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매수팔 스터디 중 관측 대상을 설명한 그림과 자료에 서술된 방위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다 잠시 그 방향이 헷갈린 순간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쉬운 내용인데도 저도 의외로 방위를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한번 정리를 해봤습니다. 

아래에 각 경우에 대한 방위의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북쪽과 서쪽의 위치 관계를 위주로 적었습니다.(두 방향이 정해지면 나머지 둘도 자동적으로 정해지니까요 ^^)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 봤을 때의 방위 관계입니다. 서쪽에서 시계방향으로 90도 방향이 북쪽입니다.

[지도 (출처: 다음 지도) ]

우리가 관심 있는 것은 지상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관측을 할 때의 방위입니다.

남쪽을 바라보고 섰을 때 머리 위(머리 너머)가 북쪽 방향이고, 왼쪽(동쪽)에서 천체가 뜨고 오른쪽(서쪽)으로 흘러가 땅 아래로 집니다.

기본적으로 육안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을 때의 밤하늘 모양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 저위도 부근 성도를 기준으로 보면 적위가 커지는 위쪽 방향이 북쪽 방향이고 적경 값이 작은 오른쪽이 서쪽, 적경값이 커지는 왼쪽 방향이 동쪽입니다. 역시 서쪽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90도 돌아간 방향이 북쪽입니다.

우리가 사진 성도로 자주 쓰는 NASA sky-view나 sky-map.org도 성도와 같은 구도로 사진을 보여줍니다.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대부분의 천체 사진도 이와 같은 방위 관계를 따릅니다. (드물긴 하지만 특별한 언급 없이 방위 관계가 좌우 반전된 사진을 올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헷갈리게 말입니다 ㅎㅎ)

[ M45 부근 성도 (출처: Sky-Atlas 2000.0) ]

위 성도에 예를 들은 M45를 사용해 그림을 만들어 봤습니다. 남중했을 때 맨눈으로 M45를 본 모양을 확대해 보면 아래와 같은 모습으로 보입니다. 손잡이가 왼쪽에 달린 바가지(?)처렴 생겼습니다. 당연히 위 성도에서와 마찬가지의 방위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 M45 (그림 출처: Sky Safari 캡쳐 후 편집) ]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망원경은 대물렌즈(주경)을 지나 초점을 지난 빛을 접안렌즈로 확대해 보는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물체(아래 그림의 4)에서 상하,좌우가 모두 뒤집힌 도립상(아래 그림의 5)이 초점면에 만들어집니다. (갈릴레이식 굴절과 그레고리식 반사는 제외. 정립이므로.)

[ 케플러식 굴절 망원경 (사진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epschem.png) ]

상하,좌우가 모두 뒤집힌 상은 원래 상을 '180도 회전'한 것과 같습니다.(위 그림) 각 방위의 상대적 위치 관계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관측시 성도를 살짝 돌려서(회전해서) 보기만 하면 아이피스 시야에 보이는 것과 똑같은 그림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망원경을 가만히 두었을 때 천체가 흘러가는 방향이 서쪽이고, 서쪽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90도 돌아간 방향이 북쪽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굴절망원경(천정미러를 쓰지 않은 경우)과 달리 반사망원경은 거울을 사용하므로 좌우 반전된 거울상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거울에서 한번 반사되면 거울상이 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뉴튼식이든 카세그레인 식이든 2개의 거울(주경과 사경 또는 부경)을 거치므로 거울상의 거울상은 다시 정상이 되어 굴절망원경의 경우와 같아지게 됩니다.

뉴튼식 반사 망원경의 사경 방향에도 이 관계는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오른쪽으로 접안부를 뽑든 왼쪽으로 접안부를 뽑든, 사경의 방향과 접안부 각도에 따라 관측자의 머리 방향에 따른 약간의 회전은 있을 수 있으나 각 방위의 상대적 위치 관계는 변함 없습니다.(아래 그림 참조)

     

   

스카이사파리를 볼 때는 손으로 기기를 회전시켜 보거나 Flip 옵션을 Both로 하여 보는 것과 같습니다.

이 경우만 다른 위치 관계를 나타냅니다. 천체가 흘러가는 방향은 언제나 서쪽이지만, 서쪽에서 '시계 방향'으로 90도 돌아간 곳이 북쪽입니다.

카세그레인 류의 망원경이나 굴절망원경은 일반적으로 천정미러를 사용해 관측을 합니다. 천정미러를 사용해서 보는 경우 상하좌우가 뒤집힌 도립상이 거울을 한번 더 거치면서 거울상으로 바뀝니다(위 그림). 이 경우는 앞의 도립상이 상하만 다시 뒤집혀 정립이 되나 좌우는 바뀌지 않습니다. 맨눈으로 본 처음의 그림과 비교하면 좌우만 뒤집힌 모양이 됩니다. 아무리 회전을 시켜도 성도 또는 육안으로 본 천체의 모양과 겹쳐지지 않습니다. 천정미러를 통해 볼 때 성도와 대조가 어려워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물론 스카이사파리를 이용한다면 Flip 옵션을 Horizontal(또는 Vertical) 하나만 선택하여 이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망원경으로 천체를 보았을 때 방위는, 천체가 흘러가는 방향이 서쪽이고 서쪽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90도 돌아간 방향이 북쪽이다.

만약 천정 미러를 사용하고 있다면 (또는 광로 내의 반사 회수가 홀수라면) 서쪽에서 시계 방향으로 90도 돌아간 곳이 북쪽이다."

NSOG에도 아래와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Early observers gave directions using the words “preceding” for west and “following” for east. Since they had no drive mechanisms, these terms were quite apparent as the star field drifted by. If your scope has a right ascension drive, the compass directions may easily be determined by shutting off the drive motor to see the direction of field drift. Center a star, or any object that you are observing, and watch where it exits the field - this point is west. If you are using a Newtonian reflector, north is 90˚ counterclockwise from west. If you are using a Schmidt-Cassegrain Telescope (SCT) or a refractor with a star diagonal, the direction of north is 90˚ clockwise from west. 

[ 출처: Night Sky Observer's Guide Vol.1, Page 2, "1.3 Field Orientation" ]

이참에 확실히 해두어서 문서를 읽을 때 혼란을 겪지 않을 뿐 아니라, 관측기를 쓸 때에도 관측한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오른쪽, 왼쪽 같이 모호한 표현 보다는 동, 서, 남, 북의 방위를 사용하여 다른 이에게도 조금 더 도움이 되는 자료를 남길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