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관측 정보 ~☆+

  • 안시관측 - 그 깊은 맛을 위하여 [일반]
  • 조강욱
    조회 수: 11554, 2012-03-29 23:35:41(2011-01-22)
  • 안녕하십니까? 조강욱입니다

    글은 안 쓰지만 항상 눈팅으로 네이버 별하늘지기를 보고 있는데, 얼마 전부터 회원 등급이 신입 회원으로 떨어져서

    못 보는 게시판도 생기더군요.. ㅎㅎ

    별하늘지기 준회원 등업 기준이 글 3개인데.. 제가 쓴 글이 2개밖에 없어서, 3개를 채워보고자 글을 올렸습니다.. ^^;;

    쓰고 보니 정작 야간비행에는 공유를 하지 않아서.. 똑같은 내용을 여기 천문/관측정보 게시판에 올립니다


    원문 : 별하늘지기 지식나눔터

    http://cafe.naver.com/skyguide/51734

    (이 글은 별하늘지기 카페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볼 수 있습니다)




    야간비행은 글이 올라오는 절대량도 적고 워낙 (저만 빼고) 다들 점잖으신 분들이라.. ㅎㅎ

    여러 계층과 여러 취향의 별보는 사람들이 다양한 얘기를 끊임없이 쏟아내는 별하늘지기를 자주 보고 있습니다.

    저렴하면서도 좋은 망원경 추천을 바라는 학생도 있고, 멋진 사진을 올려주시는 분도 있고,

    원하는 장비를 입수하기 위해 잠복 근무를 마다하지 않으시는 분도 있고, 베란다에서 목성을 보고 기뻐하시는 분도 있고..

    무엇보다 가장 기분 좋은 일은, 날만 좋으면 수피령으로 홍천으로 운두령으로 떠나는 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저는 요즘 회사일을 핑계로 거의 관측 활동을 못하고 있지만..

    번개 간다는 글, 같이 간다는 리플만 봐도 마치 제가 가는 것처럼 흐뭇해집니다.. ^^;;

    오늘 드리고 싶은 얘기는 안시관측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고..

    안시관측에 어느 정도 재미를 붙였거나, 눈으로 아이피스를 보는 것에 회의를 느껴서 좀 시들해졌다거나,

    안시관측은 천체사진으로 가기 전에 잠깐 거쳐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께..

    어떻게 하면 안시관측이 더 재미있을지, 그 깊은 맛을 어떻게 하면 맛볼 수 있을지 방법론에 대한 부분을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왜 별을 보십니까?

    가끔 세미나 발표할 자리가 있을 때, 저는 항상 서두에 이 질문을 합니다.

    별을 왜 보십니까?

    별이 좋아서, 보고싶어서, 애들이 관심이 많아서, 재미있으니까. 시골로 놀러 다니는게 좋아서....

    전에 어떤 글에서도 밝혔지만.. 제가 별을 보는 이유는 '더 깊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3억 광년 떨어진 Abell 은하단을 보는 것만이 '깊은' 관측은 아닙니다

    늘상 떠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에 숨어 있는 G1, G76 등의 안드로메다 구상성단을 관측하는 것,

    M3 구상성단을 보고 그저 '별 많네'가 아닌 성단 내부의 star chain과 dark lane을 보는 것,

    밝고 보기 쉬운 달을 보면서도 작은 크레이터릿 옆의 희미한 rille 구조를 관측하는 것..

    어떤 대상이나 더 깊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요소는 갖추어져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우리의 관심과 지식이 뒷받침이 되어주느냐 하는 것.. ㅎㅎ



    1. 아는 만큼 보인다

    영어 공부를 할 때, 자기가 입으로 정확히 말할 수 있는 문장만 제대로 들을 수 있다고 하듯이,

    별을 볼 때, 특히 안시관측을 할 때는 딱 자기가 알고 있는 것.. 그것만 볼 수 있습니다

    M22의 dark lane이 어디 붙어 있는지 모르고 있다면,

    NGC7479의 나선팔이 어떤 형태로 돌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면..

    그 대상은 여러분께 자기의 본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관측을 떠나기 전에 그 날의 테마를 정하고 각 대상마다 데이터북을 찾아보고 관측의 point에 대하여 메모를 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면.. '오늘은 여름철의 대상들이 남중하니까 독수리자리의 행성상성운을 중점적으로 봐야지..

    그 중 NGC6781은 중심성은 어떻게 보이고 크기는 몇 분에 약간 타원형, 동쪽이 더 밝고 남서쪽으로 급격히 어두워진다' 등과 같이

    간단하게 관측 준비를 하고 보신다면..

    최소한 준비한 것 이상의 관측을 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5인치, 18인치로 본다고 해도 대상에 대한 정보가 없이 그냥 준비없이 한 번 보는 것은.. 감흥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아주 밝고 큰 대상은 그냥 봐도 잘 보이겠죠 ㅋ)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이런 세밀한 관측 준비가 오히려 관측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훨씬 더 많은 구조를 뜯어볼 수 있는데, '이거 이거 봐야지'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숙제하듯 준비한 것만 보고 넘어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ㅎㅎ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6번에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2. 망원경을 바꾸지 않는다

    별나라에서 많은 별쟁이들을 보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장비를 너무 자주 바꾼다는 것입니다

    물론 별보는 사람이라면 이른바 '구경병'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요.. ㅎㅎ

    하지만, 장비에 관심을 두면 둘 수록 관측에 대한 관심은 반비례하여 더 적어지게 됩니다

    더 크고 좋은 장비로 기변을 하면 더 즐겁고 성과있는 관측을 할 것 같지만,

    제 경험상으로는.. 충분한 준비와 타당한 사유 없이 단지 '뽐뿌'에 의한 기변은 당장은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

    그 만족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좋은 망원경으로 바꿨다고 해도, 그것보다 좋은 망원경을 구경하게 되면 거기에 또 욕심이 생기게 되고, 그만큼 만족감은 더 떨어지고..

    그런 사고팔고를 몇 번 반복하다가 흥미가 떨어져서 별보기와 멀어지는 분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 왔습니다..

    별보기는 기본적으로 별을 봐야 재미가 있는 취미입니다

    장비를 바꾸면서 얻는 즐거움은 유통기한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망원경, 그것이 10인치이든 3인치이든,

    우선 그것으로 '더 이상 볼 것이 없을 때까지' 관측을 하시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3인치는 3인치가 할 수 있는 한계까지, 10인치는 10인치가 할 수 있는 한계까지..

    이제 이 망원경으로 거둘 수 있는 성과를 모두 거두었다고 생각된다면, 그 때 망원경을 바꾸시기 바랍니다.

    그 정도의 수준이 된다면.. 다음 망원경을 고르는데 절대로 실패할 수가 없고, 새 망원경으로도 그에 걸맞는 성과를 낼 수가 있습니다



    3. 안시관측은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사진관측이 돈만 있으면 해결된다는 얘기가 아니니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대체적으로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나오는 천체사진에 비해 그 상관관계가 더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망원경 구경을 키우고자 하는 분들 중 상당수는 이런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변시 말고 직시로 시원시원하게 힘들이지 않고 관측하고 싶다'

    물론 12인치가 18인치로 커지면 시원시원하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원하게 더 밝게 보이는 것이 안시관측의 참맛일까요?

    더욱 깊은 즐거움은.. 한 대상을 인내심을 가지고 끈기있게 관측하면서 보이지 않던 구조를 하나씩 뜯어보고,

    관측을 거듭할수록, 본인이 노력할수록 더더욱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값비싼 대구경 망원경으로 큰 노력과 준비 없이 그냥 보는 것과, 성능과 구경이 떨어지는 망원경으로 꾸준한 노력으로 관측하는 것..

    어느 쪽이 더 재미있을까요?  답은 추측이 가능하시리라 생각합니다 ㅎㅎ

    '더 크고 밝게' 보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을 찾는 것이 별을 보는 더 근원적인 목적일 것입니다.



    또 한가지 안시관측에서 필요없는 호사가 있다면 바로 GOTO 망원경입니다

    안시관측에서 GOTO는 어떠한 경우에도 필요가 없습니다.

    필요 없는 정도가 아니라.. 관측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주범 중의 하나지요..

    안시관측의 즐거움의 절반은 찾는 재미인데..

    어렵고 힘들게 대상을 아이피스에 잡았을 때의 짜릿한 즐거움을 시작부터 포기하고 간다면..

    안시관측의 즐거움을 느끼는 데에 그 출발선부터 틀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GOTO 망원경을 쓰고 계시다면, 그렇다고 굳이 망원경을 또 바꾸실 필요는 없습니다.

    GOTO 스위치만 끄고 그냥 수동으로 찾으면 되니까요.. ㅎㅎ



    안시관측의 매력 중에 하나는.. 돈을 투자하는 것에 큰 관계없이, 얼마나 몸으로 때우고 시간을 투자하느냐에 상관관계가 훨씬 높다는 것입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별보는 사람, 윤정한 형님같은 경우는.. 명품과는 관계가 먼 낡은 10인치 반사를 가지고

    18인치로도 할 수 없는 관측을 하고 있습니다

    안시관측의 깊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장비의 투자보다는 관측자 자신의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세요



    4. 관측의 3단계

    저는 안시관측의 순서를 시간 순으로 3단계로 나누고 있습니다

    준비 - 실행 - 기록의 3단계인데,

    1단계 준비는 1장, '아는 만큼 보인다'에서 설명 드린 바와 같습니다

    2단계 실행은 실제 관측을 의미합니다

    관측할 때는 본인이 세운 계획에 의거하여, 목표했던 관측 point를 생각하면서 관측을 진행하고,

    관측한 대상에 대해서는 필기구나 보이스 레코더를 이용하여 최대한 자세하게 관측 기록을 남깁니다

    마지막 3단계는 관측 기록입니다

    관측을 다녀오면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디테일하게,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제가 관측 기록 얘기를 하면, '내 실력에 기록은 무슨...' 하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관측 기록을 작성하는 가장 큰 목적은, 관측자 자신의 실력 향상을 위한 것입니다

    지난 관측에서 본 대상을 회상하고 현장에서 작성한 메모를 참조하여,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활용하여 기록을 남기게 되면,

    그 글을 쓰면서 지난 관측의 성과를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거기에서 다음 관측에서 무얼 해 봐야겠다는 방향성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것이죠..

    준비 - 실행 - 기록을 통해 다시 준비 단계로 이동하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기록을 하지 않는다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어렵게 얻은 귀중한 '관측'이라는 경험이.. 시간이 지날수록 그냥 잊혀지게 됩니다

    다음 관측에서는 다시 처음부터....    아깝지 않습니까? ^^;;;;



    저는 지금도, 몇 년 전에 작성한 관측기록을 종종 읽어봅니다.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재미있기도 하고, 그것을 보면서 새로운 관측 테마에 대한 insight를 찾기도 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때 새로운 동기를 부여해주는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관측의 3번째 단계인 '기록'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두번째 목적은 동료들을 위한 것입니다.

    관측 기록의 공유를 통해 동료들과 관측 정보를 나누고, 이슈가 되는 사항에 대해 논의하며 발전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관측에 입문하는 분들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관측 기록을 보면서 재미있어 보이는 대상을 메모해 두었다가 따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5.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저는 상당히 오랜 기간(한 13년간?), 관측의 성공은 관측한 대상의 개수에 비례한다고 믿고 무조건 많이 보는 데에만 집중했었습니다

    '아~ 오늘은 빡시게 은하 35개 성단 15개 봤어.. 뿌듯해..' 이런 것이죠.. ㅎㅎ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관측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밤새 암적응 깰까봐 화장실도 안가고 야식도 안먹고 미친듯이 별만 보다 왔는데..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이 많지 않은 것이죠..

    나는 분명히 NGC6811을 봤는데, 메모도 해왔는데..

    메모한 내용과 대상의 번호 말고는 기억에 남는 것이 없으니

    '나는 밤새 뭘 한거지?' 하는 생각이 계속 커집니다

    10년이 넘도록 나를 따라다닌 '숫자 성과주의'는 스케치를 하고서야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근래 1년반 정도는 관측 가서 2~3개 이상은 보지 않습니다. 더 볼 시간이 없다는 표현이 맞겠습니다.. ^^;;


    안시관측에 처음 입문하는 단계에서는 '무조건 많이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대상들의 다양한 종류를 경험하고, 호핑 실력을 키우는 것이 그 목적이죠..

    하지만 메시에를 다 볼 정도의 경험이면, 많이 보기도 아직 중요하지만 점점 관측의 '질'적인 면에 비중을 늘려가야 합니다



    6. 스케치 - 안시관측의 왕도

    안시관측을 하는 사람이 스케치를 하는 이유는, '한 대상을 가장 깊이있게 관측하기 위해서' 입니다

    한 대상을 1시간 동안 보는 것과, 10분간 보는 것과, 5초간 확인만 하고 지나가는 것에는 넘을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대상에 대한 집중도, 암적응의 정도,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

    하지만, 도 닦는 사람이 아닌 이상 보이는둥 마는둥 하는 희미한 대상을 10분 이상 집중해서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림으로 그린다면?

    여러분의 눈 앞의 키보드를 5초간 바라보고, 눈을 감아도 키보드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머릿속에 환하게 그려집니다.

    그런데 기억하고 있는 키보드의 이미지를 그림으로 그대로 그려보라고 한다면, 기억하고 있는 정보만으로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어렵습니다.

    대략적인 형태와 느낌은 기억이 나겠지만, 키보드 자판 하나 하나가 어떤 모양과 굴곡을 가지고 있는지는 다시 보기 전에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천체 스케치를 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그 대상의 디테일을 속속들이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대략적인 형태를 그려 놓으면 또 다른 것이 보이고, 그것을 그리고 있으면 더 세부적인 모습이 보이고..

    그러다 보면 1시간, 2시간은 훌쩍 흘러가게 되죠.. ^^

    그리고 그렇게 관측한 대상은 절대로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몇 년 전에 관측한 대상도.. 대상의 디테일은 물론이고, 그 날의 관측지 환경이 어땠는지, 누구와 같이 갔는지,

    무슨 얘기를 했는지까지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높은 벽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림에 소질이 없는 저는 스케치를 실행하기까지 5년 정도 망설이는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내 관측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스케치만 빼고 실행할 수 있는 일들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동원했는데..

    그럴수록 답은 하나라는 것만 명확해 지더군요.. ㅎㅎ

    스케치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관측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깊은 곳에 도달하는 것도 자기만의 방법으로 가능한 일이고..

    하지만 남들보다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을 원하신다면..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제가 그린 스케치 몇 장 소개할까 합니다. (잘 그린 것은 아니지만....)

    NGC5139 (Omega Centauri)



    M27 (아령성운)



    Capuanus (달 크레이터)



    스케치의 목적은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더 심도있는 관측을 하는 것입니다.

    이미 스케치가 완성되기 전에, '심도있는 관측'이라는 목표는 자동으로 달성이 됩니다.

    하지만 부가적으로.. 완성도 높은 스케치는 훌륭한 관측 기록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관측 경험을 공유하는 데에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사진 자료는 물론 더 화려하고 더 많은 디테일을 볼 수 있지만..

    스케치 자료는 그 상황, 그 망원경에서 사람의 눈으로 이 정도까지 볼 수 있겠다는 가이드를 제공해 줄 수 있으므로,

    안시관측자의 reference로 가치가 높습니다.





    7. 나만의 목표를 만들자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사람이 별을 보는 근본적인 이유는.. 자기가 즐겁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별 보는 사람이 100명이면 그 취향은 100가지입니다.

    자기가 무엇을 해야 최고로 즐거울지는.. 자기만이 알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기의 취향을 찾고, 나만의 색깔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이전과는 한차원 더 깊은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올해는 메시에 마라톤에서 100개 이상을 찾아보겠다, 독수리자리의 암흑성운을 모두 관측하겠다, 처녀자리 은하단을 마스터하겠다 등..



    제 올해 관측 목표는, (야간비행 게시판에도 밝혔지만) '나만의 감성으로 별을 보자'는 것입니다

    눈으로 보는 황홀한 밤하늘을 어떻게 하면 그 느낌 그대로 종이에 표현할 수 있을까?

    똑같이 재현하는 것은 사진 찍는 분들이 해결해 주실 것이고,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간직한 그 풍경을 어떻게 나만의 감성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그림 그리는 분들의 용어로는 '회화적인 표현'이라고 하더군요.. ㅋ)

    [습작 : 진삽이의 꿈]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작년부터 5년 프로젝트로 계획하고 있는 메시에 전 대상 스케치도 진도를 좀 나갈 계획입니다 ^^;;

    메시에 대상을 졸업(?)한지도 10년이 넘었는데, 그 후로 10년간 NGC, Barnard 등 더 희미하고 까다로운 대상들만 보고 있다가

    어느날 문득 생각해보니.. 메시에 대상들의 번호는 다 기억하고 있지만 그게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더군요..

    M3을 생각하면.. '목동자리 구상성단'이라는 정보만 기계적으로 떠오를 뿐, 특징이 뭐고 어느 정도로 보인다는 것은 전혀.. ㅎㅎ

    그래서, 다시 기본부터.. 가장 쉬운 대상부터 가장 디테일하게 보자는 생각으로 메시에를 보고 있습니다.

    딴 생각 안 하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메시에를 파다 보면 또 다음 길이 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7시) 회사 출근한 김에 문득 드는 생각으로 9시 업무시간 시작 전까지 글을 마무리하려니

    제가 생각하고 있던 것을 모두 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

    하지만 안시관측을 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던 얘기를,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을 몇 가지 테마를 정해서 풀어낸 것이니,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오랫동안 별보기를 즐길 수 있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안시관측의 '깊은 맛'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마칩니다.

    저랑 비슷한 일을 하는 동료들이 많아지고, 오랫동안 함께 할 별친구를 더 많이 만들어야 제게도 더 좋은 것이니까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ightwid 無雲

댓글 1

  • 김남희

    2011.01.22 22:53

    강욱님 좋은 글입니다. 가슴을 너무 세게 얻어 맞아 어찌 할줄 모르겠습니다.
    올바른 별쟁이가 되는 교본으로 삼겠습니다.
    아이구~ 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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