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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2019년 새해 첫날, 가족들은 한국에 보내고 
혼자 망원경을 차에 싣고 5일 밤을 보낼 계획으로 정처없는 관측 여행을 떠났다

바닷가 외딴 캠핑장 잔디밭에서 다시 만난 LMC… 
20190103_054126.jpg

늘 하던대로 목적 없이 LMC를 유영하다가
눈에 띄는 영역이 있어서 한참을 보다가 용기를 내어 스케치북을 펼쳤다
LMC region #2.JPG
(빨간색 네모는 이미 관측한 영역, 노란색 네모는 오늘 관측할 영역)


그래 한번 해보자
2차 호주 원정에서 졸음을 참지 못하고 혼자 졸고 있다가 나만 놓친 NGC 2164 영역,
Skymap_2164.JPG
(사진 출처 : Sky-map.org) 

한 시야에 산개성단 다섯개.. 일타오피다

아이피스 한 시야에 뭐든 많이 보이는 것을 추구하는 성격상
이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 
Skyview_2164.jpg
(사진 출처 : Skyview 추출 - 0.5도 영역)


북반구에선 성단을 한 시야에 많이 잡아봤자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M46 & 47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NGC 2164 영역 - 일타오피, Tirohanga에서 조강욱 (2019) ]
2000_NGC2164_ori_190103.jpg

중앙의 2164를 둘러싸고 거의 정사각형으로 성단 세 개와, 
11등급 별 하나가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이루고 있다.
졸다 놓친 오랜 아쉬움을 드디어 해결했다

중심의 NGC2164는 진짜 구상성단처럼 분해도 되고 
동쪽 방향으로 선명한 Star Chain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리면 그릴수록 새로운 별무리가 툭툭 튀어 나온다
좌우대칭을 이루는 2164-2159-2172-2156 외에도 
저 멀리 2160, 결국 이름을 찾지 못한 대상 두 개도 같이 그려 넣었다
이름을 불러주는게 중요한 일인데 말이다.. 미안해 
2000_NGC2164_des_190103.jpg


이 아이들은 형태상으로는 성긴 산개성단보다는 구상성단과 더 유사하지만,
젊고 푸른 별들로 이루어져 있는 관계로 산개성단으로 분류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Blue Globular Cluster 또는 Intermediate Cluster라고 불린다
(이상 2012년 야간비행 원정 스터디 자료에서 발췌)

집에 돌아와서 한참 뒤에 잘 찍은 NGC 2164 사진을 하나 찾아서 (사진조차 찾기가 힘들다)
내가 그린 스케치와 대조해 보았다
Compare 2164 GIF.gif


내가 정성들여 찍은 별들의 위치와 모습이 실제 사진과 닮았을 때,
그걸 확인하고 드는 희열은 스케치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벅찬 환희는 아닐지라도
지난밤 나의 고생(또는 고행.. 아니면 기행)이 헛된 짓은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와 기쁨의 마음일 것이다 

사진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21세기에 
손으로 별을 만드는 것이 왜 이리 좋은지.. 내 마음은 나도 잘 모르겠다




                     Nightwid 無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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