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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오의 그림자에선 무슨일이 [일반]
  • 조회 수: 6205, 2016-02-14 05:18:00(2015-02-04)
  • 어제 김남희님께서 이오의 영과 경이 겹치는 현상을 보러가자는 글을 올리셔서 잠깐 이오의 그림자가 드리울 때 목성인은 태양이 어떻게 보일까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일식이 일어날까 이오의 태양면 통과가 일어날까 라는 댓글을 올리기도 했었는데요 ㅎㅎ
    출근길에 그림 그리기 대신 계산기 두드리기를 해봤습니다. 혼자 출근길이 재미있긴 했는데요 ^^ 혹시나 관심있으실 분들이 있을까 해서 글을 한번 올려봅니다.


    계산 과정이 어렵지 않습니다만 혹시나 고등학교 기억을 잊으신 분들을 위하여 과정을 적어봤습니다. 지루하신 분은 아래 '본론으로 들어가서' 부분으로 바로 패스하셔도 되겠습니다 ^^;


    잘 아시다시피 천체의 실제 지름과 천체까지 거리를 안다면 시직경을 구할 수 있습니다.

     

    ss_pic1.png

    위 그림에서 l = r ×θ  입니다. (r이 l 에 비해 상당히 큰 값이면 이와 같은 근사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각도 θ의 단위는 radian)

    그러면 시직경(θ radian) = l÷r 입니다.
    radian 대신 시직경 표현 시 주로 사용하는 도 단위로 바꾸면,
    시직경(도) = 천체지름 ÷ 천체까지거리 × 180 ÷ π

     

    위와 같은 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잘 알고 있는 지구에서 본 태양과 달의 시직경을 계산해보면,

     

    태양 지름 = 1,391,600 km
    태양까지 거리 = 149,600,000 km
    태양의 시직경 = 0.5330 도

     

    달 궤도 반지름 = 384,400 km (장반경)
    달 지름 = 3,476 km
    지구 반지름 = 6,378 km
    지구표면 ~ 달 거리 = 384,400 km - 6,378 km = 378,022 km
    달 시직경 = 0.5268 도

     

    근사값으로 대충 계산했지만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이렇게 두 천체의 시직경이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지구도 달도 타원 궤도로 공전하기때문에 거리가 약간씩 가까워졌다 멀어졌다하고, 그래서 태양과 달의 시직경이 각각 조금씩 커졌다 작아졌다 하기 때문에 금환일식도 보고 개기일식도 보고 심지어 하이브리드 일식도 보게되는 행운을 누리게 되는 것을 잘 알고 계시겠지요. ^^

     

     

    음... 다 아는 얘기를 이렇게 길게 해서 죄송합니다... 쿨럭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목성 표면(?)에서 바라본 태양의 시직경과 이오의 시직경을 구해봤습니다.
    (목성은 기체로 이루어졌다고 하던데 표면이라는 표현이 좀 모호할 수 있겠지만 검색에서 찾은 목성 반지름을 중심에서 표면까지 거리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목성 ~ 태양 거리 = 목성 궤도 장반경 = 778,547,200 km
    목성 반지름 = 71,492 km (적도 반지름)
    이오의 평균 궤도 반지름 = 421,700 km (목성 중심에서 이오까지 평균 거리)
    목성표면 ~ 이오 거리 = 421,700 km - 71,492 km = 350,208 km
    이오 지름 = 3,644 km
    목성에서 본 태양 시직경 = 0.1024 도
    목성에서 본 이오 시직경 = 0.5962 도

     

    역시 대충 계산했지만, 목성 표면에서 봤을 때 이오가 태양보다 6배정도 크게 보이는군요. 그냥 태양이 이오 뒤로 쏙 들어갔다 나오는 모습을 보게될 것 같습니다 ^^

     

    아래는 지구의 일식과 목성의 이오-일식을 비교해서 그려본 그림입니다 (시직경의 비례를 맞춰봤습니다)

     

     

     

     ss_pic2.png

     

    [ 지구에서 본 일식과 목성에서 본 이오-일식 비교. (오른쪽이 목성에서 본 이오-일식) ]

     

     


    그다지 대단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출근길이 덕분에 재미있게 지나갔습니다. 세상엔 재미있는 일이 참 많군요 ^^;

    목요일 밤에 이 모습을 상상하며 목성의 이오 영-경 겹침 현상을 관측해봐야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rofile

댓글 12

  • 김철규

    2015.02.04 01:27

    목성에선 일식때에 멋진 코로나는 못 보겠군요. ^^ 이걸 모두 계산을 해 보셨다니 존경스럽습니다.

    전에 봤던 달에 관한 다큐에서 어떤 천문학자가 그러더군요. 우리는 일식때에 멋진 코로나를 볼 수 있는 운 좋은 세대라고요.  태양과 달의 시직경이 근사하게 일치하는 좋은 시대를 살고 있는걸 감사해야 겠습니다. ^^;

  • Profile

    박상구

    2015.02.04 01:51

    ^^;  그냥 지하철에서 할일 없어서 계산기만 눌러본건데요 뭐 ㅎㅎ

    우리가 그렇게 운좋은 세대라는 사실은 잘 몰랐는데 그런것이었군요. 일식을 귀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잘 봐둬야겠습니다. ^^

  • 조강욱

    2015.02.04 01:33

    우리가 감동적인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기간은 45억년 지구 역사에서 약 4~5만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기막히게 운 좋은 세대이죠.. ㅎ
    앞으로 2만년 뒤에는 달이 지구에서 너무 멀어져서 개기일식이 일어나지 않을테니
    볼 수 있을 때 많이 봐 둬야 합니다 ^^*
  • Profile

    박상구

    2015.02.04 01:49

    2017년엔 무슨일이 있어도 미쿡으로 날아가야겠군요 ^^

  • 이원세

    2015.02.04 02:24

    2017년 단체로 미국으로!

  • Profile

    박상구

    2015.02.04 01:56

    위에 두분 말씀에 급 궁금해져서 계산기를 몇번 더 두드려봤습니다.

    목성에서 본 에우로파 시직경 = 0.2986 도
    목성에서 본 가니메데 시직경 = 0.3022 도
    목성에서 본 칼리스토 시직경 = 0.1525 도

    이 계산이 맞다면 목성에선 지구에서같은 일식은 보기 어렵겠군요 ㅎㅎ

     

    ss_pic3.png

  • Profile

    김태환

    2015.02.05 02:36

    목성에서는 다양한 일식을 볼수 있겠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김남희

    2015.02.04 09:03

    수준을 높이고 재미를 더하는 글.. 감사합니다.. 박상구님이 옆에 있어 참 좋네요.^^
    가끔 나는 숙제만 드릴께요...ㅎ
  • Profile

    박상구

    2015.02.04 18:46

    항상 흥미로운 것들을  잘 알려주셔서 즐겁습니다 ^^

    내일 이오와 그림자를 직접 눈으로 보고싶은데, 시간을 잘 맞춰봐야겠습니다.

  • 김민회

    2015.02.06 00:45

    이런 식을 출근길에 하셨다니, 당신은 도대체 누구?
  • Profile

    박상구

    2015.02.06 18:20

    ^^ 그냥 검색하고 계산기만 열심히 눌렀슴니다.

  • 이원복

    2016.02.14 05:18

    ^^ 보면서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겼는데요..
    과거엔 천체와의 거리나 천체의 지름을, 그리고 지구의 지름을 어떻게 구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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