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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케치 입문 - (2) 별을 보는 이유 [스케치]
  • 조강욱
    조회 수: 8410, 2012-03-29 22:56:36(2009-11-11)
  • 안시관측 스케치 입문 - (2) 별을 보는 이유



    Written by 야간비행 조강욱
    2009.11.11



    여러분은 왜 별을 보십니까?

    글을 읽어나가기 전에, 잠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Seeing in the dark에 나온 한 콧수염 아저씨의 얘기가 정답이 아닐까 합니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 동영상을 올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Some people like looking at the moon, some people like looking at the sun,
    some people like planets, some people like to make mirrors.
    I kind of like making a whole telescope.
    It’s kind of like my part of it that I like."

    "달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태양을 즐겨 보는 사람,
    행성을 좋아하는 사람, 미러를 연마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죠
    저는 망원경 전체를 다 만드는 것을 좋아해요
    그게 제가 좋아하는 일이죠"   (번역 : 야간비행 유혁)

    별을 보는 사람들의 취향은 정말 다양합니다

    천체관측의 취향의 종류는, 아마도 별을 보는 사람의 수만큼 많지 않을까 합니다

    아, 저는 측면은하의 dust lane을 보는 것과 Abell 은하단, Barnard 암흑성운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

    별을 왜 보는지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더 재미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하여'가 아닐까요?


    그런데 사실 저는, 별보기에 입문한지 몇 년 지나고부터는 재미가 아닌 다른 것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8인치 반사(Takahashi Meulon-210)를 사용할 때는..

    베일 한 번 보겠다고, NGC6822 한 번 찾아 보겠다고 낑낑대느라

    그 멋진 밤하늘을 여유롭게 즐겨본 적이 거의 기억에 없습니다

    15인치로 구경을 키운 지금은 어떨까요?

    태기산에서 베일의 흔적(?)을 찾았다고 기뻐 날뛰던 기억이 무색하도록.... UHC만 있으면 아무 때나 그림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있는 내공 없는 실력 모조리 끌어 모아서 6822 한 번 보고서 힘들어서 자갈밭에 누워 졸던 때도 있었는데..

    15인치로는, 주변시를 굳이 쓸 필요도 없습니다


    그 정도라면, 충분히 여유있는 관측을 할 수도 있을텐데

    저는 여전히 15인치의 한계에서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대상들만 보고 있습니다.

    Abell 2151의 해마 한 번 잡아보려고, B168 뱀꼬리 한 번 시원하게 보고 싶어서, 그리고 죽일놈의 Pease1까지..  ㅡ_ㅡ;;;;

    앞으로 구경을 20인치, 25인치로 키운다고 해도,

    그 때는 ARP 본다고.. PK 본다고 삽질에 삽질을 거듭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별을 보는 이유를 정의하자면,

    '더 깊은 곳에 도달하기 위하여' 입니다

    누가 알아주길 바라서도 아니고, 상금이 걸려있는 것도 아니고,

    제 취향이 원래 그런 놈인걸 어쩌겠습니까... ㅡ_ㅡ;;;


    아무도 찾지 못한 깊고 깊은 곳.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처럼..

    몇억 광년 밖의 희미한 작은 빛덩이 하나를 보고서

    저는 거의 예외없이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이 대상을 몇 명이나 봤을까?'

    '내가 관측하기 전에 마지막 사람의 발길 아니 눈길이 닿은 것이 얼마나 오래 되었을까?'

    어슴푸레한 새벽에, 곱게 눈이 쌓여 있는 고요하고 넓은 운동장에 가장 먼저 내 발자국을 만들어 가는 그런 기분.

    저는 그 느낌을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눈밭에 발자국 내는 걸 좋아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발시려서 싫어요 ^^;;)


    그런데, 그 '고요한 눈밭에 첫 발자국을 내는 것 같은 기분'은 3억 광년 떨어진 Abell1656을 볼 때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은하 안에 있는 밝은 성운이나 심지어 달을 볼 때도 느낄 수 있지요

    밝은 성운의 미세한 특정 구조를 얼마나 잘 분석해 내는가, 달의 조그만 크레이터 내의 희미한 rille을 어디까지 볼 수 있는가....

    하지만, 그런 깊이에 도달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별이라는 애들은.. 그렇게 쉽게 웃는 모습을 잘 보여주질 않거든요.

    그 웃는 얼굴 한 번 보겠다고 아둥바둥 하고 있으면.. 예기치 않던 순간에, 한 번 활짝 웃어주는 그 찰나를, 그 감동을 맛 볼 수가 있는 것이지요....


    저는, 그 깊이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스케치'라고 생각합니다

    별들의 미소를 자주 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  SKETCH.....!!!!!!!


    스케치라는 한 단어를 꺼내기 위해서 너무 길게 돌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하는데.. ^^;;;

    다음 시간에는 스케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조금 더 말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Nightwid 我心如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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