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새로운 댓글

조강욱

전쟁과도 같은 한 주를 겨우 넘기고..

토요일이 되었다

예별이랑도 놀아주고   같이 종로 거리도 걸어보고   운동화도 최신 트렌드에 맞추어 사드리고

집안일도 거들고 대청소도 하고 분리수거도 정리하고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저녁에는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최샘네 가게로 향했다

결국.. 그 숙원사업(?)은 일요일 저녁에야 결실을 보았다.. ㅎㅎ

토요일 밤 11시. 가게를 나서며 최샘과 휘영청 보름달을 보니

완전한 원형이 아니라, 그림자가 한 쪽 귀퉁이를 살짝 먹었다

뭐 잼있는게 있을까?

집에 와서.. 잘용이를 꺼내서 달을 보니, 보름달 한귀퉁이에서 작은 크레이터와 지형들이 아주 '조금' 보인다 ㅡ_ㅡ

쟤네들을 보기 위해선.. 딱 이틀밖엔 기회가 없다.

그믐 다음날 초저녁의 눈썹달에서

그리고 보름을 막 지난 첫날 하루....

천왕봉 일출을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하는데,

Gauss를 보기 위해선 월령만 잘 보고 있으면 된다.. ^^;


달의 가장 구석 옆구리에 위치해 있다보니

애들이 모두 심하게 찌그러져 있다

Petavius는 댈 것도 아니다

Krafft보다 더하다

지구에서 18만km 떨어진 이 곳..

여기에서도 가장 오지인 달의 동쪽 끝.

중고딩 시절의 가우스 소거법을 만드신 그 분?

대학수학에서 여러가지 고문 기술을 선보이던 그 분??? ㅡ_ㅡ;;;

그 가우스가 이 가우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맞는 것 같다)

달을 망원경으로 본 적이 있는 사람도 이 보기 힘든 까다로운 분을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최샘은 Gauss 얘기를 하니 딱 아시더군요.. 역시 ㅎㅎ)


Gauss
r_gauss.jpg


그림은 그릴수록 더 어려운 것 같다

빨리 늘지도 않고..

시간도 별로 단축되지 않고..


보이는대로 그대로 그리다보니, 전체적인 그림의 입체감이 살지 않는다.

약간씩 수정해서 좀 더 멋지게 만들고 싶은데....

'진짜'를 위해 유혹을 포기할 수 밖에..


워낙 구석탱이에다 뭐가 없는 곳이다 보니 스케치도 썰렁하다

입큰 개구리가 입을 살짝 벌린 것 같은 Gauss에는 동쪽 크레이터 벽만 눈부시게 빛난다

그 뒤로는 능선만 보이는 동단에서도 가장 끝에 위치한 지형이 보이고..

좌상단으로는 호 모양의 좁은 구조가 밝게 빛나는데.. 저건 어떻게 해야 저런 모양이 나올 수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우하단으로는 작은 크레이터 두 개.. (Berosus, Hahn)

그림으로는 크게 그렸으니 시원하게 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 있다고 생각하고 찾지 않으면 존재 자체도 찾기 어려운 애들이다.. (80mm 굴절 기준)


새벽에 스케치를 하다 보니 하다가 너무 졸려서.. 스케치하던 탁자에 엎드려서 한참 졸다가 일어나서 좀 더 그리고..

또 자다 일어나고.. ㅡ_ㅡ;;

모기에게 무료 배식을 실컷 시켜주고 그냥 놓아주기가 너무 아쉬워서..

스케치를 마치고 베란다를 정리하고 나오면서

모든 문을 밀폐하고

베란다에 에프킬라를 한 방 뿌려주고 나왔다

아까 먹은 내 피 아직 소화도 못 시켰겠지? 복수다.. ㅋㅋ




                                      Nightwid 我心如星
돌아가기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