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쟁이들에게 봄은 은하관측의 계절이지요.

좋은 하늘에서 대구경으로 보는 은하의 맛은 다른 어떤 것 보다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은하들이 밤하늘에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 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은하들은 하나 하나 random하게 떨어져 있지 않고 무리를 이루며 몰려있습니다.

이런 은하 무리의 가장 작은 단위를 galaxy group 이라고 부르는데, 잘 알다시피 우리 은하는 안드로메다은하, M33 등과 함께 local group을 이루고 있지요.

우리가 안시로 찾아 보는 은하들의 대부분은 우리 local group 주위에서 group을 이루고 있는 은하들입니다.

이런 은하 group은 대개 500만 광년 이내의 크기에, 구성 은하의 갯수는 50개 이내 입니다.

반면에, 은하단(galaxy cluster)이란 은하그룹보다 더 큰 은하의 무리를 지칭합니다.

은하단의 크기는 대개 1000~3000만 광년 정도이고, 은하의 갯수는 100개~1000개 이상 정도입니다.

은하단과 은하그룹의 구별은 아주 뚜렷하게 되지는 않지만, 대략 다음의 기준으로 구분합니다.

1) 크기 (2Mpc이내 vs. 2~10Mpc)

2) 은하의 갯수 (50개 이내 vs. 100~1000개)

3) 개별은하의 고유운동의 속도 (100~200km/s vs. 500~1000km/s)

4) ICM여부 (IntraCluster Medium: 은하단 내부에서 발견되는 초고온의 gas로 X-ray 망원경으로만 보임)

5) 개별은하의 운동속도와 중력렌즈 현상으로 추정한 dark matter의 양

우주의 진화를 설명하는 여러 모델중에 개별은하가 먼저 생기고 이들이 모여서 더 큰 거대구조를 만든다는 "bottom-up"이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은하단이란 은하그룹이 충돌하면서 점점 크기가 커져가는 단계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은하단이나 은하그룹이란 만고불변하는 정적인 구조가 아니라, 다이나믹하게 변화하고 있는 구조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 변화의 한 순간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은하단보다 더 큰 구조를 초은하단(supercluster)이라고 부르는데 이 정도 크기가 되면 초은하단의 모든 구성 은하가 서로 중력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초은하단이 실처럼 연결되어 있는 우주의 거대구조를 필라멘트(filament)라고 부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넓은 막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는 sheet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런 sheet 형태의 뚜렷한 supercluster complex를 "wall"이라고 부릅니다. Great(Coma) wall, Sloan Great wall, Sculptor wall 등이 "wall"의 예입니다. 

필라멘트와 sheet 사이의 비어 있는 공간을 void라고 부르고 특별히 큰 공간을 supervoid라고 합니다. 우주가 팽창한다고 할때 주로 늘어나는 부분이 바로 이 void 입니다.

출처 : http://www.atlasoftheuniverse.com/nearsc.html

우리은하는 local group에 속해 있고, local  group은 Virgo supercluster(Local supercluster)에 속해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은하는 어떤 cluster에도 속해 있지 않기 때문에 local cluster라는 말은 없습니다.

Virgo supercluster의 모양은 대략적으로 길고 넓적하게 생겨서(thin ellipsoidal) 장축이 약 1억광년, 단축이 약 1000~2000만 광년 이고 두께는 약 300만 광년 정도 입니다.

2/3의 은하들이 이 길고 넓적한, 얇은 두께의 디스크 내에 위치하고, 1/3은 이 주위의 대략 구 모양으로 퍼져 있습니다.

우리 초은하단의 중심은 Virgo cluster에 있고, 그 주위로 약 100개의 뚜렷한 galaxy group과 덜 뚜렷한 galaxy cloud가 있습니다.

우리은하에서 가까운 곳의 은하들 까지의 거리는 거의 확실히 알기 때문에 grouping을 하기 쉽지만, Virgo cluster 주변이나, 그 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들은 확실한 거리를 알기 힘들어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의 무리는 galaxy cloud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참고로, Virgo cluster의 은하들 중 일부는 처녀자리쪽에서 보이지만, 일부는 머리털자리에서 보이기 때문에, 우리 초은하단을 Coma-Virgo Supercluster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3억광년 떨어진 곳에 Coma Supercluster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Coma-Virgo Supercluster라는 용어는 혼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쓰지 말고 Virgo Supercluster또는 Local Supercluster로 통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 주위 은하그룹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포스트의 모든 그림은 atlas of the universe라는 웹사이트에서 따온 것입니다.)

 위 그림과 아래 두개의 그림에서 방위면은 equatorial이나 우리은하면(galactic plane)이 아니라 supergalactic plane이라고 부르는 가상의 면입니다.

앞에서 우리 초은하단이 300만 광년 두께의 얇은 디스크 위에 2/3의 은하가 몰려 있다고 했는데, 바로 이 면을 supergalactic plane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은하면과는 대략 수직으로 만나기 때문에 봄과 가을에 그렇게 많은 은하들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약 galactic plane과 supergalactic plane이 겹쳐 있었다면 밤하늘에 보이는 은하의 80% 정도는 볼 수 없게 됩니다.

재밌는 것은 우리 supercluster뿐 아니라 인근의 supercluster들도 대략 이 supergalactic plane 위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local group은 Virgo supercluster의 한쪽 끝에 위치한 특별할 것 없는 은하그룹입니다.

Local group에서 가까운 그룹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가까운 것은 Maffei group입니다.

대략 800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지만 우리 은하면의 별과 먼지에 가려서 아주 희미하게만 보입니다. Maffei 1, 2, IC 342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 다음이 가을철에 보이는 Sculptor group입니다. 우리 은하면과 수직으로 있어서 아주 잘 보이며, 대략 1000~1100만 광년 거리입니다.

Sculptor group은 local group보다 더 변방에 있기 때문에 봄철이 아니라 가을철에 보입니다.

반대로, 봄철하늘에 은하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는 이 방향에 우리 초은하단의 중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Sculptor의 반대쪽 봄철 하늘에는 M81 group이 있는데, 역시 1100~1200만 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M81, 82, NGC3076, 2976(UMa), 2366, 2403(CAM), 4236(DRA) 등이 속합니다.

이 밑으로 나오는 그림들의 좌표는 적경과 적위입니다.

남쪽으로 가면 NGC5128 group이 있는데, 1200만 광년 거리의 Centaurus A subgroup과 1500만 광년 거리의 M83 subgroup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서 1600만 광년 거리에 Canes I group이 있습니다.

사냥개 자리 은하들 중 4214, 4244, 4395, 4449와 M94를 포함합니다. 그래서 M94 group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바깥으로 2500만 광년거리에 Canes II group이 있는데 M106이 대표적인 은하라서 M106 group이라고도 부릅니다. NGC 4144, 4490 등이 포함됩니다.

과거에 거리 정보가 확실하지 않았을때는 Canes I group과 Canes II group 둘을 뭉뚱그려서 Canes Venatici galaxy cloud라고 불렀으나, 이제는 둘을 각각의 group으로 구별합니다.

지구에서 볼때는 Canes I 과 Canes II 는 겹쳐서 보이지만, 실제로는 앞뒤로 1000만 광년 이상 떨어져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와 구분되는 은하무리로 M101 group, M51 group등이 역시 2500만 광년 거리에 있는데, 이들 둘을 묶어서 M101 group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에는 M51 subgroup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M51 group에는 M63도 포함됩니다.

한편, 3000만 광년 거리에 NGC 4631 group이라는 작은 그룹이 있는데, NGC4631 & 4627(Whale and Pup), NGC 4656 & 4657(Hockey Stick)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결국 사냥개 자리의 많은 은하들은 Canes I, II, M51, NGC4631등 4개의 서로 다른 그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한, 큰곰자리의 은하들 중 사냥개 자리와 경계부의 대부분의 은하들은 Canes I과 II group에 속해 있습니다.

한편 사자자리 방향으로 3500만 광년 거리에 Leo I group이 있는데 M96 subgroup(M95, 96, 105)과 M66 subgroup(M65, 66, NGC3628)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약간 북동쪽으로 4000만 광년 거리에 Coma I galaxy cloud라는 느슨한 구조가 있는데, 머리털자리 감마별 근방의 은하들입니다.

NGC 4494, 4559, 4565, 4725 등이 여기 포함됩니다.

여기서 북쪽으로 5000~6000만 광년 거리에 걸쳐서 Ursa Major group 또는 Ursa Major cluster라고 부르는 구조가 있습니다.

이 group은 특별한 중심 없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cluster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또한 Virgo cluster와는 다르게 대부분이 나선은하입니다.

대표적인 은하는 M109이며, 큰곰자리의 많은 나선은하들이 이 그룹에 속합니다.

역시 5000~6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Virgo cluster는 우리 초은하단의 중심에 위치하는 은하단입니다.

위에서 말한 은하단의 성질은 Virgo cluster를 기준으로 해서 정해진 것입니다.

처녀자리와 머리털자리에 걸쳐서 약 15도 정도의 길이의 타원형 모양이고 약 1300개의 은하들이 이에 속합니다.

세 개의 subclump로 나누는데 M87, M86, M49 가 각각 subclump의 중심입니다. M87을 중심으로 하는 subclump가 가장 크고, 나머지 두 개의 subclump가 여기에 합병되는 과정입니다.

중심부의 은하들은 대개 타원은하이고, 주변부에 나선은하들이 간간이 있습니다.

중심부에 거대 타원은하가 몰려 있는 이유는 그 곳에서 은하합병이 활발하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Virgo Cluster에 속하는 큰 나선은하들로는 M58, 61, 90(처녀자리), M88, 91, 98, 99, 100(머리털자리) 등이 있습니다.

Virgo cluster보다 멀리 있는 은하들도 group을 이루고 있겠지만, Virgo cluster와 겹쳐 보이는 경우에는 거리를 알기 힘듭니다. Virgo cluster와 겹쳐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6000만 광년을 넘어가면 Cepheid 변광성을 이용한 거리 측정의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 경우는 Cloud라는 느슨한 구조로만 구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Virgo cluster의 남쪽으로 이어지는 곳에(M 61까지가 Virgo cluster에 속함) 6000~8000만 광년 거리에서 Virgo II cloud라고 부르는 느슨하게 연결된 그룹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Virgo cluster의 동쪽으로 약간 떨어져서 7000~9000만 광년의 거리에 Virgo III cloud라는 group의 모임이 있습니다. NGC 5363, 5746등이 포함됩니다.

한편, Virgo Cluster의 서쪽으로 7000만 ~ 1억 광년 거리에 Leo II cloud라는 큰 은하무리가 있습니다. NGC3190이 여기 포함됩니다.

Leo I group과는 겹쳐 보이지만, 거리 차이가 많이 나는, 서로 관계없는 은하그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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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우리 local group 주위의 은하그룹과 은하단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그 동안 해 왔던, 은하들을 별자리별로 구분해서 보는 2차원적인 평면관측에 식상하신다면,

은하의 전후 위치 관계를 바탕으로 은하들의 우주공간에서의 위치를 그리며 3차원적인 관측에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