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자작정보 ~☆+

  • 14.5", f/4.3 망원경 자작기(1) - 시작 동기와 책의 구입
  • 류혁
    조회 수: 13994, 2009-06-19 03:05:30(2009-06-19)
  •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초보 주제에 자작기라는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망원경을 완성한 제 경험이,  저처럼 자작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여러 걱정으로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계신 분들께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최선생님께서도 한번 써보라고 격려해주셔서 간략하나마 몇 회에 걸쳐 서툰 자작기를 올려보려고 합니다.

       여러 광학 이론이라던가 설계와 관련된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최선생님 등 여러분께서 아래에 올려놓으신 좋은 글들이 많으므로, 생략하도록 하고(사실, 아는 게 없어서 생략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기도 합니다. ^^;;), 저는 그냥 자작과정에서 제가 겪은 어려움들을 중심으로 글을 올리고자 합니다.





        
    [먼저, 자작을 결심하게 된 계기]


      모든 일에는 계기가 있기 마련인데.... 제가 돕소니언을 자작하기로 마음먹은 주된 이유를 이야기 해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ㅇ 천문인마을에서 가끔씩 구경해볼 수 있었던  여러 돕소니언의 훌륭함, 사용의 편의성 등

       * 특히 최선생님께서 만드신 몇가지 종류의 돕소니언으로 몇번 동냥 관측을 해본 후 느꼈던 그 잊지 못할 감동.... 그게
         자작 동기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ㅇ 2005년 1월 구입한 GS 12인치 돕소니언 : 현재까지 살펴보면, 제 망원경 중, 아마도 ‘망원경의 사용시간당 가격’이 가장
        낮은 망원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망원경의 훌륭함도, 보다 큰 구경의 망원경을 자작하게 만든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망원경의 사용시간당 가격 = (구입가격) / (사용시간)



    ㅇ 천문인마을 정병호 대장의 뽐뿌 :
        
        “돕소니언이 최고지요”, “생각을 했으면 콱 지르는거에요”,  “올해는 망원경 안사나요?”,
      
       “기왕 지를려면 큰 것으로 질러요”, “기왕 만들려면 비싼 거로 해야 후회가 없어요” 등등,

       정말 다양한 뽐뿌성 발언으로 망원경 자작의 중대한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결심 - 책의 구입 : The Dobsonian Telescope, Dave Kriege외 1명 공저]

    ㅇ 돕소니언을 자작하기로 하고, 이런저런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였지만, 이런 쪽에 문외한인 저로서는
        도대체 어떻게 돕소니언을 설계를 해야 하는건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ㅇ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지만, 저는 미러셀의 경우, 그냥 삼각형 모양으로 금속판을 몇 개 잘라 스폰지
        비슷한 것을 부착한 후 미러의 밑부분 적당히 대칭이 되는 자리에 가져다 놓기만 하면 충분한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정말 우습고도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ㅇ 그래서 고민을 하던 차에, 야간비행 홈페이지 자작정보(그 이전까지는 관측기만 보았을 뿐, 자작정보는 거의 들여다
        보지도 않았었습니다.) 최형주 선생님의 글을 통해, ‘돕소니언텔레스코프’라는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작정보란에 올라온 자작관련 질문이 여럿 있었는데, 그때마다 최선생님은 ‘우선 책을 사세요’라는 취지의 댓글을
        달아놓으셨더군요.

    ㅇ 그래서 반신반의하면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출판사인 윌리엄벨의 홈페이지(www.willbell.com)에서 돕소니언
        텔레스코프라는 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 구입가격 29.95불(이건 정확합니다.), 송료 20불 가량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말 오랜만의 열공 - Dobsonian Telescope]



         

        오랜만의 열공, 학교 다닐 때 전공 공부를 이렇게 했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습니다. ^^;;

    ㅇ 주문한 책이 도착한 후 읽어보니, 이 책, 정말~~ 멋진 책이었습니다. 최 선생님이 ‘그 책 구입해라. 거기 보면 다 나온다’
        라고 계속 강조해서 말씀하실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ㅇ 이 책은 돕소니언의 제작방법 뿐만 아니라, 돕소니언의 역사, 저자 본인이 돕소니언을 제작하면서 겪은 여러 시행착오,
       오류를 피할 수 있는 비법 등과 같은 정말 수많은 유익한 정보를 담고 있는 매우 좋은 책입니다.  

       아마도, 수학 과목의 예를 들어 비유하자면, 80년대 절찬리에 판매되었던 ‘정석 시리즈’의 훌륭함에 필적하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ㅇ 천자문이 한문 공부의 시작이듯, 돕소니언 텔레스코프를 읽어야, 최 선생님의 말씀이나 자작정보에 나오는 여러 이론과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러한 노하우를 제작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ㅇ 책 내용을 살펴보면, 이 책의 저자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망원경의 제작을 진행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1. 구경 등 스펙의 결정, 망원경 제작에 대한 다짐 차원에서 주경 및 부경, focuser 등 주요 부품을 주문

       2. 주경 제작사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주경 관련 정보를 이용하여 구경에 맞는 미러셀의 제작

       3. 어퍼 케이지(세컨더리 케이지)의 제작 : 미러 박스의 제작에 앞서 세컨더리 케이지를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고,
          제가 실제로 제작을 해보니, 그 순서가 타당한 듯 싶습니다.

        * 목공 경험이 적은 저는 이 단계에서 목공작업을 위해 : "나도 할 수 있다 목공 DIY", "기초 목공 입문" ... 뭐 이런 류의 책을
          몇권 구입해서 읽어보기도 하였습니다.

        * 책을 읽어보니, 장비들이 워낙 무시무시해 보이는지라... "이거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하더군요...  

       4. 미러박스의 제작 : 만들어진 미러셀에 맞추어 미러박스, 트러스 폴 등을 제작하고, 세컨더리 케이지와 트러스 폴의 무게
          등을 감안하여 사이드베어링의 장착 위치를 결정(이래서 세컨더리 케이지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5. 락커박스의 제작 : 사이드베어링의 장착 위치를 감안하여 최소 높이가 되도록 설계

    ㅇ 이 책의 훌륭한 점 또 한가지는, 책이 워낙 실제 제작을 염두에 두고 쓰여져 있는 실용 서적인지라, 책을 읽는 것과 보조를
        맞추어 가며 그와 동시에 제작을 진행해 나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ㅇ 서론 부분을 읽은 후, 미러를 주문하고 미러셀 부분을 읽은 후 미러셀을 제작, 그 후 세컨더리케이지 부분을 읽은 후 세컨더리
        케이지를 제작... 이런 순서로 책을 읽어가며 가르쳐 주는대로 제작을 해나가면, 어느 새인가 돕소니언의 모양새가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저처럼 이런 실용적인 물품을 제작해본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런 일이 매우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첫 단계 - 미러의 주문]

    ㅇ 처음에는 GS 옵틱의 16인치 미러를 염두에 두고, GS 측에 그 가격(미러 가격만 812불, 송료가 125불이라는 답신)을
        문의해보기도 하였지만, “기왕 만드는거 좋은 미러로 하라”는 정대장님의 뽐뿌 탓인지, Pegasus의 14.5인치, f/4.3 미러로
        제작을 하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ㅇ 정대장은, “18인치로 하라”며 뽐뿌질을 해댔지만, 처음 제작해보는 사람이 무턱대고 큰 구경을 만들 수는 없어 14.5인치로
        결정을 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ㅇ 제가 만든 망원경은, 초점거리가 62.5인치, 1,587밀리미터 정도에 불과하여 망원경의 크기가 구경에 비해서는 매우 아담하고,
        14.5인치임에도 12인치 f/5 정도의 망원경과 덩치가 비슷합니다. 그렇기에 저처럼 키가 크지 않은 사람도 천정 부근의 대상들을
        관측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고, 운반도 비교적 용이한 편입니다.

    ㅇ 어찌되었든, 미러를 주문한 후, 책의 “미러셀” 부분을 읽기 시작하였는데, 저는 망원경의 미러셀이 단순한 삼각철판
        쪼가리가 아니라 이처럼 오묘한 이론적 배경이 깔려있는 물건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ㅇ 돕소니언 텔레스코프라는 책을 구입하면, 12, 15, 16, 18, 20인치 등 크기의 망원경에 대해서는, 미러셀, 미러박스, 세컨더리
        케이지, 옵셋의 크기, 무게 중심점 등, 망원경을 만들기 위한 일체의 치수를 모두 알 수 있는지라 책에서 지정한 수치에 따라
        망원경의 제작을 진행하면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망원경을 완성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ㅇ 그렇지만, 제가 제작하려는 14.5인치, f/4.3의 주경을 가진 돕소니언에 대한 치수는, 어떤 경우에는 주어져 있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생략되어 있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어느 정도 치수에 맞는 변환이 불가피한지라 미러셀을 설계하기 위해
        초보로서는 꽤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같습니다.

    ㅇ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모눈 종이, 계산기 등을 이용하여 계산을 해가면서... 그리고도 혹시라도
        실수가 있을까 싶어, 종이로 모형을 만들어 보는 등 엄청난 고생을 한 끝에 미러셀의 설계를 마치고, 제작을 위한 주문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ㅇ 후에 최형주님께 몇가지 유용한 tip을 얻고 보니, 설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다행이었지만,
        그때까지 오랜 시간동안의 고생이 정말 허망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더군요... ... ^^;;




      

       모눈 종이 설계도와 미러의 모형 등... 조잡해보이지만, 저로서는 정말 오랜 시간 고생한 결과물이었습니다. ^^;;




    ---------------------------------------------------------------

    글 실력이 워낙 없다가 보니까... 틈틈히 이 정도를 쓰는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기회가 닿으면 시간이 되는대로, 다음에는 미러셀을 제작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최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수많은 가르침 중에서

    첫번째 지적 사항 등에 대해서 간략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오자나 잘못된 표현, 이해하기 어렵게 쓰여진 부분을 발견하시면, 바로 지적해주십시오. 곧 바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7

  • 김남희

    2009.06.19 03:56

    정말 고생하셨네요.
    그러기에 현재 완성작이 그 어느 기성품보다 빛이 나 보입니다.
    유혁님의 땀방울에 다시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벌써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 조강욱

    2009.06.19 05:17

    결국 원흉은 자폐정이라는 거죠? ㅎㅎㅎ
    자폐정은 혹세무민을 당장 중단하라!! 중단하라!!!!
  • 이준오

    2009.06.19 08:48

    정말 멋진 자작기입니다.
    늘 마음만 있고 손 한번, 아예 시도조차도 못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 질뿐이고... 정말 벌써 다음 편이 기대됩니다.(2). ^^
  • 김경싟

    2009.06.19 16:27

    정말 기대되는데요...
    글로만 읽어도 제가 다 땀방울이 맻힙니다^^

    읽고 질러볼 사람들 많을 것 같은데요.
  • 정병호

    2009.06.19 18:55

    질러요 질러~
    사는게 별거 있나요 지르며 사는거지.
    ㅋㅋㅋ

    근데 유혁님, 14.5인치는 너무 소심해요.
    이왕 두자리수로 만드느거 20인치는 돼야죠.
    앞으로 "소심 유혁님" 으로 불러드릴께요.
    캬캬캬~~
  • 이삼구

    2009.06.21 08:06

    잘 읽었습니다.
    유혁님의 수고가 남일 같지 않습니다.
    이준오님 소개로 이 사이트를 알게되어
    그동안 좋은 정보 얻어가며 지켜봐 왔습니다.
    저는 16인치 f5 미러를 가지고 UC방식으로 제작해보고 있습니다.
    저도 모임에 참여하여 다른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은데
    광주라서 여의치 않네요.
    자작기 작성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기대됩니다. ^.^
    2편까지 읽었습니다. ㅎㅎㅎ
  • 유혁

    2009.06.24 01:17

    이삼구님, 고맙습니다.

    uc 방식...

    훗날 구경이 큰 망원경을 자작하게 되면...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제작방식입니다...

    완성이 되면 꼭 보여주세요. 저도 무척 궁금합니다.
위지윅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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