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로라를 보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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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오로라가 가장 자주 보이는 지역을 Auroral Zone이라고 한다. 이는 지자기위도(Geomagnetic Latitude) 65~70도에 해당하는데 아래 그림의 붉은색 원형 띠를 말한다. 이 auroral zone에서는 이론적으로 연평균 240일 정도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다. 이는 날씨를 감안하지 않은 최대 수치이고, 구름이 낀다면 실제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날은 훨씬 적어진다.

한편 현재 오로라가 일어나고 있는 지역을 Auroral Oval이라고 부른다. 이는 완전히 원형이 아닌 약간 night-side로 불룩한 타원형으로 현재 오로라 activity가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왜 auroral oval이 타원형인지는 지난 게시물을 참고하세요.) 태양을 기준으로 한 auroral oval은 지구의 자전과 상관없이 일정하지만, 지구 자전 때문에 auroral zone의 각 지역은 auroral oval에 들어갔다가 나오게 된다.

그림) 지자기북극에서 내려다 본 그림

 지자기북극은 진북극과 일치하지 않는데, 매년 수십km씩 이동한다. 현재는 그린랜드 서쪽의 캐나다 지역인 Ellesmere island라는 곳에 위치한다.

위 그림은 지구를 북극에서 내려다 본 것으로, 중심은 북극점(진북)이고 검은색 grid는 위도와 경도를 나타낸다. 붉은색 별표는 지자기북극이고, 붉은 동심원은 지자기위도이다. 지자기위도 65~70도 사이에 auroral zone이 위치한다.(보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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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흔히 보는 지도에 지자기위도를 표시한 것이다. Auroral zone에 해당하는 지자기위도 65~70도 지역에 검은색 빗금을 쳤다. 북미지역은 비교적 저위도라도 지자기위도가 높기 때문에 오로라가 쉽게 보이는 반면, 시베리아 쪽은 많이 북쪽으로 올라간다고 해도 지자기위도가 낮아서 오로라를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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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보러 가려면 auroral zone인 지자기위도 65~70도에 위치한 지역에 가야 한다.

이번 여행기 1편에 나온 High level은 위도는 58도이지만, 지자기위도가 64도이고, 마지막 날의 엄청난 오로라를 경험한 Russell lake는 위도 63도이지만, 지자기위도는 69도였다. Yellowknife는 Russell lake에서 1시간 거리로 역시 지자기위도 69도이다.

관심지역의 현재 지자기위도는 http://wdc.kugi.kyoto-u.ac.jp/igrf/gggm/ 에서 위도,경도를 입력하면 알아낼 수 있다.

캐나다 유콘의 Whitehorse라는 마을도 오로라투어로 유명한데, 위도 61도, 지자기위도 64도로 약간 아쉽다.

알라스카의 앵커리지는 위도 61도, 지자기위도 61도로 aurora를 보기 어렵다. 알래스카 내륙 북쪽의 Fairbanks는 지자기위도 66도로 auroral zone에 들어와 있어서 오로라투어가 활발히 이루어 진다.

한편 유럽 쪽에도 오로라 관측으로 유명한 곳들이 있다.

아이슬랜드는 위도 65도, 지자기위도 69도로 auroral zone에 위치한다.

노르웨이의 Tromso나 스웨덴의 Kiruna는 각각 지자기위도 67, 66도로 역시 auroral zone에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이 각 지역의 cloudiness이다. 아무리 오로라가 강하게 왔어도 구름이 끼어 있으면 제대로 볼 수 없다.

이 그림의 하얗게 표시한 부분이 연 평균 구름이 적은 곳이고 짙은 지역이 구름이 많이 끼는 곳이다.

Auroral zone중에서는 캐나다 서부와 알래스카 북부가 가장 구름이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아이슬랜드와 노르웨이, 스웨덴은 구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물론 내가 찾아 가는 곳의 당일 날씨가 어떨 지를 미리 알수는 없지만, 몇 달 전 여행 계획을 잡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확률상 날씨가 좋은 곳으로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 지역들 중에 한국에서 직항으로 갈 수 있는 곳은 없다. 비행시간 및 대기시간을 합하면 대부분 24시간이 넘는다. 그만큼 고생해서 갈 만 할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시간만 된다면 앞으로도 몇 번이고 가고 싶다.

대개의 지역이 고위도에 있으므로 하지를 전후로 1달반 정도는 백야현상으로 오로라를 볼 수 없다. (5월 초~8월 중순) 그렇다면 동지의 전후가 밤의 길이가 가장 길기 때문에 관측 가능성을 높일 것 같지만, 겨울철 강추위 때문에 밤새 야외에 있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한겨울에는 배터리가 금새 얼어버리기 때문에 사진을 찍고 싶어도 몇 장 못 찍게 된다.

마지막 고려사항은 달이 얼마나 밝은가 여부이다. 보름달아래에서는 약한 오로라의 경우 그 delicate한 빛이 잘 안 보이게 된다. 가능하면 그믐달에 맞춰서 일정을 잡아야 한다.

이렇게 열심히 연구하고 고생해서 갔는데, 오로라는 희미하고, 게다가 구름이 끼어 있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오로라예보와 날씨예보를 모두 잘 보아야 한다.

2. 오로라 예보

오로라 예보를 알려주는 사이트는 여러 곳이 있지만, 그 중 NOAA라는 미국의 해양대기국에서 발표하는 자료가 공식적이다. 여러 대학이나 스마트폰 앱 같은 곳에서는 NOAA의 자료를 이용해서 일반인들 입맛에 맞게 가공한 후 오로라가 나타날 확률을 제시한다. 따라서 원자료를 이해할 수 있다면 스마트폰 앱이 없이도 누구나 오로라의 출현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NOAA 웹사이트에서 http://www.swpc.noaa.gov/products/3-day-geomagnetic-forecast를 검색해 보면,

이 자료를 이해하려면, 먼저 Kp index와 Ap index에 대해 알아야 한다.

Kp는 planetary K index의 준말이다.

K index는 지구상의 한 측정소에서 3시간 동안 지표면에서 geomagnetic field의 강도가 어떻게 변하는 지를 알아보는 것으로, 지자기변화 정도에 따라 0~9의 값을 가진다. Kp index는 13군데 측정소의 K 값을 가중평균 낸 것으로, 전 지구적인 지자기변화를 말한다.

위의 3-DAY GEOMAGNETIC FORECAST에서 Dec 27일 Universal Time 03~06시까지의 Kp 예보는 4가 되는데, 이 정도면 상당히 강한 오로라를 볼 수 있다. 이번에 우리가 경험한 엄청난 오로라도 예보는 Kp=4 정도였다. 그런데, 만약 이 시간이 local time으로 낮에 해당된다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것이다.

Kp index는 직관적이기는 하지만 quasi-logarithmic 하기 때문에 하루 전체의 geomagnetic field 평균 등을 구할 때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Kp=4가 Kp=2에 비해 2배의 세기로 field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linear하게 만들어서 비교하려면 Ap index로 변환해야 한다.

변환표는 http://www.swpc.noaa.gov/sites/default/files/images/u2/TheK-index.pdf 에 나오는데, 대략 Ap가 10이 넘어야 어느 정도 오로라를 기대할 수 있고, 20이 넘으면 큰 오로라를 만날 가능성이 있는 날이다.

예를 들어 위의 3-DAY GEOMAGNETIC FORECAST의 상단을 보면, 12월 25일의 observed Ap는 21이고, 26일의 estimated Ap는 22이고, 27~29일의 예상 Ap는 각각 8 / 5 / 5 가 된다.

이를 해석해 보면, 25일과 26일에 큰 오로라가 왔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27일에 약하게 올 것 으로 예상되고, 28, 29일에는 오로라를 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날은 오로라투어를 가지 말아야 하고, 만약 현지에 이미 가 있다면 편하게 호텔에서 쉬는게 낫다.

3일 예보는 매일 한 번 update되기 때문에 여행 중 매일 체크하면서 어떻게 변해 가는 지를 알아보는 데는 아주 유용하다. 그러나, 언제 여행을 갈 지 몇 달 전에 계획을 짜는 데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장기적인 오로라 예보에는 27일, 45일 forecast가 유용하다.

27일 예보는 NOAA에서 만들고 매일의 Ap와 각 날짜의 최고 Kp를 예측한다.

http://www.swpc.noaa.gov/products/27-day-outlook-107-cm-radio-flux-and-geomagnetic-indices

위 표를 보면 1월 4~7일까지 오로라가 활발한 것을 알 수 있다.

45일 예보는 미 공군에서 제공하는데, 각 날짜의 Ap 예보를 알 수 있다.

http://www.swpc.noaa.gov/products/usaf-45-day-ap-and-f107cm-flux-forecast

이 표를 보면, 1월 4~7일에 더불어서, 1월 17~21일 그리고 1월 31일~2월 3일의 오로라 활동이 활발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UC Alaska Fairbanks에서는 아래와 같은 직관적인 그림을 제공한다.

http://www.gi.alaska.edu/AuroraForecast/overview-by-kp

이 그림은 NOAA의 27일 예보를 기반으로 만든 것인데, 1월 4~7일과 1월 17~21일의 오로라 활동을 예보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서 기존의 장기 예보와 실제(노란색, 녹색, 붉은색 막대)가 얼마나 잘 일치했는지를 보여 준다. 이 그림을 잘 이해하고 나면 향후 몇 달 간 언제 오로라가 활발할 지를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2월이나 3월에 오로라 여행을 간다면 어느 날짜에 맞추어 가야 하는 지를 알 수 있다.

또 한가지 고려사항은 월령이다. 위 그림에서도 월령을 간략히 보여주는데, 검은 동그라미가 그믐을 나타내고 하얀 동그라미는 보름달을 나타낸다. 가능하면 그믐에 맞춰서 가야겠지만, 아쉽게도 1, 2월의 그믐에는 오로라 예보가 그리 좋지 않다.

위의 그림의 11~12월을 보면, 오로라 예보는 하현달(왼쪽이 하얀 동그라미)직후나 상현달 직후가 가장 좋았는데, 하현달은 자정이 넘어서 반달이 뜨기 때문에 저녁때는 달이 없는 캄캄한 하늘을 맞을 수 있다. 반면 상현달은 해가 져도 반달이 떠 있다가 자정이 되어야 달이 지기 때문에 저녁 오로라 관측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다행인 것은 고위도 지역에서는 달도 높게 뜨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보름달 앞 뒤로 며칠씩만 피하면 오로라 관측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이런 점을 종합해서 나에게 선택을 하라면, 1월 18~20일, 또는 2월 18~20일을 고를 것 같다.

이렇게 한 두달 후의 예측이 가능한 것은 바로 coronal hole 때문이다. 지난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coronal hole은 한 번 생기면 몇 달 간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태양이 자전을 해서 한 바퀴 돌아도 거의 비슷한 자리에 있게 된다.

위 그림에서 한 번의 태양 자전주기에 2군데의 오로라 활발기가 있는데 그 이유는, 현재 태양에는 2개의 커다란 coronal hole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solar maximum때 주로 보이는 CME는 이렇게 장기 예측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solar maximum때는 현지에 오래 머물면서 단기 예보에 의존하거나, 운을 바라는 수 밖에 없다. 그대신 한 번 제대로 맞으면 Kp=9짜리 storm을 경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