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새로운 댓글

조강욱


관측을 하고 관측 기록을 남기는 것은

25년간 유지해온 나의 몇 안되는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별보기를 놓지 않고 평생 할 수 있는 근원이라고 할까..


그래서, 6개월 전의 관측기를 아직 못 쓰고 있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거대한 압박이다

뉴질랜드의 노동절(Labour’s Day)을 맞아서 3편의 관측기로 지난 기억을 들추어본다



------------------------------------------ 14 April 2018 ------------------------------------------


뉴질랜드 최대의 천문 동호회, Auckland Astronomical Society(AAS)도 

1년에 한 번, 항상 가을에 스타파티를 한다

다만 그 가을이 10월이 아니고 4월인 것만 다를 뿐..


Star Party 2018 4.jpg


Star Party 2018 2.jpg


Star Party 2018 3.jpg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오클랜드 도심에서 한시간 반 거리의 스타파티 장소에서도 

새까만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다른 점.


Star Party 2018 seminar 1.jpg


Star Party 2018 seminar 2.jpg


Star Party 2018 1.jpg


근데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많다.

그에 따라 작년에 비해 인원도 절반밖에 되지 않고.. (30명쯤?)

뭐 어쨌든 멀리까지 왔으니 기름값을 뽑아야지..

구름 구멍 사이사이로 찬란한 별들이 언뜻언뜻 보인다


Centaurus쪽 gap이 넓다. 오늘은 NGC 5128, Centaurus A를 봐야겠다


일명 햄버거 은하.

북반구의 안드로메다처럼

NGC 5128은 남반구의 가장 유명한 은하일 것이다 (LMC, SMC는 논외로 하자)


5128_pic.jpg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그리고 북반구의 안드로메다처럼

안시로 가장 실망스런 은하이기도 하다

안드로메다처럼, 화려한 사진으로 수없이 접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언제나처럼 희뿌연 안개속. 그나마 날씨도 맑지 않아서 더더욱 뿌옇다

별로 봐주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 이름 있는 분이니 넘고 가야지.



2시간여 작업 끝에..

겨우 진한, 아니 명성에 비해서는 너무 흐리멍텅한 암흑대 하나를 찾았다

에잉.. 맘에 안들어


[ 안드로메다만큼 실망스러운 Centaurus A, 뉴질랜드 Waharau Park에서 16인치로 조강욱 (2018) ]

NGC 5128_ori(2000px).jpg


그래도 잘 보면 중앙을 관통하는 암흑대가 살짝 물결치는 것을 볼 수 있고

중앙의 별을 중심으로 왼쪽의 암흑대는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그게.. 볼만한 구조의 다이긴 하지만 말이다. 


낑낑대며 게릴라전을 하고 있는데,

낮에 봤던 중국 이민자 아저씨가 찾아왔다.

이제 막 입문해서 망원경부터 구비한 초보 별쟁이다

까만머리가 드문 별동네에서 낮에 날 보고 고국 동포인줄 알고 반가웠는지 중국말로 반갑게 말을 걸었었다

(물론 나는 중국어는 전혀 못한다)

서로 어려운 영어 안쓰고(못쓰고) 맘편히 대화할 수 있다는 것도 좋다면 좋은 점이랄까..

내 스케치 작업을 궁금해해서 그리고 있던 Centaurus A를 보여줬는데

암적응 개념도 모를 사람이

이 흐릿한 은하가 제대로 보일리가 없지…

그래도 열심히 구조를 찾으려는 것이 나름 기특(?)해서

아이피스를 보고 있는 중국 아저씨 뒤통수에다가 쿨한척 몇마디..


“잘 안보이시죠? 엄청 유명한 은하에요. 근데 잘 안보이는게 당연해요.

그래도 걱정 마세요. 관측지에 자주 나올수록, 망원경을 자주 만질수록, 관측 스킬이 늘어날수록 더 잘 보일 거에요. 

별은 변하지 않으니 나만 변하면 되거든요. 조급할 필요 없어요”



해가 갈수록 변하는 한국의 하늘에 비해

여기의 하늘은 오래도록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다행히도..






                                        Nightwid 無雲



돌아가기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