전 특히 ‘우파니샤드’를 공부하는 종교 강연에 참석하게 되면서부터 그런 특이한 인도의 종교에 심취하게 되었고, 결국 그 무렵 라마크리슈나 종단의 수도승이 되었습니다.

    수도승이 된 이후에도 돕슨은 우주론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우주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망원경의 제작에 몰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종단의 규율은 자유롭게 망원경을 제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돕슨은 수도원 밖의 망원경 제작자들과 주로 암호로 표기된 편지로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다는군요.
      (거울이나 망원경을 ‘제라늄’으로, 알미늄 코팅을 입힌 미러를 ‘피어나는 제라늄’이라는 등으로 표시하는 방식을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행동이 수도원 측에 발각되었고 다시는 이와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였음에도, 또 다시 망원경을 몰래 제작하고 밤마다 수도원을 빠져나가 사람들에게 밤하늘을 보여주다가' 그 일로 인해 1967년 수도사 생활 23년만에 종단측으로부터 파문을 당하고 출교 처분을 받게 됩니다.


    3. 샌프란시스코 보행자 천문가 클럽의 설립과 강연활동

      종단에서 파문을 당한 이후, 돕슨은 얼마간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다른 두사람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보행자 천문가클럽(San Francisco Sidewalk Astronomers)을 설립하여 값싼 재료들로 만든 망원경으로 보행자들에게 달과 행성 등을 보여주는 활동을 하기도 하고, 돕슨의 공로를 인정한 아마츄어들의 소개로 전국을 순회하며 망원경 제작, 천문학 등에 대한 강의를 하며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돕슨이, 돕소니언 망원경의 발명과 그와 같은 강연회 등을 통해 미국 아마츄어들에게 끼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큰데, 2005년 미국의 어떤 학술지(Smisthonian Magazine)는 그 시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35명의 천문가 중 한사람으로 존 돕슨을 꼽았고, 그 35명 중에서 학자가 아닌 아마츄어로는 존 돕슨이 유일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돕슨은 매우 재미있게 강연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하는데, 돕슨에 대한 동영상을 보면, 돕슨이 아마츄어들에게 둘러싸여 이런 농담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담이 하나님을 찾아가서 항의를 했어요. 왜 이브를 그렇게 매력적이고 멋지게 만드셨나고 말이죠. 그랬더니 하나님이 ‘그래야 네가 이브를 좋아할 것 아니냐’라고 한거에요. 그 말을 듣고 아담이 ‘그런데 이브는 너무 머리가 나빠요’라고 다시 항의를 하니까 하나님이 아담에게 ‘그래야 너를 좋아하지’라고 했다는 거에요”

      “내가 샌프란시스코 보행자 천문가클럽(San Francisco Sidewalk Astronomers)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달을 보여주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지나가면서 이러더군요. ‘이런 사람들은 중국 북경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샌프란시스코에도 있네’라고 말이에요. 그 사람은 내가 중국 북경 출신인 걸 몰랐던 모양이에요.”


    4. 돕슨의 우주론

      돕슨은, Big Bang 이론이 “아무 것도 없는 無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오류”를 범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특유의 “순환 정적 우주론”을 주창하기도 했는데, 그 추종자들은 그리 많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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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돕소니언을 주된 장비로 하고 있는 우리 동호회에서 돕교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원조 교주(?)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듯 싶어 인터넷 등에서 찾아낸 자료를 중심으로 간단히 존 돕슨을 소개하는 글을 써 보았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보행자 천문가클럽(San Francisco Sidewalk Astronomers)에서는 지나가는 보행자들에게 무료로 달과 행성 등을 보여주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활동을 ‘도시 게릴라 천문학(urban guerilla astronomy)'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어쨌거나, 우리 모임에서도 1년에 몇 번 정도는 시도해볼 만한 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혹시 나중에 시간이 되면, 종래 방식의 반사망원경과 돕소니언 방식의 망원경의 차이점에 대한 글도 간단히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좋은 주말되시기를 바랍니다.  

댓글 5

  • 이준오

    2010.01.30 04:04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글중 순환정적 우주론이 무엇인지 알아봤는데...우주가 “빅 뱅(대폭발)”과 “빅 크런치(대붕괴)”를 1조년씩 번갈아 무한하게 반복하는 순환 주기속의 일부라는 대충 뭐 이론인데 저도 무엇이 아직까지 사실 잘모르겠습니다.
    여튼 그런것까지 잘 알고있다면 이렇게 별 안보고 있겠죠..ㅋㅋ

    참, 빅뱅이론에 관한 글 역시도 찾아보면 정말 많겠지만 종종 네이버 과학에 올라오는 글 읽는 재미도 쏠쏠하던데
    혼자 읽기에 아까워(?) 여기에도 그에 관한 기사 몇개 소개해드리고 갑니다.

    navercast.naver.com/science/physics/1603

    navercast.naver.com/science/physics/1321

    글고 아래 기사는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던 기사인데....만약 신년관측회 갔다면 글구 강욱님이 강요(?)했다면 ...
    거의 이와 유사한 내용의 ppt를 보셨을텐데 고맙게도 네이버에서도 이런 기사를 만들어 올려놨네요..ㅎㅎ

    navercast.naver.com/science/documentary/1897

    어쩌면 즐기며 별 보는데 위와 같은 링크의 글들은 아주 중요한 것은 아닌데
    점점 분위기가 그 심도가 저절로 깊어지며 좋은 생각들과 글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오기에 덩달아 소개는 해놓지만
    자칫 잘못하면 jp의 깊은 늪에 빠져들 수 있다 생각합니다. (저는 마음이 여려서 저런 글들 읽고나면 밥먹는 것도 무의미져버립니다. 그래서 그때는 라면을..-,.-ㅋ)
    물런 그렇게 되면 그 모든 책임은 역시 천문인 마을의 jp정과 페혁신님이 다 지면 되리라 생각하기에 별 걱정은 안해도 되겠지만요..ㅋㅋ
    (넝담이구요, 이런 글들 종종 부탁드립니다..ㅎㅎ)

    암턴, 좋은 글 감사하며 유혁님도 좋은 주말 보내시고 다음 글도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___^
  • 유혁

    2010.01.30 04:41

    '빅뱅이론'... 저는 참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

    물론 진짜 빅뱅이론이 아니라... "The Big Bang Theory"라는 미국드라마, 속칭 '미드'를 말하는 것이지만요... ^^;;

    거기 나오는 미국판 괴짜들의 행태를 보면...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진정한 JP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어쨌든 그 빅뱅이론은 참으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글의 마지막에 올해로 95살인 존 돕슨 원조 교주님에 대한 인사를 빼먹었군요...

    "돕슨 선생님, 만수무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
  • 조강욱

    2010.01.30 08:05

    폐혁神, JP교 등 모든 JP의 근원이자 원조 교주님이시군요.. ㅎㅎ

    범상치 않은 사진을 보고 있자니 정말 경배라도 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ㅋ;;

    원조 교주님의 아이디어 하나가 정말 많은 사람들을 JP로 만들어버렸죠..
  • 이준오

    2010.01.30 10:41

    범상치 않은 사쥔 이야기가 나오니...대 주교님에게는 무척 실례되는 얘기지만...
    저는 브루스 윌리스가 늙은 모습인줄 알았어요, 아님 백투더퓨처에 나오는 에머트박사님이 절로 연상되더라는..-,.-ㅋ


    물런 jp정은 니콜라스케이지 내지는 영화 라디오 스타에 나오는 정석용씨하고 닮았다는 느낌이.


    긍케 담에 천문인 마을에 가믄 잊지말고 jp정 싸인이라도 한장~ 후다닥~~ (뭐..이기회에 횡성한우 쏘신다고 약속하시면 이 글은 jp정님 바로 삭제토록..^^)
  • Profile

    김성권

    2018.04.23 10:45

    재밌게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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