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자작정보 ~☆+

  • 장마철에 새로 업어온 애들 자랑
  • 조강욱
    조회 수: 13918, 2009-08-13 04:05:25(2009-08-13)
  • 아무리 장마철이라도 하루 이틀 정도는 괜찮은 날이 있게 마련인데,

    이번 여름의 장마는 정말 독하다 ㅡ,ㅡ;;

    그나마 달이라도 안 그렸으면 내내 손가락만 빨고 있을 뻔 했다...

    달스케치 말고 딥스케치를 해 보려고 하니.. 한시간동안 손으로 tracking 할 생각에 한숨이 나온다

    그러다 갑자기 머리속이 번쩍~!! 하고 환해졌다

    2004년에 진삽이를 인수할 당시에, 진삽이에는 병화형님이 세팅해 놓은 'Dob Drive2'가 장착이 되어 있었다

    워낙에 노가다를 즐기는지라 인수하자 마자 맘에 안 드는 돕드라이브부터 먼저 분리해서,

    나중에 언젠가 진삽이를 되팔 때 필요할 거 같아서 나사 하나 하나 잘 모셔놓았다..

    그걸 다시 달게 될 줄이야.. 역시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ㅡ_ㅡ;;;


    망경을 가지고 최샘네 가게에 찾아갔더니 이게 무슨 우연인지 진삽이의 원주인인 병화형님이 앉아계신다.. ㅋ

    다른 용무로 오신 병화형님은 조금 있다가 집에 가시고.. 나는 최샘과 가게 문을 닫고 돕드라이브 재생 작업을 한다


    최샘은 계속 나를 갈구신다 ㅠ_ㅠ

    최샘 : 돕드라이브 떼어 달랄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또 붙인대?

    강욱 : 별 보고 살려니 어쩔 수가 없어요;;;

    최샘 : 달스케치 왜 그렇게밖에 못 그려? 클라비우스가 얼마나 볼 게 많은 앤데..

    강욱 : 80mm로 보이는 거는 다 그렸어요  저는 하늘을 우러러 떳떳하다니깐요

    최샘 : 15인치는 뭐에 쓴대?

    강욱 : 그걸 베란다에 놓고 어케 봐요  그럼 베란다 넓은 집 사주세요

    최샘 : 그건 내 알 바가 아니지


    뭐 이런 류의 대화를 쉬지 않고 하면서 돕드라이브 공사를 하는데..

    하다 보니, 원 제작자가 아니고서는 용도를 알 수 없는 부품들이 계속 나온다

    항상 탁월한 상황 판단을 하시는 최샘이, 원 제작자가 없이는 도저히 작업이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리셨다

    망원경을 다시 차에 싣고,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원 제작자가 사는 과천으로 출동!!

    병화형님도 제작한지 오래된 물건이라.. 하나씩 끼워보면서 기억을 되살려..


    과천 관문공원 주차장에서.. 결국 1시간여만에 돕드라이브 재조립 완료 ㅎㅎㅎ

    집에 와서 동작 test를 해 보려 하는데..

    12V 배터리를 충전하는 adapter가 고장이 나서 아직 못 돌려봤다

    돌아오는 시즌의 관측지에서는 꼭 돕드라이브를 돌려봐야지.....


    선은 언제 정리하냐.. 나 전자공학과 출신 맞아?




    다음날, 아침에 예별이 손 잡고 둘이서 뚝섬 수영장에 놀러갔다가

    오후에 병화형님네 병원에 다시 들렀다

    거의 맡겨놓은 물건 찾아가는 분위기로 Megrez 80 ED Triplet을 임대했다

    90밀리 아크로보다는 80밀리 ED가 훨씬 나을 거라고 전부터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하셨던 물건..

    형님 잘 쓰겠습니다..  ^-^

    집에 와서, 달용이 경통을 달달이 가대에서 분리하여 소프트케이스에 넣어 놓고

    메그레즈 80을 경통밴드에 끼웠더니..

    무게가 더 무거움에도 경통이 짧아서 달달거림이 훨씬 덜하다

    아이피스도, 경통 굵기만한 XL 대신 쓰라고 '격'에 맞는 Pentax Or 5mm를 빌려주셨다

    24.5mm 배럴의 고풍스러운 행성관측용 아이피스..


    경통이 짧고 접안부가 가벼워지니, 달달거리는 '달달이' 가대가 더 이상 달달거리지 않는다

    거실에서 조립을 하고 보니..그 자태가 상당히 '있어'보인다




    싸구려임에도 멋진 상을 보여줬던 달용이를 생각하며 이 있어보이는 망원경의 이름을 지었다

    그 이름은 '잘용이'라고 명명한다

    뜻은 머.. 잘난 달용이.. 라고... ㅡ_ㅡ;;;;;


    밤이 되어 달을 보니.. 색수차가 거의 보이지 않아 눈이 편하다

    근데, 달 지형이 더 잘 보이는지는 모르겠다

    가대가 하나라 비교 관측을 할 수가 없다 ㅎㅎ;;

    같이 대여한 Televue Powermate 2.5x에 Pentax Or 5mm를 끼우면 280배.


    아주 맑은 날 관측을 못 해봐서.. 280배로 쨍한 상을 본 적이 없다

    (Hill 할아버지도 보통 280배 전후로 달스케치를 했는데.. 그건 10인치니까.. ㅡ_ㅡ;;;)

    Powermate를 빼면 112배라 너무 낮고..

    그러다가, 아이피스 하나가 생각났다

    내 아이피스 중 최악의 사용 빈도를 자랑하는 그 분.

    Takahashi LE30을 제외하면 내 아이피스 라인업 최고참인 그 분..

    바로 Televue Plossl 10mm님 되시겠다

    사용기간 13년.  실 사용횟수 약 5회 ㅡ_ㅡ;;;

    좁은 시야 때문에 딥스카이 관측을 주로 하는 nightwid에게 외면을 받은 불운한 아이피스..

    이전 망원경인 흰둥이로 행성 볼 때만 간간히 (관측 종료 직전 예의상 몇 초간 목성 토성 봐 줄 때) 사용되다가

    이젠 아무도 찾는 이 없이 아이피스 가방 안에서 그냥 뿌리를 내리고 살고 계신 그 분을 꺼내어 들었다

    파워메이트와 결합하면 140배.. 딱 좋다!!

    무게도 매우 슬림하고.. 보이는 상도 쓸만하다.  나름 텔레뷰 님이신데.. 어련하시겠어..

    구름 사이로 Krafft crater를 관측하는데 catena krafft가 보일락 말락 하는 것이 영 짜증이 난다

    5mm Or을 끼우면 배율이 너무 높아서 상이 별로고..

    이전 달용이에 쓰던 대로 XL-7mm를 끼워서 200배를 만들어 봤는데..

    아.. 역시 비싼 게 좋은 건가 ㅡ_ㅡ;;

    넓은 시야. 선명한 contrast.

    내 막눈에는 태양계 관측에서도 행성관측용이다 경량이다 다 소용없이 시야 넓은 프리미엄급 아이피스가 제일 좋은 듯 하다..


    또 우리 잘난 잘용이의 장점! 마감이 깔끔하고 편리하다는 건데..

    사진용을 염두에 두고 만든 망원경이라, field rotator가 장착되어 있어

    관측 자세가 바뀌어도 접안부를 그냥 통째 돌려서 아이피스 위치를 맞추면 된다


    지금의 구성으로 달 스케치를 계속 해 나가다가, 정 필요하면

    tracking 용으로 저렴한 적도의를 하나 살 계획이다

    A마트 중고 시세를 보니.. EQ3는 10만원, EQ5는 20만원 정도에 거래가 되는 듯.. (적경모터 포함)



    참, 96년에 아이피스를 처음 구입한 이래로.. 십여년간의 아이피스 수집 끝에 이제 마지막 완성이 눈 앞에 다가왔다

    병화형님이 예전에 쌍안장치 용으로 구입하신 Nagler type6  9mm 두 개 중 하나를 넘기겠다고 하신다


    요즘은 워낙에 고가의 아이피스가 대량으로 시장에 나와서 어지간한 장비 가지고는 명함도 내밀 수 없지만..

    나는 오랜 노력의 결실인 (곧 완성될) 내 라인업이 너무 자랑스럽고 스스로 대견하다.. ㅎㅎ

    1. Pentax      XL 40mm          : 암흑성운 관측 및 파인더 조정 용, 48배
    2. Takahashi LE 30mm          : 3번의 XL 21에 배율과 실시야 모두 밀려 실직자 신세가 되어버린 나의 유서깊은 첫 아이피스
    3. Pentax      XL 21mm          : 15인치 저배율 관측용, 91배
    4. Pentax      XL 14mm          : 15인치 main 아이피스, 136배
    5. Televue Nagler type6 9mm : 15인치 고배율 관측용, 212배 (입수 예정)
    6. Pentax      XL  7mm          : 태양계 관측용, 15인치 272배 / 80mm 200배(w/ powermate2.5)
    7. Televue    PL 10mm          : 80mm 달 관측용, 140배(w/ powermate2.5)
    8. Pentax      Or   5mm          : 80mm 달 관측용(임대), 112배 / 280배(w/ powermate2.5)

    (달용이 번들 아이피스들은.. 제외... ㅡ_ㅡ;;)


    나글러 9mm를 들고 가려고 했더니 병화형님이 안 된다고 하신다

    가격이 꽤 나가는 물건이니 마님께 결재 받고 오라고..

    화목한 가정을 위한 형님의 속 깊은 배려.. ㅎㅎ

    마님께서도 흔쾌히 허가하시어 조만간 14년간의 컬렉션이 완성 직전에 와 있다..

    (그리고보니 아이피스는 한 번도 판 적이 없다)

    이젠 더 이상 아이피스 욕심이 안 나겠지.. ㅋ;;

    돕드라이브나, 메그레즈나, 나글러 9mm나.. 모든 장비가 스케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제 장비에 그만 신경 끄고 별 좀 볼 수 있도록 제발 맑은 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_=;;;;




    부록. NGC253人과 교신중인 예별님

댓글 13

  • 이민정

    2009.08.13 04:06

    우와~~ 우주비행사 예별이다.
  • 유혁

    2009.08.13 04:06

    맨 마지막 사진의 NGC253과의 교신용 헬멧이 제일 탐나는군요... ^^;;

    공구하지요...^^;;

    저 헬멧을 쓰고 "안녕하세요? 횡성한우 드셔보셨어요?"라고 인삿말을 보내면, 대략 2,200만년 정도 지나면
    답을 받을 수 있겠네요.
  • 이준오

    2009.08.13 04:29

    돕드라이브의 부활이라~ , 저에겐 안 쓰고있는 엔코더도 있는데 그것마저 달면....최강의 돕이나오겠군요...ㅎㅎ

    그나저나...예별이는 벌써부터 "콘택트 2" 여주연 배우 오디션 준비중이군여...^__^ㅋ
  • 인수

    2009.08.13 19:49

    마지막 짤방? 예별이 사진 너무 귀여워요 ㅎㅎㅎ
  • 이기수

    2009.08.14 00:36

    예쁜 예별이 보느라 장비구경은 뒷전이네요 ㅋㅋ

    저때가 제일 귀엽지요... 부럽네요 ^^
  • 정병호

    2009.08.14 19:38

    여기는 ngc253.
    교신 성공했다.
    하지만 횡성한우는 이미 멸종했다 오바!
    ㅋㅋㅋ
  • 유혁

    2009.08.14 22:06

    JP 정 선생님 - 그러게 전화 좀 미리 받으시지.... -..- ;;

    흠... 그나저나... NGC253으로 이주한 횡성한우들이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마치 멸종한 것처럼 거짓 신호를 보내는 모양이군요... ^^;;

  • 조강욱

    2009.08.14 22:13

    민정언니 - 부러우면 지는거삼 ㅡ_ㅡㅋㅋ
  • 조강욱

    2009.08.14 22:15

    유혁님 - 횡......의 그날까지 같이 노력해요.. ㅎㅎ
    아까 오전에 JP정과 통화했는데
    ....한....때문에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더라구요.. ㅋㅎㅎㅎ
  • 조강욱

    2009.08.14 22:15

    준오님 - 부활은 했는데 아직 사용법을 모릅니다 ㅡ,ㅡ;;
  • 조강욱

    2009.08.14 22:15

    인수 - 머지 않았다.. ^^;;;
  • 조강욱

    2009.08.14 22:16

    이기수님 - 크면 덜 귀여워진다는 말씀인가요.. ㅎㅎ
  • 조강욱

    2009.08.14 22:17

    JP정 - 개념이 안드로메다에 있는 줄 알았는데..
    멀리까지 보내셨네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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