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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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지난해에 이어 경남산청 별아띠천문대에서 하는 제4회 경남메시에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물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야간비행의 메시에마라톤이 있을 4월 6일에 천문인마을 행사도 참석신청을 해놓긴 했는데 하필 4월 5일이 집 이삿날이라 목포에서 횡성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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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히 즐기며 관측하겠다는 생각에 관측목록에 대한 특별한 공부도 않고 그냥 망원경과 옷가지 몇벌만 챙겨 경남 산청으로 내달렸다.

 

가는길....


"하늘이 참 좋다 ^^"


기대치가 잔뜩 올라간다.

도로 주변의 벗꽃이 만개했고 개나리가 노랗게 피었다.

연두빛 싹이 길가며 들이며 산에 아주 조금씩 돋기 시작했다. 푸른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예쁘니 희망스럽기 그지없다.


왜 봄이 왔음을 몰랐을까?


회색빛 시멘트건물에 묻혀 사는 서울살이의 단면일것이다.

근무하는 곳 주변에 모던하고 때론 클래식한 도심공원들이 있긴한데 미세먼지로 외출을 꺼리다보니 자연과는 더더욱 담을 쌓고 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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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의 봄의 정취는 딱 여기까지다...


그 좋고 따뜻하던 날씨는 - 중요한 행사때면 날씨가 돌변하는 어린시절 소풍날처럼 -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강풍과 한파에 눈과 비가 섞여 내리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차라리 밤새 비라도 내린다는 예보였다면 취소라도 됐을건데 흐리다 개였다를 반복하니 주최측 입장에서는 취소없이 강행이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것이다.

 

"올겨울 다섯손가락 꼽을 정도의 눈이 하필 3월의 끝자락에 내리다니......이게 말이 돼? ㅠㅜ"

 

7시반경 대회가 시작되었다.

날씨탓인가? 가을철 별자리가 눈깜짝할사이에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 흔한 안드로메다은하조차 놓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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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아페아마저 꾸물꾸물 북서쪽으로 넘어가려 했다.

신속히 망원경을 돌려 두개를 잡아냈다.

다시 페르세우스자리 관측을 거쳐 잽싸게 겨울철 별자리로 돌렸다.

그렇게 겨울철자리는 성공적으로 관측을 마쳤으나 가을철 관측대상을 너무많이 놓쳤다 ㅠㅜ

 

다시 북천하늘로 다시 돌린다.

북두칠성 인근의 관측대상을 찾으니...10시쯤 부터 구름이 몰려오더니 눈비가 내린다.


"...............ㅠㅜ ㅠㅜ ㅠㅜ"

 

하릴없이 기다려본다.

구멍치기라도 할냥으로 기다려보지만 눈보라가 몰아친다.


"망원경이 뭔 죄람..쩝"


망원경에 눈이 쌓인다.

어느새 녹아 물이 응건해 진다.

그렇게 세시간 쯤 기다리니 12시 40분 산발적으로 하늘이 열린다.

구멍치기가 가능해졌다.

봄자리에 이어 여름철자리 관측을 시작한다.

헤라클래스 뱀주인자리의 구상성단들에 이어 전갈까지 구상성단을 관측했다.

새벽 2시가 되어가니 구름이 다시 하늘을 가려 한시간을 멍하니 하늘만 바라본다.


3시에 임박하니 하늘이 기적적으로 구멍치기 수준으로 다시 열린다.

서쪽으로 지는 봄철별자리 관측대상을 노려보지만 사자 목동에 이어 머리털자리 대상관측은 가까스로 성공했지만 처녀자리가 열리지 않는다.

가장 많은 관측대상을 가지고 있어 짧은 시간에 좋은 성적을 올릴수 있지만 결국 동이 터오기까지 솜브레로 은하만 잠깐 허락하고는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 ㅠㅜ


"하여간.....마눌을 비롯해 여자들이란 늘 어려운 존재들이지 ㅠㅜ"

 

십수개의 대상을 잃어버리니....지난해처럼 100개는 고사하고 70~80개도 어려울듯하다.

처녀자리처럼 많은 대상을 가진 궁수자리가 있으니....


"하늘만 도와준다면....기대해보자"

 

다시 여름철 별자리로 망원경을 돌려 거문고 백조 독수리 방패자리 대상을 성공적으로 관측하고 기세를 몰아 궁수자리를 겨눈다.

 

"아.....제기랄"

 

궁수자리만 구름이 가득하다.

구름이 지나가지 않고 계속 정체해있다.

목성도 구름탓에 선명한 줄무늬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부터 나와의 싸움이다

춥고 배고프다....졸음이 몰려온다.

 

"포기할까?"

 

그렇게 내면의 갈등을 갖고 한시간을 기다렸을까...짧게나마 열린다

이때다 싶어 방패자리의 오메가성운 독수리성운과 성단들... 삼열성운 라군성운을 찾고 궁수자리 쪽을 향해 아래로 아래로 흝어 내려갔다.

동남쪽 하늘이 수상하다.

빛이 들어온다

 

아.....달이 떠 올른다.

더 아래쪽의 구상성단들을 비롯해 가을철별자리인 물병 물고기 염소자리의 관측이 불가능해진다.

급한 마음에 페가수스의 머리쪽 m15를 기적적으로 찾고는 관측을 마무리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25분....두둥~~~

나를 이겼다

 

<한아천 이강민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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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천 이강민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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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74개의 성적이다.

종합 2위인가 3위 한거 같은데......

근데 지난해 상을 받아서 연거푸 안된단다.

 "아....부상인 아이피스 받을냥으로 포기치 않고 몸부림쳐서 완주했던건데...ㅠㅜ"

 

그래...차기 유망주들한테 양보했다치는게 손 편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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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진짜 메시에와는 다른 식의 만남을 가져볼 생각이다.

그 동안은 호핑해서 찾는게 목적이라면 이제부터는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형태를 관측해 스케치를 해보고자한다.

 

메시에목록 전대상을 그림으로 남겨보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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