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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장마가 오기 전 6월 어느날, 원장님이 내게 물었다

"여름 휴가에 천문인마을에 있을래?"

"Why not!"

우리 속 깊은 원장님.. 여름 휴가에 장모님도 편히 쉬시고

나도 그간 결핍되었던 별빛 보충을 할 수 있도록

신의 한 수를 두신 것! ㅋㅋㅋ

낮에는 자고 밤에는 별 보고 화백님과 술 한잔 하고..

최고의 휴가가 되지 않을까!

 



휴가 일주일 전, 천문인마을에 확인 전화를 해 보니 이럴수가....

그 기간에 계속 학생 방학 캠프가 있다는 것 ㅠ_ㅠ

아~~ 나의 휴가.... 여름밤의 힐링 캠프는 초딩 캠프로 얼룩질 것인가??

천문인마을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에이 어떻게든 되겠지. 그냥 원안대로 강행!

 

 


 

====================== 2013. 7. 30 (화) ======================

 


화요일 휴가 첫 날.

 

양평 인근 폐선로에서 레일바이크로 휴가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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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들 사이좋게 지내길.. ㅎ

 

_SAM8773.JPG

 

 

양평 한화리조트에 짐을 풀고

예별이와 수영장에서 2시간 놀았더니 완전 방전!

저녁 7시부터 뻗어서 12시간을 내리 잤다... ㅎㅎㅎ

 

 

====================== 2013. 7. 31 (수) ======================


아침에 원기 충전하여 천문인마을로 출발!

항상 중부 - 영동 타고 고속도로만 달렸는데

양평에서 횡성으로 가는 6번 국도변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무언가 순수하고 울창한 숲길의 느낌이랄까.

새로 뚫린 전재터널과 월안길을 통해 1시간 반만에 천문인마을 도착.

 

현기증 나게 전재 고개 돌던 기억과 차 바닥 긁어먹고 지름길 올라가던 기억이

 

이젠 모두 과거의 추억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하니

 

왠지 그냥 아쉽다 ㅡ,ㅡ

 

여튼, 원장님은 나와 망경과 동동주 몇 병을 천문인마을 앞마당에 떨궈주시고 바로 울산 친정으로~~ ㅎㅎ

 


천문인마을에는 여름 캠프가 한창 진행중이다

이번 캠프는 과학관 순회 캠프로,

전국 5개 과학관을 각각 1박 2일씩 체험하며

도합 5박 6일을 전국 일주를 하는,

초딩들에겐 나름 빡센 프로그램이다.. ㅎ;;

 


간만이 뵙는 천문인마을 식구들과 인사를 하고

도우미 모드로 돌입하여 방정리 한 번 하고

옥상방 숙소를 지나는데.. 많이 보던 돕 한 대가 방 안에 서 있다.

어 이건.... 최형주샘 작품번호 #001번 바로 그 망경이 아닌가!

여기서 다시 보게 되다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ㅠ_ㅠ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고 걱정도 되었는데 외관 상으로는 잘 살고 있는 듯 하다.. ㅎ

다만 칠이 좀 오래되어 일어난 부분이 있고

암막의 색이 다 바래서 조금의 보수는 필요할 듯..

망경의 주인은 울진 발전소에 근무하는 코스모스 OB 회원.

울진이면 별보기가 어떨까..

부디 미러 생명 다 할 때까지 별빛 많이 받고 사는 행복한 망경이 되기를.

천문인마을 카페테리아에서 하릴없이 독서중. 하지만 결국 처음이자 마지막 독서였다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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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한 팀의 초딩들이 다음 과학관으로 이동하고

오후 두 시. 이전 과학관에서 1박을 하고 온 애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했다

별 보러 여기까지 온 애들인데 이 장마철에 과연 별을 볼 수가 있을까? ;;;

천문인마을 캠프 프로그램은 당연한 것이지만 무조건 관측 우선이다

구름 사이로 태양이 보이자마자 바로 태양 관측 시간으로 전환.

캠프 참가한 초딩들과 옥상에서 구멍치기로 태양 관측에 성공하고,

모두 내려간 틈에 홀로 남아 배율을 높여서 코로나도 필터로 태양 스케치 한 장!

큰 규모의 홍염은 이전에도 봤지만, 태양 표면과 떨어져서 너울거리는 애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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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울거리는 홍염 완성 사진은 관측기 아래쪽에 있음)

 

 

저녁 관측시간.

해가 질 무렵부터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하여

 

20130731_164833.jpg

결국 살짝 은하수가 비치는 하늘이 되었다

캠프 관측 시간은 밤 10시 반까지.

15인치로 3번 11번 보여주면서 애들한테

어떻게 보여? 하고 물어보았다

어린이들의 선입견 없는 상상력의 산물일까?

그 각각의 감상은 어른들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다

내가 주창하는 '별빛 테이스팅'은 어쩌면 어른들보다 학생들이 제격일수도.. ^^

 

isse.JPG



10시반, 캠프 일정이 종료되고 이제 별 좀 보려 하는데.. 거대한 구름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아 머야.. 이제 뭐 좀 하려니까.. ㅠㅠ

구름이 덮치기 전에 뭐라도 빨리 그려봐야지.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은 모두 산개성단 뿐..

안돼. 산개성단 이제 고만 좀 하자.. 안 그린 것 중에 머 딴 거 없나?



남중을 갓 지난 헤라클레스를 보고 있자니..

아! 92번이 있었지. 밤하늘 400여 개의 구상성단 중 11위에 랭크되어 있는,

북반구 No.5에 이르는 족보있는 분임에도

깡패 M13의 그늘에 가려 일평생 두다리 쭉 펴고 지내지 못하는 비운의 운명 ㅠㅠ

나 역시 92번에 대해 의미있는 관측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뚜렷한 스타체인이 성운 중심보다 오히려 주변부에 일자로 뻗어있다

이것 참 잼있네.. 하고 보고 있는데

점점 시야의 별들이 사라진다

연무인지 구름인지 모를 것들이 하늘을 계속 지나간다

옥상에 남아있던 사람들도 11시쯤 모두 관측을 종료하고, 홀로 남아 게릴라전을.. --;;

멍하니 하늘 보고 있으면 구름이 옅어지는 틈으로 매직아이 떠오르듯 은하수가 나타나고

신나게 점 찍다 보면 다시 구름 속으로..

3일밤을 천문인마을에서 보낼 예정이지만

이 장마통에 나에게 내일 관측이란 없다

뭐라도 보이면 점 하나라도 더 찍어야지.. ;;;;

새벽 한 시. 이젠 완전히 가망이 없다

김영대씨도 천문인마을에 곧 도착한다 하고.. 오늘은 여기서 관측 종료.



화백님과 셋이서 새벽 4시까지 술한잔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옥상 바로 앞 7번방에 자리를 펴고 누우니

창 밖에 새벽달이 보인다

아.. 달이 이렇게 가까웠나? 막 손에 잡힐 것만 같다

휴가기간에 디지털 스케치를 해보려고 회사에서 갤럭시노트 10.1을 빌려왔는데..

피곤해서 바로 그리진 못하고

스케치 대신 영대씨에게 부탁하여 참고용 사진 한 장 남기고 취침~~ ㅎㅎ

다음날, 참고 사진과 마음에 담은 달을 생각하며 갤노트를 꺼내서 그림을 그렸다


 

[창 밖의 새벽달, 갤럭시노트 10.1 & S펜 & 손가락]

 
창밖의 새벽달.jpg

 

창 밖의 새벽달..

그 고요함과 여유로움.. 이번 휴가의 의미가 무엇인지 나타내는 결정적인 한 컷이라고 할까?

 

 

 

====================== 2013. 8. 1 (목) ======================



아침이 되어 한 무리의 아이들이 캐리어를 끌고 다음 캠프로 이동하고,

천문인마을에는 잠시동안의 평온이 찾아왔다 --;

안흥농협에서 사온 라면과 영대씨가 준비한 전투식량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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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맛본 기억도 가물가물한 전투식량을

천문대에 휴가 와서 먹게 될 줄이야..

근데 개밥같이 생긴 김병장 전투식량 왜일케 맛있니.. ㅎㅎㅎ

그래 우린 야간 전투를 위해서,

구름과 박무와의 사투를 위해 전투 준비를 한다고 생각하자.. ;;;



밥을 먹고 천문인마을 옥상에 올라가니 태양이 구름 사이에서 오늘도 숨바꼭질 중이시다

오늘은 머가 보일까?

코로나도 필터를 끼운 천문인마을 소유의 Pentax 75 굴절을 맘대로 꺼내서 잠복근무 시작 ㅡ_ㅡ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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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나올 때 분명히 울 원장님 쓰시는 챙 넓은 여성용(?) 모자를 챙겨온 줄 알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태양관측 완소 아이템인데.. 흑

대충 얼굴만 겨우 햇빛을 가리고 아무것도 없는 아이피스에 집중하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갑자기 발가락과 팔등이 뜨거워지는 시점이 있다

 

20130801_120353.jpg

이는 태양이 구름 가장자리를 거의 벗어나기 시작한 순간으로

태양 관측 시작 2초 전을 의미한다.. ㅎ

두번째 날의 태양은 첫날의 태양보다 활발하진 않지만..

아주 작고 특징적인 구조가 눈에 띄어서 그려보았다

20130801_185036.jpg

 

 

이 아이는 뭐라 이름을 지어줘야 할까?

홍염은 간단히 그릴 수 있는 대신에 작명에 들어가는 노력이 더 커야 할 듯 ㅎ

잠시 뒤에 캠프 학생들에게 태양을 보여주니 그 갈고리 모양은 눈에 띄게 줄어들어 있다

밤하늘의 여러가지 결정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내는 태양..

그 자신도 역동적으로 시간마다 모습을 바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어느덧 다시 어둠이 찾아오고,

장마 기간임에도 구름 사이로 은하수 가루가 언뜻 언뜻 보인다

10시 반까지는 캠프 학생들 관측시간.

그 시간 지나서까지 하늘이 버텨줄 수 있을까?

그걸 누가 알겠니.. ㅎ

캠프 학생들 별 보여주는 짬짬이 뭐 하나라도 봐야지..

하늘은 천정에 거문고와 백조만 초롱초롱하게 열려있다

간만에 가볍게 이중성 스케치 한 번? ㅎ

검은색 스케치북을 4등분하여 작은 원을 그리고 더블더블을 관측한다

투명도에 비하여 시상은 좀나은지, 15인치 210배에서 땅콩 모양에서 살짝 발전하여 아슬아슬하게 독립된 두 별로 분리된다

누군가 이중성 분해의 묘미는 분해될듯 말듯한 근접 이중성이라 했는데..

이중성 관측에도 감질맛이 숨어있나보다.. ㅎ

아직 냉각이 덜 되어서 그런가.. 200배를 넘기니 별들이 자글자글하다

이런 것까지 표현해야 하나? 에이 그냥 한 번 해보지 뭐 ㅎㅎㅎ

doubledouble_130801.jpg

초딩들한테 3번과 11번을 보여주고,

캠프 일정이 종료된 후 내 이틀째 관측을 시작한다

오늘도 역시 게릴라전.

어제 그리다 만 92번을 다시 보니 어제 안 보이던 것들이 막 보인다

하늘이 또 변덕을 부리기 전에 서둘러 마무리 해야지.. =_=;;

 

[M92, 흰 종이에 샤프]

 

M92_130801_bright.jpg  

 그리면 그릴수록 얘는 카톡 여고생 이모티콘을 닮았다 ㅎㅎㅎ

단발머리 뻣친 것까지..

 

catalk.JPG

여러분은 어떻게 보이시나요?

 

 

 

자정이 넘어 하늘은 점점 더 안 좋아지고 백조 인근만 겨우 허락되는 상황.

백조에서 멀 볼까.

4등분했던 스케치북의 두번째 칸에 알비레오의 두 별을 찍으며

세번째 칸에는 40번을 넣고.. 마지막 칸엔 멀 그릴까? 공상하고 있는데

두꺼운 박무가 덮쳐서 그나마도 모두 삼켜버렸다

ㅎㅎ 내일 또 기회가 있을까?



영대씨와 관측용 테이블에 마주하고 앉아 맥주 한잔..

천문인마을에서 날씨 흐릴때 종종 한잔 하긴 했었지만

자정이 넘은 시간,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이슬을 맞으며 풀벌레 소리와 함께 마셔보긴 처음이다

술이 술술 넘어가는구나~~ ㅎㅎㅎ

둘째날 관측은 이걸로 끝.

 


 

====================== 2013. 8. 2 (금) ======================



아침에 아니 점심이 다 되어 일어나서 눈을 비비고 있으니 천장등이 눈에 들어온다

 

(폰으로 찍은 사진)

20130802_232133.jpg

어.. 이거 뭐야.. 구상이잖아?

천장등 안에 벌레들이 방사형으로 스타체인까지 만들며 죽어있는 모습이

딱 전하늘 Top 10 급의 구상성단이다 ㅎ

거의 기계적으로 갤럭시 공책을 꺼내서 점을 찍는다

구상을 생각하며 점을 찍어서 그런가

진짜 구상보다 더 구상성단 같은 천장등이 되었다

별이 나인가 벌레가 별인가.. 이런 것이 물아일체 아니 성충일체의 경지? ㅎㅎㅎ


 

[천장등 안의 우주, 갤럭시노트 10.1 & S펜]

 
천장등 안의 우주.jpg

 

 

오늘 아점도 전투식량으로 해결.

아침 못 먹었다고 욕심에 김병장 전투식량을 두 봉지나 먹었더니

사이다 생각이 간절하다

아.. 타는 목마름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 ㅠㅠ

영대씨 차를 타고 일부러 예전 지름길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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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들판의 숨은 보라색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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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흥 농협까지 나가서 사이다 몇 개를 사고 다시 돌아와서

천문인마을 앞 유리별 천문대에 차를 세웠다

유리별 천문대 평상에 앉아서 30인치 옵세션을 바라보며 사이다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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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논산훈련소 퇴소일에 맛본 가나초코렛보다 더한 맛이다 ㅎㅎㅎ

사이다 한잔씩 하고

다시 옵세션을 바라보고 누워서 팔자좋게 낮잠!

 

20130801_110503.jpg

이게 진짜 휴가의 맛이 아닐까~~ ㅋㅋ

(유리별 천문대 주인장 김영재님께 허락도 받지 않고 앞마당에 들어가서 죄송합니다.. ^^)


 

 

낮에 달보기 놀이

IMG_6355.jpg

 

 

옆자리는 최샘 작품번호 #001번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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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그린 스케치 화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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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미술 공부좀 할 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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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인마을에는 낮에도 반짝이는 ○○○가 있다~! ㅋㅋㅋㅋ

 

crop_IMG_6373.jpg

 

 


예전에..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냐고 누군가 그랬는데

기상청 구름 예보가 딱 그렇다

맑는다는 예보는 못 맞춰도 흐리다는 것은 잘 맞춘다.. ㅡㅡ;;

예보상으로는 금요일은 낮부터 암울한 상황이었는데

정말로 어제 그제와는 다른 두께의 구름이 몰려왔다 ;;;

이게 머냐.. 하루에 한 장씩 4분할한 스케치북을 매일 매일의 태양으로 채우려고 했는데

하루종일 기다려도 기회는 오지 않는다

(태양 관측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완전히 맑은 하늘이 아니면 홍염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왔는데 머라도 해야지.. 암생각 없이 가만 있지 못하는 것은 내 불치병인 듯 ㅠㅠ

지하 카페테리아에서 갤럭시 노트 10.1로 멀 그릴까 하다가

테크닉 연습도 할 겸, 예전에 그렸던 준오님 개인천문대 그림을 보며 다시 그려보았다

[별을 따는 나무, 갤럭시노트 10.1 & S펜 & 손가락]

 

별을 따는 나무.jpg

밤하늘 배경은 역시 파스텔만큼 쉬운게 없네.. ㅎ


결국 낮은 꽝!

그럼 밤은? 이제 마지막 밤인데..

저녁까지 암울했던 하늘이 밤 10시를 넘어가자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더니

10시반, 캠프 어린이들 취침 시간에 맞추어 딱 개었다 (최소한의 관측이 가능한 수준으로)

남쪽에선 산안개가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애들을 깨워야되나 말아야되나 하다가..

별보러 왔으면 별을 봐야지!

악조건 하에서도 억지로 게릴라전을 수행한다.. ㅎ;;;

그래 저 산안개 올라오기 전에

이중성 세 개만 더 그리고 여름휴가 힐링 관측을 장렬히 마치리라..

하지만 산안개님은 매정하게도 초딩 관측 종료와 함께 천문인마을을 점령! ㅠㅠ

결국 마지막 밤도 역시 별로 시작해서 술로 마무리 ㅎ

 

 

 

====================== 2013. 8. 4 (토) ======================

 


토요일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서 서울 갈 짐을 챙기는데..

어? 역시 불변의 관측 법칙.. 가는날 아침이 되니 날이 맑는다.. ㅠㅠ

짐 챙기다 말고 태양 관측 망원경을 꺼내서

오늘은 뭐가 보이나.. 마지막 관측을 시작하려니 다시 구름 속으로 쏙!

야! £$¡●¥•$|¥$÷★&₩☆!!!

오후 일정 때문에 빨리 서울 가야 하는데..

출발시간까지 미뤄가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니

발가락과 손등에 서서히 열기가 올라오며

약 5분 정도 이어질 구름떼 사이 구멍에 태양이 들어왔다

드디어 마지막 기회. 혼신의 힘을 다해 정신을 집중하니 자잘한 홍염들이 겨우 보인다

그래도 공치는 날은 없구나 ㅎ

지금 생각해 봤는데, 언젠가 태양 망원경이 생기면

매일매일 태양을 그리고

그걸 이어붙여서 동영상으로 만들면 재미있는 그림이 될 것 같다

(5분 단위로 홍염 변화를 나타낸 동영상 스케치는 Erika Rix라는 미국 관측자가 이미 했음 ㅎ)

 


 

[태양 연작 in 천문인마을, 검은 종이에 파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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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을 마무리하고 예상 출발시간을 훌쩍 넘겨서 출발.

천문인마을에 올 때는 울 원장님 차를 타고, 갈 때는 영대씨 차를 얻어타고..

망경을 태울 자리는 없어서 자던 방에 고이 모셔두었음.. ㅋ

 

 

경부고속도로에는 엄청난 폭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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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분 지나니 다시 파란 하늘.. 여기가 필리핀인가 한국인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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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식량도 괜찮았지만 '그냥밥'과 반찬들이 너무나 그리웠다.. ㅎㅎㅎ

 

아래는 양재역 근처 한식집 산들해. 이 근방에선 적절한 가격에 젤 맛있는 한식집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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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관측 동호회 퀘이사에서 안시관측 세미나가 있어서 3시 딱 맞추어 강남역 토즈에 도착~~ ㅎㅎ

약 20여분이 토요일 황금같은 오후 시간에 별보는 얘기를 듣기 위해 모여 계셨다

별보기란 무엇일까?

그 어떤 목마름이 여기까지 이들을 이끌었을까?

 

퀘이사 세미나 후기 Link (작성자 김영대)

http://cafe.naver.com/meade/1803

 


딱 1주일 전 토요일 오전에도 별하늘지기 회원들 대상으로 같은 자리를 마련했었다

1.JPG

(시커먼 남자들이 토요일 오전에 모이는 활동이 머가 있을까?
조기축구회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어서 난 조기천문회라 이름지어봤다 ㅎ)

 

별하늘지기 세미나 후기 Link (작성자 정성훈)
http://cafe.naver.com/skyguide/110444

 


별이란 무엇일까?

이 멋진 활동에서 깊은 즐거움을 느끼는 방법을 의외로 많은 동호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인터넷에 정보는 넘쳐나지만

어떤 장비가 세계적인 명품이고 누구 장인이 만들었다는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어떻게 관측을 해야 더 즐겁다는 방향성을 논하는 정보는 너무나 적다

뮈가 되었건 별 보는 취미는 별을 봐야 재미가 있는 것인데....


그래서 앞으로는,

(그 방향이 맞던 틀리던) 안시관측의 방향성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만들어 보고 싶다..

별 보는 것으로 떠드는 것은 나의 또다른 즐거움이니까.. ㅎ


저녁식사 자리까지 4시간을 넘게 떠들고 집에 오니

3일 전 천문인마을 정문 앞에서 헤어진 원장님과 조예별씨가 거기에! ㅋㅋㅋ


이번 휴가는 나에게는 새로운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귀중한 힐링 타임이었다

별보는 사람들과의 교류로 시작하여

가족과의 휴가도 즐기고

천문인마을에서 반가운 사람들과 반가운 별들과 재회하고

낮에 태양 본다고 잠복근무 하다가 썬탠도 하고

밤에 점도 몇 개 찍고

갤노트 놀이도 해 보고

다시 별보는 사람들과 별얘기로 끝을 맺었다


그사이 울 장모님은 사위 없이 딸들과 즐거운 휴가를 보냈고.. ㅎㅎㅎ

신의 한 수를 두신 울 원장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




                                                                   Nightwid 我心如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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