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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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

금요일 예보는 좋았지만 관측지에 도착해서도 하늘을 꽉 메운 두꺼운 구름이 걷힐 것 같지 않았습니다. 화성만 가끔씩 깜박이듯 보이는데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다보니 11시쯤 하늘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하늘이 활짝 열리는데 투명도가 최상은 아니였지만 망원경으로 보니 역대급의 시상입니다

그동안 대구경으로 관측해보면 투명도보다도 시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껴왔기에 기대감을 가지고 관측을 시작합니다.

 

관측지 : 홍천

장비 : 20인치 f 3.45 남스돕

10mm 에토스 173

6mm 에토스 288

10mm 애토스 + 2.5배 파워메이트 432

 


Maffei 2

지난번에 maffei 1을 성공한 뒤 내친김에 maffei 2에 도전해 봅니다.

아이피스 호핑을 통해 미리 준비한 사진과 대조해 목표에 도달한 후 주변시로 검출하기 시작합니다.(이 정도로 작거나 어두운 대상들은 스카이사파리 성도만으로 찾기는 어렵고 미리 구글에서 사진을 준비해가서 별 배치를 대조해야 합니다)

한참을 보고나니 뭔가 흐릿하게 느낌이 나면서 언뜻 언뜻 별상 핵이 느껴집니다. 이것도 성공이구나! 하고 확인을 위해 구글 이미지를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찾은 사진 하나.

Maffei1_Maffei2_26aug2014-574x1024.jpg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본 별상핵은 핵에 겹쳐있는 별일 가능성이 농후 하며 은하라 느껴지는 얼룩은 아이피스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있었기에 

이건 못본걸로 하는게 맞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ㅠㅠ 

16등급 대 은하를 몇 번 본적은 있었지만 이건 퍼져있는 형태여서 힘든 것 같습니다

안시관측에서 어두운 대상은 늘 자기검열을 통해 확인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Herbig-Haro 1,2 (HH1, HH2)

허빅-아로 천체는 별의 탄생 과정 중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으로 protostar(원시별)가 강체회전을 하며 양극으로 플라즈마를 뿜어내며 

이것이 성운에 emission되며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현재까지 약 400여개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HH_object_diagram_svg.png



그중 가장 먼저 발견된 HH12를 찾아봅니다. 이건 오리온자리 ngc1999 열쇠구멍성운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1200px-HH_1-2_Hubble_WFC3.jpg


에토스 10에 파워메이트를 끼워 432배로 만들어서 관측해봅니다.

이 배율에서 열쇠구멍은 정말 크고 선명하게 보입니다.

미리 준비해간 사진과 스케치의 위치에서 흐린 얼룩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HH2가 비교적 잘보이고 HH1이 힘겹게 보입니다.


hh12.png


허빅-아로 대상들은 별의 탄생과정에서 수천년 정도 단기간(?)만 존재하는 대상이고 실제 몇 년 사이에도 모양이 변하는 대상입니다

2012년 호주 원정관측에서 투명도 높은 하늘과 높은 오리온의 고도에서도 안시관측에 실패했었던 대상인데 

우리나라 강원도 시골 한 구석에서 관측에 성공하니 참 감개가 무량하고 

별 탄생에서 잠시 보이는 한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본다는 것도 느낌이 남달랐습니다.


또한 옆에 있는 ngc1999 열쇠구멍 성운도 별이 탄생 직후의 모습인데, 갓 태어난 별 v380의 항성풍에 의해 둘러싸고 있는 성운에 구멍이 생겨 그리 보이는 것이라 하니 신비롭기 그지없습니다.

NGC19992.jpg

 


Abell 21 (메두사 성운)

이건 반대로 별이 생명을 다해 사라지며 보이는 현상이죠.

초기에는 초신성 잔해라고 여겨지다가 나중에 행성상성운으로 밝혀진 대상입니다

다른 대상을 찾다가 근처에 있어 한번 들러보았습니다.

역시 다른 때에 비해 성운기가 더 풍부히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173배에서 OIII 필터를 끼우고 시야에 반 가까이 찹니다.

dso-nebulae-abell-21-ha22.jpg

반달과 초승달의 중간 형태로 뚜렷히 보였고 a영역과 b영역이 분리 되어 보이는데 대부분의 사진에서와는 달리 a영역이 좀더 밝게 보였습니다.

 

<이상의 모든 사진과 스케치는 구글이미지에서 캡춰 하였습니다.>

 

이렇게 어두운 대상들을 보고 100mm쌍안경으로 허셜400 진도를 나갔습니다.

서울을 출발할 때 꽉 낀 구름을 보며 불안하게 갔지만 의미있는 관측을 할 수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제가 일기예보 보며 고민할 때마다 집사람이 꼭 한마디씩 하죠 집에서 갈걸 하며 베란다 계속 나가보며 후회 하는 것 보다

 가서 괜히왔다고 후회하는게 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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