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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 장 소 : 전남 강진군 무위사 인근

▣ 관측시간 : 2020.3.23~3.24, 21:00 ~ 00:10

▣ 관측장비 : 12인치 라이트브릿지 돕/XWA 9, 20mm, HFW 12.5mm, GSO 42mm

▣ 관측대상

- 처녀(M98, M99, M100, NGC4216, 마카리안체인, M87, NGC4478, M89,M 90,  )

- 사자(NGC3605, 3607, 3608)

- 머리털(M53, M64, NGC4565, 4559, 4631, 4627, 4656, 4657, 4489, 4872)

- 게(M44, M67), 바다뱀(NGC3242 목성의 유령)

- 큰곰(M51, M101)

 

증도관측에 이어 월요일 밤이라는 부담감은 있지만 관측을 감행했다

다소 부담을 덜기 위해 강진무위사 인근으로 정했다.

농가불빛과 인근 월출산 관광지 불빛, 고속도로 나들목 가로등 등 동서남북 전부가 광해로 밤하늘이 그닥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가볍게 달릴 수 있는 인근의 관측라는 매력은 무시못할 장점인 것은 분명하다.

 

일요일 밤하늘이 역대급이었다는 광주지역 별지기들이 SNS글을 보면서 왜 일요일밤에 달리지 못했는지 후회 아닌 후회를 했다.

이날도 낮과 초저녁 하늘은 대박이었지만 9시 이후 내리는 이슬폭탄에 전체적으로 시상에 축축한 느낌이라고 하는 것이 딱 맞다.

밤 안개가 피어오르 듯 전체가 휘뿌연 연기로 흠뻑 적셔진 듯한 느낌은 사실 그대로의 상황을 반영한 표현이다.

 

기본에 충실하자.

전통적인 대상을 찾아 꼼꼼히 특징을 찾아 스케치를 해보자는 자위를 하면 무위사에 도착해 발빠르게 장비를 설치했다.

12시 이상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다음날 출근도 부담이고 이 짓을 평생을 할 것인데 미리부터 몸에 무리를 줘서 관측수명을 줄일 하등의 이유가 없다.

 

설치를 마치고 냉각도 되기전에  증도에서 봤던 대상들을 복습했다.

증도와 이날의 시상차이를 알기 위해서라도.....근데 별 차이가 없다.

더 좋치도 더 못하지도 않다.

일찍감치 더 좋은리라는 기대를 접고 증도에서와의 동일한 관측컨디션을 생각하며 전통적인 대상을 사냥해 본다.

 

#1 여자는 늘 어려운 존재들

처녀자리 은하단의 메시에 대상을 스케치 해 볼 생각으로 T형 자리의 대표적인 세개의 목록 M98,99,100을 찾았다.

나선팔, 헤일로 등을 분간하는 것이 무색하리 만큼 시상은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싶어도 처녀자리의 메시에 대상들이 하나같이 원형은하로 밖에 달리 관측되질 않는다.

각자가 가지는 고유의 특징을 잡아 그리고 싶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냥 대상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차분히 하나하나 접수해 갔다.

처녀자리는 늘 그렇듯 대하기가 늘 어려운 여자들처럼  쉽지 않는 존재임에는 분명하다.

 

#2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않게 하는고래은하

머리털 자리로 기수를 돌렸다.

사냥개자리에 은바늘은하가 있다면 머리털자리에는 바늘은하의 원조인  NGC4565가 있다.

시상을 탓을 하면 안되지만 첫눈에 들어온 바늘은하는 중간 헤일로 부분만 보이는 수준의 짧은 타원은하로 보였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멈출 수 없다싶어 관측의자에 앉아 몇분을 뚫어져라 관측했다.

당연히 주변시를 활용하고 자체 최면도 걸어보고....스카이사파리상의 사진도 보면서....

이윽고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길게 늘어진 바늘은하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앙의 핵, 뼈대를 형성하든 가늘고 길게 늘어서 암흑구름대....

 

그 다음으로 고래은하다.

세월호 아이들의 상징과도 같은 고래.....

그 고래가 하늘에 떠있기에 별지기인 내겐 늘 아픔이자 기억의 대상이다.

조심스레 고래은하를 응시한다.

전형적인 측면은하로 바늘은하 같지 않은 잘록한 몸둥어리가 고래를 닮았다하여 고래은하로 했다.

이날도 여지없다.

바로 옆에 아기고래 NGC4657은 별처럼 영롱히 빛나고 있다.

잠시 아이들을 추억하자

그 위로 하기스틱은하의 스틱에 해당되는 NGC4656과 구부러진 부분에 해당되는 4657이 아주아주 희미하게 관측되었다.

#3 사자 엉덩이 박힌 보석 NGC3607, 3608

어쩌면 쉽게 흘러보내고 주목할만한 특징이 없어 관측순위에서 밀리는 듯 싶은 대상일 듯 싶다.

그냥 타원은하이지만 안시로는 원형은하로 부은 별 정도로 보인다고 하는 말이 맞을 듯 하다.

12.5mm 아이피스 안에 아빠 엄마 그리고 딸 처럼 세개의 은하가 오붓히 들어오면 무엇보다 딸에 해당하는 ngc3605를 분간해 내는 것이 관측의 묘미일 듯 하다.

이리 작은 은하가 왜 ngc3607, 3608보다 번호가 앞서있는지 순간 궁금증이 생겼다.

 

#4 목성의 유령 ngc3242

 목성의 유령은 토성상성운과 에스키모성운과 비슷한 류의 행성상성운이며 안시관측에서 그 모양 또한 비슷하여 세쌍둥이 성운이라 부르고 싶다.

굳이 그 중에 형을 따지라면 당연히 목성의 유령성운이고 2위는 에스키모성운도 3위가 토성상성운이 아닐까 싶다.

밝기나 크기 그리고 호핑에서 단연 1위이다.

그만큼 두 성운보다 크고 밝고 그래서 호핑이 수월하다.

이중의 원형 테두리가 관측되어 내부핵과 외부핵으로 구분되어 보인다.

단순한 솜털 수준의 모습과는 차원이 다르다.

주변 별과도 밝기와 모양  그리고 크기차이가 확연하다.

스팟수준의 성운형태을 뛰어넘어 큼지막한 이중의 원형성운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니 관측에 맛이 느껴질 정도였다.

 

#5 게자리 존재가치를 보여주는 산개성단 m44와 m67

m44를 보려면 상상이상의 광각렌즈가 필요하다. 내가 가진 gso42mm로는 어림도 없다.

역시나 플레아데스성단, 히아데스성단과 마찬가지로 쌍안경으로 보야 제맛을 느낄 듯 싶다.

이날 gso42mm 로는 중심부의 밝은 별들만이 아주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바로 이어 m67를 일부터 gso42mm 로 관측했다.

산개성단에 주변 별들과 어떠한 형태로 배치되어 있고 어떠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가를 스케치로 그려보고 싶어서라고 할까.

성단 내부의 디테일이 필요할 때는 xwa20mm 바꿔서 관측하였다.

그리고 나니 별 밭속에 뭉쳐 빛나는 산개성단 고유의 모습이 고스란히 표현되었다.

 

자정 10분 넘긴 00시 10분에 철수결정을 하고 미련없이 망원경을 접었다.

이슬폭탄으로 전체적으로 습도가 높은데다가 다음날 출근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자는 심정으로......

물론 가장 큰 이유는 m67를 스케치로 스케치북이 바닥을 드러냈다.

더이상 그릴 종이가 없었다.

잘 되었다 싶어 장비를 과감히 철수하고 미련없이 관측지를 떠났다.

 

관측후기를 쓰는 지금 스케치를 살펴보노라니 그날의 감정과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필자는 다음날 반드시 스케치를 후보정한다.

어두운 밤에 그린 그림이나 혹시나 남을 필요없는 낙서의 흔적들, 잘못 표현된 부분들 등등 꼭 보정을 해줘야 그날의 느낌을 반듯하니 기록할 수 있게 된다.)

 

이래서 일기를 쓰고 사진을 찍나보다.

멋훗날 이런 관측후기와 작품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그게 내 인생이 되고 역사가 되고 추억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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