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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가 빛보다 빠르게 팽창한다고? [일반]
  • 김병수
    조회 수: 13163, 2015-11-18 09:05:36(2015-10-11)
  • 어제 강의 후에 이원세님이 좋은 질문을 주셨습니다. 

    "우주에서 빛 보다 빠른 물체는 없다는데, 어떻게 우주가 빛보다 빠르게 커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었죠.

    빛의 속도는 30만 km/s입니다. 자동차 속도를 표시하는 것과 같은 단위이지요. 이것은 기존의 공간 안에서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 지를 표시한 것입니다.

    반면 우주의 팽창은 허블상수로 표시합니다. 현재 70km/s/Mpc 정도 입니다. 1pc은 3광년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팽창속도라기 보다는 팽창율이라고 하는게 더 맞겠네요.

    중요한 점은, 우주의 팽창은 기존 공간안에서 은하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새로 만들어 진다는 것입니다. 

    기존 공간 안에서 은하가 움직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을 peculiar velocity라고 부릅니다. 바로 은하단 안에서 서로의 질량에 의해서 움직이는 경우를 말하지요. 

    이런 peculiar velocity는 많아야 수천 km/s의 속도입니다. 즉, 빛의 속도와는 비교도 안되게 늦지요. 어떤 은하도 peculiar velocity가 광속을 넘을 수는 없습니다. 

    우주가 팽창한다고 할때 말하는 것은 이런 peculiar velocity를 배제한, 더 큰 그림을 얘기 합니다. 


    우주의 팽창을 우리에게 친숙한 속도로 표시하려면, 두 점이 필요합니다. 그 중의 한 점을 지구라고 하면, 멀리 있는 은하가 다른 한 점이 되겠죠.

    어제 나온 은하단 중에 가장 먼 것이 Centaurus supercluster의 A3526이라고 한다면, 대략 1억 7천만 광년 거리입니다. 이 때 말하는 거리의 의미를 알아야 됩니다. 

    이때의 거리는 현재 우리에게 도달한 A3526이 빛이, 광속으로 이동한 시간입니다. 즉, 이 빛은 1억 7천만년을 날아왔습니다. 

    그런데 우주가 계속 팽창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보고 있는 A3526의 빛이 발사될 때의 A3526은 1억7천만 광년 보다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는 A3526은 1억 7천만 광년 보다 멀리 있습니다. 

    쉬운 예로, 서울에서 차를 타고 부산까지 간다고 해 볼께요. 출발할 때는 서울 부산간의 지도상의 거리가 400km였는데, 차가 가는 동안, 서울 부산의 거리가 점점 늘어납니다. 그래서 도달 한 후에 차량의 거리계를 보니까, 500km였습니다. 그런데, 도달한 시점의 서울 부산의 지도상의 거리는 600km가 되어 있는 것이지요. 어떤 은하가 1억광년 거리라고 할때의 거리는 위의 예에서 거리계 눈금인 500km를 말합니다. 

    이때 부산이 지도위에서 주변의 창원보다 더 멀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냥 서울과 경상남도 사이의 전체적인 거리가 늘어난 것이지요. 우주의 경우, 모든 부위가 동일하게 늘어나지 않고, 질량이 적은 부위가 주로 늘어납니다. 이런 부위를 void라고 부릅니다. 


    다시 허블상수로 돌아가서...

    허블 상수를 자세히 보면 단위가 km/s/Mpc입니다. 즉, 거리가 먼 두 점일 수록 멀어지는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됩니다. 

    다시 말해 극단적으로 먼 은하는, 우리로 부터 30만 km/s보다 더 빨리 멀어질 수도 있을까요? 

    답은 YES 입니다.

    계산해 보면, 92억 광년거리의 은하는 (실제는 빛이 92억년 날아와서 우리가 현재 보는 은하)  현재 우리와 멀어지는 속도가 30만 km/s입니다. 현재 그 은하의 실제 위치는 138억 광년 정도 떨어져 있고 빛과 같은 속도로 우리로 부터 멀어지고 있습니다. (우주의 나이 138억년과는 상관없다. 순전히 우연)

    그 은하가 92억년 전에 photon을 내었을 때는, 우리와 훨씬 가까웠었고(계산해 보면 57억 광년 거리), 멀어지는 속도도 광속보다 훨씬 느렸었습니다. 즉, photon이 은하의 당시 후퇴속도보다 훨씬 빨랐죠. 그 이후에 우주공간이 커지면서 우주의 팽창속도가 늘어나서 이제 그 은하는 광속으로 우리와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92억 광년보다 먼 거리의 은하들은 지금 우리로 부터 광속보다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습니다. Hubble Ultra Deep field에 보이는 대부분 은하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드는 생각은...

    광속보다 빨리 멀어지는데 어떻게 우리가 볼 수 있을까? 

    그 이유는 시간관계상 다음에...

댓글 5

  • 김재곤

    2015.10.11 06:39

    어제 강의 내용이 새록 새록합니다. to be Continued .. 기대가 됩니다.
  • 김철규

    2015.10.11 09:41

    전에 어느 책에서 우주의 팽창속도가 광속보다 빠르다는 것을 보고서 저도 의문을 가졌었는데 명쾌하게 풀어주시네요. 그러니까 57억년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출발한 빛이 우리에게 92억년 후에 도착한 것이고 현 시점에는 138억 광년 거리까지 멀어져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는 건가요.... 너무나 알기 쉽게 설명을 잘 해주시네요. ^^


    후속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5.10.12 20:27

    그날 답해주신 공간이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말씀이 머리 속에 계속 맴돌고 있었습니다. 이제 글을 다시 읽으니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생긴 궁금증을 다음 회차로 절묘하게 밀어주셨으니 전 이제 꼼짝없이 다음을 기다리는 신세입니다 ^^

  • 이원세

    2015.10.26 11:52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너무 늦게 봤네요.

    다만 아직도 공간이 생긴다? 늘어난다라는 개념이 쉽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이걸 이해하려면 공간 자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할것 같은데요 그냥 머리가 멍해집니다.

    다음글 기대하겠습니다!
  • 조영현

    2015.11.18 09:05

    서울과 부산이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다면요?
    운전자는 서울에서 출발해서 분명 4시간 걸렸는데,
    부산에서 기다린 사람은 5시간을 기다렸다면요?
    서울이 멀어지고 있는게 아니라, 서울이 시간이 느리게 흘러갈수도 있죠.


    다른 예로,

    서울에서 거북이 타고 어떤 사람이 부산으로 출발하다가

    대전에 7일만에 도착해서 자전거로 바꿔타고,

    대구에 7일만에 도착해서 오토바이로 바꿔타고,

    양산에 1일만에 도착해서 자동차로 시속 100km로 달려서

    부산에 당일 1시간쯤 걸려 도착했다면,

    부산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보기엔,

    "와~ 시속 100km 자동차로 15일 걸렸으니, 서울은 부산에서 36,000km 떨어져있구나~" 생각하지만,

    실재로는 500킬로 떨어져있죠.


    지구에서의 빛의 속도도 30만 킬로이고,

    저 멀리 떨어진 알파별에서도 빛의 속도도 30만 킬로이지만,

    지구의 시간대에 상대한 알파별의 빛의 속도가 10만킬로라면,

    알파별의 빛이 지구에 오는 시간이 1억광년 걸렸다면,

    알파별이 지구로부터 1억광년 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재로는 대충 5천광년 가량 떨어져 있을수도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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