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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야간비행 호주 관측원정대 관측기록 - (1) 하늘의 남쪽을 향하여

Written by 야간비행 조강욱
2010.7.19




언제부터였을까? 하늘의 남쪽을 보겠다고 생각한 것이...

아마도 북쪽의 별자리를 모두 찾았던 90년대 중반부터였을 것이다

가장 하고 싶은 상징적인 일은, 18세기 프랑스 천문학자 라카유가 별을 보던 케이프타운 테이블산에서 관측하는 것이지만..

아프리카나 남미는 너무 멀고 치안이 불안하여 포기.

망원경 둘러메고 간 몰디브 신혼여행지에선 건기에 3일밤 내내 비만 맞으며 된통 당한 후로..

남은 곳은 하나. 호주밖에 없다


작년 여름 매수팔에서 유혁님께서 뜬금없이 호주 얘기를 꺼낸 이후,

딱 1년만에 내 오랜 소원이 실현되었다


□ 준비 일정

  - 09년 여름    : 매수팔에서 호주 원정 논의 시작

  - 09년 하반기 : 관측지 물색, 원정대 모집

  - 10년 초       : Coonabarabran contact

  - 10.3월        : 원정대 인원 확정, 항공권 구입

  - 10.4~6월    : 관측대상 세미나, 숙소 확정, 렌트카 예약, 망원경 준비

  - 10.7월        : 호주행 비행기 탑승



□ 원정 대원 및 주요 업무

  - 유혁 원정대장 : 대외업무, 통역관, 각종 문제 해결사

  - 이건호 고문님 : 사진관측, 신청곡 받아서 바로 찍기

  - 김지현           : 18" UC operation, 한식 요리

  - 김동훈           : 원정 기록 (사진, 캠코더), 원정대 리액션 담당

  - 조강욱           : 별을 보고 본 것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 외에 딱히 하는 일 없음

  - 최윤호           : 남반구 DSO 초토화, 회계 관리, 운전, 요리

  - 이효산           : 필름사진, 항공, 렌트, 운전, 요리, 각종 어려운 일

  ※ 김경싟 형님은 원정 직전에 급작스럽게 못 가게 되셨습니다
     본인도 그렇겠지만, 원정대에도 관측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분이 함께 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 관측 장비

1. Obsession 18" UC (김지현)

  - 포장 후 무게 : 총 100kg
     http://www.nightflight.or.kr/xe/free/28593

  ※ 인당 수하물 중량을 25kg으로 생각한다면, 18인치를 들고 over charge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최소 출발 인원은 4명입니다.. ㅋ;;


2. GS optic 12" Dob (숙소에서 대여)

3. Meade LightBridge 10" Dob (AAO 직원을 통해서 대여)



□ 관측 계획

크게 4가지 컨셉으로 나누었습니다

1. Showpiece
  - 남천의 명작(이라고 생각되는 대상)들을 뽑아 최우선 집중 관측 대상으로 선정 (21개)

2. 주요 관측대상
  - Showpiece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밝기, 구조, 위치 등 꼭 관측할 필요가 있는 대상 (50개)

3. Theme 관측
  - 북반구에서 감질나게 보이는 대상 (10개), 은하단 (7개), 밝은 별 옆에 붙어있는 대상 (12개), 북반구 대상과 닮은 DSO (11개)

4. 도전대상
  - 남천에서만 할 수 있는 도전대상 중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대상 (8개)

※ 그 밖의 대상
  - 위의 4가지 컨셉에 들지 못한 애들 중에 아쉬운 애들은 후보 선수로 선발하였습니다 (71개)
     월드컵 한국대표팀 후보선수보다 더더욱 출전 가능성이 낮습니다


관측 계획 세미나가 4차에 걸쳐서 진행되었습니다

  - 1,2차 : 남반구 별자리 및 주요 관측대상 review (최윤호)

  - 3차 : LMC, SMC, Proxima Centauri 세부 관측계획

            별자리별 주요 관측대상 list-up (김경싟)

  - 4차 : 일자별, 시간대별 관측전략 수립 (187개 대상 time table 작성)

            도전대상 선정, Plan B 계획 (조강욱)

            http://www.nightflight.or.kr/xe/inform/30508 (4차 세미나 발표자료 link)



□ 관측 外 계획

1. 항공 이동/운송 (준비 : 이효산)

망원경 part들을 모두 32kg 이하로 분할하여 수하물로 운반해야 하기에,

많은 part 중 하나라도 시드니 공항에 도착하지 않으면 관측이 불가능합니다

직항으로 가면 짐을 분실할 가능성은 가장 적겠지만 너무 비싸고,

최저가 항공권은 너무 멀리 돌아가거나 항공사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그나마 JAL이 제일 낫지 않을까 하는 판단에 서울 - 도쿄(JAL) - 시드니(Qantas)로 일정을 정하고

3월에 일찌감치 예약을 했습니다


2. 렌터카 (준비 : 이효산)

망원경 장비를 실을 SUV 1대와 사람을 태울 세단 1대를 빌리기로 하고,

시드니 공항에서 바로 렌트할 수 있는 Budget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렌트 예약을 했습니다


3. 숙소 (준비 : 유혁)

호주 서부 Perth 인근과, 동부 Sydney 인근 Coonabarabran(이하 쿠나로 표기)이 후보로 올랐는데,

하늘 상태는 두 곳 모두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란 판단 하에 AAO 등 근방에 볼 것이 많은 쿠나로 결정하였습니다

쿠나 상공회의소 Aileen Bell 아줌마의 도움으로 숙소 후보 몇 개를 추천받고,

연락이 원활하게 잘 되고 12" 망원경도 렌트할 수 있는 "Timor Country Cottage"로 결정하였습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주인 아저씨의 말을 인용하면....

"위 돈 하브 아니 인터넷 코낙션" (We don't have any internet connection.)



□ 짐 꾸리기

JAL      기준 : 기내 10kg 반입, 수하물 25kg, 7人 수하물 175kg

Qantas 기준 : 기내   7kg 반입, 수하물 23kg, 7人 수하물 161kg


18인치 망원경을 각 part로 나누어, 집어던져도 될 만큼 완벽하게 포장을 하고 나니,

50kg의 망원경이 100kg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거노리 형님과 김동훈님 사진 장비가 55kg, 나머지 6kg은 예비 공간으로..


개인 장비는 모두 기내 반입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제대로 관측을 하려면 NSOG 3권과 각종 성도 등 여러 권의 책이 필요하고

0도 이하로 떨어지는 현지 7월 날씨를 감안하면 두꺼운 옷과 제 민감한 발가락을 보호해줄 설상화도 필요한데

원하는 것을 모두 챙겨보니 10kg은 고사하고 거의 20kg 가까이 나오더군요..  거기다 귀국시에는 7kg에 맞춰야 하고.. ㅎㅎ


그래서, 짐을 줄이기 위해 성도와 자료는 모두 복사본으로 낱장으로 들고 가서 귀국시엔 버리고 오고,

옷도 최소한으로, 겨울 점퍼는 입고 가고 방한화도 가벼운 놈으로 그냥 신고 가고

속옷, 양말도 모두 버리고, 유사시엔 긴팔 옷들도 버리고 올 수 있도록 낡은 옷들로 짐을 꾸렸습니다

(실제로 다 버리고 오니 귀국시 짐 무게가 캐리어 3.3kg 포함 총 6kg밖에 안 되더군요 ㅋ;;;)

조강욱 기내반입 짐


각종 자료 프린트물



□ Plan B (사전준비 : 조강욱, 유혁  /  현지 실행 : 유혁, 이효산, 이건호)  

아무리 계획을 완벽하게 세운다 한들, 날씨가 안 좋으면 그냥 꽝입니다

그 멀리까지 가서 날씨 흐리다고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는 일.

구름대를 넘어서 맑은 곳으로 이동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계획을 세우면서도, 진짜로 실행이 가능할지.. 반신반의 했지만

원정관측 6일간 100% 관측 성공을 목표로.. ㅎㅎ

실제 500km라고 해도 우리나라에선 상당히 먼 거리이지만, 호주 전도에서 보면 코딱지 만큼밖에 되지 않습니다 ㅡ_ㅡ;;;

아래는 원정 전에 세웠던 서, 남, 북쪽 이동 계획입니다 (멘트까지 캡쳐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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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차 (2010/7/10~11) ★★★★★★★★★★★★★★★★★★★★



2010년 7월 10일 토요일.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전날(금) 까지도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야근 전투를 마치고 밤 10시가 되어서야 탈출!

새벽 3시까지 관측할 짐을 꾸리고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니 벌써 아침 7시.

마님과 예별이와 같이 인천 공항으로 향했다


칸쵸가 떨어질수록 슬퍼지는 예별님 ㅋ



망원경 짐 때문에 출발 5시간 전에 모인 원정대.

1착으로 수속을 마치고 예별이와 빠이빠이를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원정 장비들과 함께 한컷


식당에서도 열공


아직은 다들 깔끔한 모습 ㅋ





항상 그렇게 살긴 하지만, 정신없이 일하다가 밤새 짐을 챙겨서 왔더니

비행기를 타고서도, 꿈에도 그리던 하늘의 남쪽을 보러 간다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

비행기에서도 전원 열공


한참 졸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 창 밖을 보니, 하늘에는 생전 처음 보는 별들이 가득하다.  완벽한 은하수와 함께....

저게 대체 무슨 자리인지 생각하다가 결국 못 찾고 다시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얘기를 들어보니 전갈자리가 뒤집힌 것이라고 한다

꼿꼿하게 서 있던 전갈이 적도를 지날 무렵부터 돌기 시작해서, 호주 대륙에 들어서니 완전히 뒤집어졌다고.. ㅎㅎㅎ

오전 7시, 시드니에 도착하여 짐 챙기고 세관 통과하고 렌트카를 빌리니 벌써 9시30분.


시드니 공항에서 망원경 part를 기다리는 중


운전병 출신 2호차 운전기사 ㅋ



시드니 인근 Strathfield의 한인 마트에서 라면, 고추장 등 일주일치 한식 거리를 사고

500km 북서 방향의 목적지. Coonabarabran으로 향했다


스트라스필드의 하나로마트.. 한국 마트랑 다를 것이 없음 ㅋ


1호차 선탑하신 원정대장님


비는 계속 추적추적 내리고....



시드니 도심을 벗어나자마자 넓은 평야 지대가 나타난다


끝없이 넓은 초원에 드문드문 보이는 양떼와 소떼, 그리고 더 드문드문 사람 사는 집도 보인다

넓고 넓은 대륙.  평원은 끝도 없이 이어지다가 낮은 언덕이 잠시 나왔다가 다시 평원.



이것이 진정 호주로구나!  김동훈님과 연신 환호성을 질렀다

쿠나에 도착하기도 전에 어느새 해가 기울고 밤이 되었다

쿠나 이정표가 보이는 고속도로 갓길에서 자연 화장실 이용을 위해 차를 대고 잠시 나오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하늘에서도 남십자가 보인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토요일 아침 7시에 집을 나서서, 36시간이 지나 일요일 밤 8시가 되어서야 Timor country cottage 숙소에 도착했다

밤새 비는 그치지 않는다

호주는 지금 우기니까 강우기를 제물로 화형식을 한판 해야 날씨가 갤 것이라는 얘기가 계속 들린다.

비 오는데 불은 어떻게 붙이시려고.. ㅎㅎㅎ

화형을 피하기 위해 계속 밖을 들락거려도, 비는 그치지 않는다

대신, 남십자성 주변의 밝은 별들은 계속 보인다.

그 일대로 은하수가 펼쳐진 것처럼 보여서... 비가 오는데도 은하수가 보인다고 다들 경악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밝은 별빛이 앞의 구름을 밝혀서 은하수처럼 보인 것이 아닌가 싶다

하루 반을 이동하느라 다들 피곤하기도 하여 첫날은 장비 정리하고 일찍 취침!  남은 5일을 기약하며.....


쿠나에 짐을 풀고, 안전하게 도착한 기념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중국집에서 성대한 식사.. ㅎㅎ


하늘이 맑아지길 기다리며..







P.S.

너무 길어서 관측 기록을 몇 편 나누어서 올려야겠습니다

다음 편은 제목만 미리 생각해 보았습니다

야간비행 호주 관측원정대 관측기록 (2) - 우린 호주에 놀러 온 게 아니거든요?

회사 일이 많이 밀려 있어서, 언제 2탄을 올릴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천벌을 피하기 위해서도 관측 기록은 가능한 빠른 시간에 모두 올려 보고자 합니다

훗날 누군가 호주에 별 보러 가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











                                        Nightwid 我心如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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