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자작정보 ~☆+

  • 14.5", f/4.3 망원경 자작기(4) - 미러박스, 기타 부속품의 제작
  • 류혁
    조회 수: 13863, 2009-06-29 05:33:03(2009-06-29)
  • 글 머리에...   

      지난 주에는 두번 번개 모임에 참석하는 등, 분주하고 재미있게 보내느라, 글 쓰는 것을 조금 소홀히 했던 것 같습니다. 어제도, (금요일 저녁부터) 오전까지는
    천문인 마을에서 시간을 보냈고, 집에 돌아와서도 마님 심부름을 몇 군데 다녀오는 등,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간만에 일 걱정 없이 신나게 한 주를 보냈는지라, 마음은 정말 가볍고 즐겁네요.  

      그나저나, 지난 주 두 번의 번개모임에 참석한 이후, 꽤 피곤해하는 제 모습을 보고 친한 후배 녀석이 궁금했는지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더군요.

    (후배) 형님, 피곤하신 모양인데, 어제 뭐 약속이 있었던 모양이지요?

    (나)   응. 어제 새벽 2시 반에 집에 들어갔어. 별 보느라구... 날씨가 좋았잖아.

    (후배) 어제 일찍 퇴근하시더니... 별 보러 가셨구나... 혼자 가셨던 겁니까?

    (나)   아니... 모임이 있어서... ...

    (후배) 무슨 모임인데요?

    (나)   응.. ‘야간비행’이라고, 모임이 있어...  나도 최근 들어 참석하기 시작한 모임이야..... 그런데, 참 재미있네....  혼자 별보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어.

    (후배 - 정색을 하고 묘한 웃음을 지으며... )  형님... ‘야간-비행’이요? 그게 혹시.. ‘야간-非行’ 아닙니까...? 그런 모임이라면 저도 불러주시지요..... 하하하...


      후배의 황당한 이야기에... 웃으면서 “됐다. 이놈아”라고 말해주고 말아버렸습니다.  



    미러 박스와 기타 부속들의 제작

      미러 박스의 제작 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여러 작업 과정이 필요하였는데, 이를 세부적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미러 박스의 크기 결정 등 미러박스의 설계

       저는 책에 설명된 치수의 중간치로 크기를 결정하여 미러박스를 제작하였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볼 때, 미러 박스의 높이를 5cm 정도 더 낮추어
    설계를 했어도 괜찮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 트러스폴의 제작
      
        후에 길이를 조정할 것을 예상하여, 계산된 길이에 5cm의 여유 길이들 두고 제작하였습니다만, 100프로 광량범위 조절 등, 여러 이유에서 몇 차례 길이를
    수정하는 작업이 불가피하였으며,  물론, 그 과정에서도 최선생님을 꽤나 귀찮게 해드렸습니다. (트러스 폴의 제작은, 그 길이만 정확히 계산을 하면,
    제작 자체는 비교적 수월한 편이므로, 상세한 제작과정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주경 제작사 홈페이지에 있는 초점거리 정보를 이용하면 트러스 폴의 길이를 대략적으로 결정할 수 있지만, 완성된 망원경에 최적화된
    정확한 길이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피스를 이용하여 달이나 별을 보며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고 하네요....  정보의 출처 : 최선생님, 주경 제작자 John Hall)



      
       3. 스플릿 블록의 제작

       처음 제작 당시, 트러스 폴을 미러박스에 연결하는 방법에 대해 궁리해보았는데, “좀더 멋있어 보이는 것 같다”라는... ... 정말 기능이나 망원경의 성능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정말 단순한 이유에서,
       스플릿 블록 방식으로 미러박스와 트러스 폴을 연결하는 것으로 결정을 하고 제작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4. 사이드베어링의 제작

        사이드 베어링은, 20 X 30 규격의 알루미늄 각재를 벤딩(Bending)하여 제작하였습니다.




       5. 트러스 폴과 세컨더리 케이지를 연결하는 연결부품의 제작

        책에서는 이 부품을 ‘옵셋 브라켓(offset bracket)’이라고 부르던데, 저는 편의상 이 부품을 그냥 ‘연결쇠’라고 지칭하도록 하겠습니다. 연결쇠는, 50 X 50, 3T 두께의 알루미늄 앵글재를 구입하여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을 하였습니다.

        각각의 제작 과정에 대해서는 글로 설명을 하는 것보다, 그림을 통해 설명을 하는 것이 훨씬 낫고 쉬워 보입니다.  미러박스의 단계별 제작과정에 대해서는 사진을 통해 자세히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러 박스의 제작 1 - 미러박스 자체의 제작  

        


    [미러 박스의 제작 모습]


      미러박스는, 미리 재단이 되어 배달된 자작나무 합판을 목공용 나사(주로 ‘목공 피스’라고 부릅니다)는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순전히 목공본드를 이용하여 접착하는 방법으로 제작을 하였습니다.

      목공작업에 경험이 많으신 최선생님께서 제대로 접착만 된다면 강도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씀하셨고, 책과 옵세션사의 DVD도, 미러박스의 제작에는 나사를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 그대로 설명에 따라 제작을 하였는데, 후에 테스트를 해보니 건장한...(무겁다는 뜻입니다...) 성인 남자 한사람(접니다)이 올라서도 될 정도로 튼튼하였습니다.



      사진을 보고 각 부분에 대해 차례로 설명을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 1번

      목공본드를 이용하여 네 장의 합판을 접착한 후, 목공용 클램프로 고정을 해놓은 모습입니다. 목공본드는, 최선생님의 자작기를 참고하여 점도가 더 높은 오공 208본드를 사용하였고, 거의 일주일을 이런 모습으로 내버려두었다가(사실, 직장 일 때문에 주중에는 작업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확실히 접착이 된 것을 확인한 후에야 클램프를 풀고, 다음 단계의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 2번

      미러박스의 윗 판으로 쓰기 위해 준비해놓은 부분으로 6mm 두께의 합판으로 제작하였습니다. 책에서는 “light baffle"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완성된 후에 차광막을 씌우면, light baffle로 기능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윗 판은 1번에서와 같은 과정을 거쳐 제작된 박스 윗 부분에 목공본드로 접착을 하였는데, 클램핑에는 이틀 정도가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목공본드 사용시 주의점 하나는, 클램프로 조이는 과정에서 삐져나온 본드를 젖은 물수건 등을 이용하여 깨끗이 닦아 없애야 한다는 것입니다. 후에 니스칠만 할 것이라면 삐져나온 부분을 적당히 없애도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저처럼 오일스테인을 이용하여 나뭇결을 약간 강조하여 칠을 할 계획이라면, 삐져나온 목공본드를 깨끗이 제거해야만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건조된 목공본드 위로는 오일스테인이 전혀 스며들지 않아 스테인 작업 이후 밝은 얼룩이 생기기 때문인데, 저의 경우 삐져나온 목공본드를 대충 처리한 부분이 몇 군데 있어 후에 도색 과정에서 이런 부분들을 없애주기 위해 꽤나 고생을 하였습니다.


      * 3번

      후에 미러 박스 내부 네 귀퉁이에 부착할 보강재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재료들입니다.


      * 4번

      보시는 바와 같이 미리 만들어놓은 미러 박스 뚜껑이며, 6mm 두께의 합판을 이용하여 만들었습니다.


      * 5번
      
      가끔씩 제 자작기 사진 한 귀퉁이에 등장하고 있는 ‘햄스터 집’입니다. 작년에 구입한 햄스터 두 마리와 딸내미가 길에 버려진 것을 주워온 한 마리 등 총 세 마리의 햄스터 총각들이 사이좋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작하다 남은 합판 쪼가리를 가끔씩 햄스터 이빨갈이용 목재로 넣어주었는데, 그걸 신나게 갉아먹고도 아직까지 별 탈 없이 잘들 살고 있는 것을 보면, 자작나무합판은 최소한 햄스터에게는 해롭지 않은 재료들로 만들어졌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자작기에서 언급하고 있는 정보의 대부분은, i) 최선생님께 배운 것,  ii) ‘돕소니언 텔레스코프’ 책에서 공부한 것, iii) 책에서 읽고, 최선생님으로부터도 재차 확인한 것, 이렇게 세 가지 중 하나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만, ‘자작나무 합판은 햄스터에게 해롭지 않다’는 정보만큼은 아주 독창적인 저만의 정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다만, 이러한 정보가, 망원경의 자작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쓸데없는 정보라는 게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


      * 6번

      접착에 사용하기 위해 일회용 그릇에 덜어놓은 오공 208 목공용 접착제입니다.  이걸 어디서 구하나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보기도 하였는데, 동네 알파문구점에서 팔기에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본드는, 목공본드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공업용 돼지본드와 달리 인체에 유해한 환각 성분이 전혀 없으므로, 실내에서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무독성 접착제라고 합니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사진에는 미러박스에 미러셀이 장착된 상태에서 클램핑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미러박스의 치수가 정확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잠시 미러셀을 끼워넣은 참에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제작 과정에서 미러셀을 장착한 채로 미러박스를 클램핑 하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미러셀이 장착된 미러박스]

      
       미러박스에 접시머리 렌치볼트를 이용하여 미러셀을 장착한 후 찍은 사진입니다.  저는 책에 설명된 방식대로, 미러 박스 아래쪽 세 옆면에 총 12개(한면에 4개씩)의 구멍을 뚫어 미러셀을 장착하였는데, 옵세션사에서도 역시 이와 같은 방식으로 미러박스에 미러셀을 장착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선생님이나 스타마스터 돕소니언의 경우, 미러셀의 장착 방식이 조금 다른데, 이 방식의 경우, 미러셀을 미러박스로부터 쉽게 빼낼 수 있고, 미러박스 옆면에 여러 개의 볼트구멍을 뚫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스타마스터 돕소니언의 경우, 이런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이동시에는 주경을 아예 따로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제작이 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미러박스 내부의 보강재]


      1번은 미러박스 보강재이며, 2번은 스플릿 블록을 조이는 나사가 조임 손잡이를 돌릴 때  헛도는 것을 방지하기 합판에 박아 넣은 번데기너트의 모습입니다. 스플릿 블록 조임 나사는 헛돌지 않도록 나사풀림방지제로 단단히 고정을 하였습니다.

      한편, 일부 안쪽 표면이 거친 것은, 제작과정에서 생긴 흠집을 보수하기 위해 목재용 퍼티를 발라 놓았기 때문인데, 후에 사포작업으로 모두 깨끗이 다듬어 주었습니다.




    미러 박스의 제작 2 - 스플릿 블럭의 제작  


      

       [스플릿 블록의 제작을 위해 필요한 공구 - 목공용 드릴날]


      스플릿 블록의 제작을 위해서는 스플릿 블록에 트러스 폴 구멍을 뚫기 위한 드릴 날을 구입해야만 했습니다.  

       목재에 구멍을 뚫기 위한 목공용 드릴 날에는 위 사진과 같은 세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1번의 ‘오거 비트(auger bit)’는 관통 구멍을 뚫기에는 좋지만, 스플릿 블록의 제작에 필요한 정밀한 수직구멍을 뚫기에는 부적합하고, 목재 표면에 접촉하는 순간 바로 드릴날이 강하게 회전하며 빨려들어가 재료를 관통해 버리는 성질이 있으므로, 드릴링 머신 작업 등의 경우에는 위험하여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사진을 보니, '쇼토빗트', ‘관통혈’이라고 쓰여져 있기는 하네요....)

      반면, 2번과 같은 ‘나비기리’(스페이드 비트, Spade bit. 공구점에서는 보링비트라고 하는 편이 더 잘 알아듣는 것 같았습니다), 3번과 같은 포스너 비트(Fostner bit)의 경우에는, 드릴링 머신에 장착하여 작업을 하는 것이 매우 수월하고, 관통 깊이의 조절이  쉬웠는데, 단점이라면 드릴날의 마모 속도가  빨라, 마지막 2~3개 스플릿 블록의 구멍을 뚫기 위해서는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드릴링 머쉰과 씨름을 하여야만 했습니다.  


      

       [스플릿 블록 - 제작 중의 사진]  



    *  기본 재료

      스플릿 블록은, 12밀리 합판 3장, 6밀리 합판 1장 등 총 4장의 합판을 목공본드로 집성한 두꺼운 목재판을 기본 재료로 삼아 제작하였습니다. (총 42밀리미터 두께를 예상하고 제작을 하였는데... 넉넉히 사용한 목공본드 탓인지, 집성된 재료의 두께는 43밀리미터로 처음 생각보다 1밀리미터가 더 두꺼웠습니다.)

      책에서는 스플릿 블록을 재질이 단단한 단풍나무 원목을 이용하여 제작하라는데, 아무리 을지로의 특수목 상가를 헤집고 다녀도 필요한 단풍나무 재료를 구할 수가 없었고, 설령 있더라도 그 재료가 스플릿 블록의 제작에 사용할 수 있는 정도로 제대로 가공된 목재인지 의심스러웠으며, 그 조차도 기본 단위로 파는 분량이 엄청나 도무지 저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양인지라 구입할 엄두를 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하던 차에, 합판을 여러 장 집성하여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싶어 최선생님께 상의를 드렸더니 “잘 생각했다. 그 편이 수축, 변형도 적고 더 나을 것”이라고 하시며 한번 만들어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집성된 합판을 재료로 사용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볼 때 매우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발견하였는데, 외국의 자작례에도 합판을 집성하여 스플릿 블록을 만든 경우가 있었습니다.  합판의 특성, 강도(자작나무 합판은 원목 5배의 강도를 갖는다고 합니다.), 재료 입수의 용이성 등을 생각해볼 때, 자투리로 남는 합판을 집성하여 스플릿 블록의 제작에 사용하는 것이 제일 경제적이고 간편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1번

      제작된 스플릿 블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만든 시험용 장착판(?) 같은 것입니다. 만들어진 스플릿 블록은 모두 여기에 끼워 넣은 후 제대로 작동이 되는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 2번

      제작되어 마무리 손질을 기다리고 있는 스플릿 블록의 모습입니다. 저는 25파이 알루미늄 파이프를 사용하였기에 25파이 크기의 구멍이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만들어놓고 보니 구멍의 크기가 너무 작아 구멍을 넓히는 추가 작업이 불가피하였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25파이 두께의 알루미늄 파이프를 사용하는 경우, 26파이 정도 크기의 구멍을 뚫었어야 했을 것 같습니다.



      * 3번

      25파이의 구멍을 26파이 정도로 넓히기 위해 사용한 정말 원시적인 자작 공구입니다.  나무 봉에 80번 천 사포를 본드로 붙여 만들었는데... 스플릿 블록 8개의 구멍을 모두 적당한 크기로 넓히기 위해서 정말 오랜 시간 동안의 고된 단순 작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 4번

      스플릿 블록 옆면의 흠집 등 하자를 다듬어 주기 위해 사용한 우드퍼티입니다.



      

    [ 스플릿 블록 - 시작품 ]



       스플릿 블록 8개를 본격적으로 제작하기에 앞서 시험 삼아 만들어본 스플릿 블록 시작품의 모습입니다. 책에 설명된 제작 방법과는 조금 다른데, 옵세션사에서 나온 DVD를 보니 옵세션사조차도 책에 설명된 방법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스플릿 블록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책에서 설명한 방법 그대로 만들면, 구멍의 깊이를 정확히 조절해 뚫어야 하고, 오른쪽, 왼쪽을 각기 다른 모양으로 제작해야 하지만, 제가 제작한 방법대로 만들면, 그냥 관통하는 구멍을 뚫어버리며 되고, 오른쪽, 왼쪽을 구별없이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스플릿 블록 - 실제 망원경에 장착된 완성된 스플릿 블록]


       실제 완성품에 장착된 스플릿 블록의 경우, 미러 박스에 고정하기 위한 피스 구멍이 2개 밖에 없는 등, 시제품과는 약간 모양이 다릅니다.  스플릿 블록 아래쪽의 알루미늄 받침판은 2mm 두께의 알루미늄 판재를 가공하여 제작하였습니다.

       사실, 스플릿 블록 방식 이외에도, 트러스 폴을 미러박스에 고정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돕소니언 텔레스코프 책에 자세히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또한, 여기 자작기에 올라온 사진이나 글을 보더라도, 최 선생님의 경우에는, 스플릿 방식과는 전혀 다른 매우 간편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연결 부품을 제작․사용하고 계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트러스 폴을 미러박스에 연결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있을 수는 없으니, 자기 마음에 드는 방법을 이용하여 망원경을 제작하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의 경우, 최종적으로 완성된 모양에 대해서는 만족합니다만, 제작 과정에서 고생을 엄청나게 하였기 때문인지, 제 것과 같은 형태의 스플릿 블록 방식을 이용하여 연결부위를 제작하는 것을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정 스플릿 방식을 쓸 생각이라면, 차라리 비용이 좀 들더라도 도면을 주고 목공소에 부탁을 해서 부품을 제작하는 편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러 박스의 제작 3 - 사이드베어링의 제작  


       사이드 베이링은, 이곳 자작기에 올려진 최선생님의 글을 읽고 최선생님과 똑같은 방법으로 알루미늄 각재를 벤딩하여 제작을 하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영등포역에서 이어진 문래동 큰 길을 오고가며 큰 길가에 있는 ‘태양벤딩’이라는 간판을 보고, ‘아, 저기가 최선생님 글에 올려져 있는 태양벤딩이구나’라고 생각을 하였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가게는 최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습니다.... ^^;;

       어쨌든, 주문한 외경보다 2밀리미터가 작게 제작이 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60 계열(알루미늄 합금의 한 종류인데... 제가 사용한 것은 6061 알루미늄 각재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 20 X 30 알루미늄 각재를 벤딩을 하여 제작을 한 후, 마무리 가공 과정을 거쳐 사이드 베어링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벤딩해온 알루미늄 각재를 가공하기에 앞서 찍은 사진]



       알루미늄 각재를 벤딩하니, 최선생님께서 설명해놓으신 것처럼, 두께가 안쪽 31mm, 바깥쪽 30mm로 서로 달라지는 문제점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구입한 핸드그라인더를 이용하여 사이드베어링 표면의 일부를 갈아내는 방법으로 두께를 일정하게 다듬어 주었습니다.

      그 후, 미러박스에 장착하기 위한 구멍을 뚫은 다음, 거칠고 지저분한 표면을 400번 사포를 끼운 샌딩머신으로 갈아내 광택을 내는 방법으로 마무리를 해주었는데, 해놓고 보니 꽤 봐줄만하게 표면처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호마이카 판을 접착하여 완성된 사이드 베어링의 모습 ]



      다듬어진 사이드베어링에는 라미네이트 판, 즉 호마이카 판을 장착하여야 하는데, 미국 사람들은 윌슨아트사의 ‘에보니 스타’나 호마이카사의 ‘스타더스트’라는 라미네이트 판을 사용한다고 하였지만, 이 라미네이트 판은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민하던 차에 윌슨아트사의 국내 대리점인 선우시스텍(www.sunwoosystec.com)의 홈페이지를 검색하여 보니, ‘에보니 스타’, ‘스타 더스트’ 처럼 웬지 천문학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이름을 가진 ‘그라파이트 네뷸라’라는 라미네이트 판이 있어, 이 라미네이트 판을 과감히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구입한 상태에서 테플론 판을 이용해 시험을 해보니 생각보다 거칠고 매끄럽게 미끄러지지 않아 실망스러웠지만, 차량용 콤파운드, 왁스 등을 이용하여 표면을 어느 정도 정리한 후에 다시 테스트해보니 꽤나 미끄럽게 변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최선생님께 보여드리니 “이 정도면 쓸만하다. 망원경 자작에 써도 되겠다”고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사실, 표면 입자가 거칠게 마무리 된 라미네이트판이 고운 마무리의 라미네이트판보다 표면이 더 미끄러우며, 에보니스타의 경우 개별 입자가 매우 거칠고 굵은 마무리로 엠보싱 처리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4피트, 8피트 기본 크기(합판과 같은 크기입니다.)에 배송료를 포함하여 3만원 남짓 밖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원판 한 장의 경우 워낙 많은 양이기 때문에, 망원경을 자작하고 난 지금도 엄청난 분량의 라미네이트 판이 불용자재로 남아있습니다.

      이 라미네이트 판을 가공된 알루미늄 사이드 베어링에 붙이는 방법은, 이곳 자작정보의  최선생님께서 올리신 61번 답글에 자세히 나와 있으므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 사이드 베어링을 미러박스에 부착하는 위치를 잡아주기 위해 사용한 템플릿 ]



      템플릿을 사용하여 사이드 베어링의 위치를 잡는 방법도 최선생님으로부터 배운 것인데, 이 부분은 사진을 보면 금방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알 수 있으므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의 책은, 목공 기술을 조금이라도 익혀볼 생각으로 구입했던 책 두 권 중 한 권인데, 이 책 보다는 사진에 없는 다른 책이 목공 기술 및 목공용 공구의 사용법을 터득하는데는데 더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미러 박스의 제작 4 - 연결쇠의 제작

       최선생님께서는 가공집에 의뢰하여 가공한 후, 검정색으로 착색․아노다이징까지 모두 마친 부품을 돕소니언의 제작에 사용하고 계십니다만.... 단, 한대의 돕소니언을 자작하면서 이렇게까지 가공집에 부탁하여 연결쇠를 제작하는 것은 여러 모로 적당한 것 같지 않아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런 취지로 말씀을 드렸더니, 최선생님께서 “이런 방법도 있다”면서 처음 돕소니언을 자작할 때 사용하셨다는 알루미늄 앵글재를 가공한 수공 제작의 연결쇠 부품을 꺼내 보여주시더군요.

      그 부품을 보는 순간, ‘아, 이렇게 만들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연결쇠 부품을 직접 자작하기로 하고, 단 몇 천원의 돈을 주고, 50 x 50, 두께 3밀리미터짜리 알루미늄 앵글재(材)를 1미터 가량 구입을 하였습니다.

      자작을 위해서는 알루미늄 앵글제를 필요한 모양으로 잘라낼 필요가 있었는데, 저의 경우, 템플릿을 만들어 앵글재 위에 잘라내야 할 모양을 네임펜으로 그려놓은 다음, 그 모양 대로 직소를 이용해 앵글제를 절단한 후, 핸드그라인더, 샌딩기 등으로 표면을 갈아내 마무리 가공을 하는 방법으로 연결쇠의 제작을 진행하였습니다.


      

    [앵글재에 모양을 그리기 위해 사용한 템플릿]



      이 템플릿은 실제로 제작에 사용한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한 템플릿을 찾을 수 없어 설명의 편의를 위해 급하게 만든 대용품입니다.

      이런 모양의 템플릿을 이용하여 앵글재 위에 잘라내기 위한 기본 모양을 그리더라도, 그려진 모양대로 급하게 절단을 해서는 안 되며, 앵글재는 3mm의 두께를 가진 재료라는 점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최종적으로 잘려진 모양을 상상해가며 작업을 진행하여야만 합니다.


      

    [ 앵글재를 절단 한 후, 그라인더로 라운드를 잡아주고 드릴링 머신으로 구멍을 뚫은 후의 모습 ]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오른쪽 연결쇠와 왼쪽 연결쇠는, 그 방향 뿐 아니라, 일부 치수도 두께만큼 달라져야 하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해가면서 신중히 작업을 진행하여야 합니다.



      

    [ 최종적으로 완성된 연결쇠 ]



      며칠동안 100번, 200번, 400번, 800번, 1000번 등 여러 종류의 사포로 표면을 갈아 매끄럽게 만드는 방법으로 최종 가공을 마친 연결쇠의 모습입니다.

      연결쇠의 생긴 모양새나 구조가 최선생님의 것과 달라 보이지만, 세컨더리 케이지 위쪽과 아래쪽 트러스폴 연결쇠의 생김새가 서로 바뀌었을 뿐, 결국은 같은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와 같은 모양의 연결쇠는, 일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 ngc4565 사이트의 세컨더리 케이지 제작 사진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완성된 부품들을 모두 모아 가조립한 후의 모습]


      이런 여러 과정을 거쳐 미러박스의 제작에 필요한 부품들을 하나씩 만들었는데, 완성된 부품들을 모두 가조립하고 보니, 사진처럼 슬슬 완성된 망원경의
    분위기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쨌든, 오랜 고생 끝에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조립된 망원경을 보고나니 그 동안의 힘들었던 기억은 어디론지 싹~~
    사라져버리고, 빨리 락커박스를 만들어 하루빨리 완성된 망원경의 모습을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미러박스 부분 끝~~~) ------------------------------

      일주일 내내 즐겁게 놀다가 미러박스의 제작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일들을 한꺼번에 정리해서 올리려니, 생각보다 글의 분량이 상당히 많아진 것 같습니다.

      트러스 폴의 제작 과정을 생략하였지만, 신중하게 설계를 하지 않고 제작을 하는 경우, 같은 일을 또 다시 반복해야 하는 귀찮은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제가 그랬습니다.)

      어쨌든... 자작기도 서서히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은데... 다음 번에는 락커박스의 제작 과정에 대해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루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한주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댓글 6

  • 이준오

    2009.06.29 06:15

    첨부된 사진 한장, 한장만 봐도.....정말~ 정말~ 꼼꼼히 자알 만드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자작나무 합판은 햄스터에게 해롭지 않다... 이 부분에서 왠쥐 자일리톨 껌이 엄청 생각납니다... -ㅁ-;

    조은 글 너므 감사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한주를 주셔서 감사하고... 유혁님도 쭈욱~ 즐겁도 행복하시길...!
  • 김남희

    2009.06.29 08:34

    유혁님, 천문인 마을 잘다녀 오셨나요?
    하늘이 어땠는지 11시 넘어서 문자라도 보내볼까~ 생각만 했네요.^^

    머리가 드디어 아프기 시작합니다.
    작업 도중 포기하고 싶은 심정도 여러번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

    이전까지는 돕 자작에
    하느냐(50%) 마느냐(50%)이었는데
    지금은
    하느냐(49%) 마느냐(51%) 입니다.^^#

    앞으로 자작기49편만 더 올리시면
    완전 포기가 될것 같습니다.

    언제 다시 하늘이 열릴까 기다려 봅니다만
    매수팔 잘보내시고
    담에 또 뵐날을~~
  • 이삼구

    2009.06.29 14:56

    유혁님의 글을 보면 망원경도 작품이지만

    자세하고도 상세한 설명의 자작기가 또 하나의 작품이 된 듯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다음 편을 기대하게 되네요... ^.^
  • 김경싟

    2009.06.29 16:58

    후아~
    만들기는 다 만들 수 있는군요.^^

    물 흐르는 듯한 자작기 잘 읽었습니다.
    미드 24시의 충격 이후로 다음편을 이렇게 기다려 보기는 처음이라니까요.
    자세하면서도 재밌는 설명 감사합니다.

    참고로
    절대! 햄스터와 고양이는 한집에 기르지 마십시요.
    아무리 튼튼한 철조망을 쳐놓은다 하더라도
    결국은 고양이가 승리하더군요.
    결국...저희 집은 더이상 햄스터가 살 수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야간비행이 夜間非行이 아님은
    나중에 신년관측회때 사모님이랑 한번 참여하시면 금방 깨닫게 되실 겁니다.
    사모님이 이해되시면 다른 사람이야...
    *^^*
  • 조강욱

    2009.06.29 17:57

    햄스터.. 우리 예별이도 좀 더 커서 길가에 버려진 햄스터가 불쌍하다고 데려오면 키워야 할까요? 워낙에 동물을 안 좋아해서..^^;;
    그 때가 오면.. 자작나무 합판 얘기 하면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텐데.. ㅎㅎㅎ;;;;;
  • 유혁

    2009.06.29 22:42

    여러분들 모두 재미있게 읽어주시니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 최대한 자작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글을 쓰려고 하는데....
    써놓고 나면 늘 뭔가 부족하고 아쉽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

    이준오님, 김남희님, 6. 26.(금) 저녁은 그다지 날씨가 좋지 못해서... 그냥 오랜만에 만난 정병호씨와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을 뿐, 밤하늘 구경은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돌아오는 길에 횡성한우('워낭소리2'에 출연하기 위해 체중관리를
    하고 있는지... 영 몸매가 실해보이지가 않더군요...) 목장을 발견한 것이 성과라면 성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김남희님, 천문인마을에서는 아직까지는 핸드폰 통화가 되지를 않습니다... 일부 기종의 경우에는 옥상에서 아주 특정한 방향, 특정한 자세(?)를 취했을 때 가까스로 통화가 되기도 하던데... 제 핸드폰 기종의 경우에는 전혀 통화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자작 너무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나름 재미있습니다. ^^;;

    저는, 무턱대고 시작해서 재미있게 만들다가 막판에는 그때까지 들인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오기로 겨우 완성을 했답니다....


    이삼구님, 서투른 자작기를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UC방식의 돕소니언을 자작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진척이 많이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나중에 완성이 되면, 저도 꼭 구경시켜 주세요... ^^;;

    김경식님, 신년관측회에 집사람을 동반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슬슬 사전 작업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집사람도 한번 모임에 참석해 보면, 왜 제가 요즘 이렇게 재미있게 지내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조강욱님, 언젠가 햄스터 우리 앞에서 떠날 줄 모르고 쳐다보는 예별이의 초롱초롱한 눈과 마주치게 된다면, "햄스터 군단이라도 사주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봅니다.

    나중에 망원경을 자작하신다면, 자작동기로.. "망원경을 만든다기 보다는... 햄스터 이갈이용 자작나무 합판이 필요해서... 시작한건데.. 결국 망원경은, 이갈이용 합판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라고 할 수 있지요"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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