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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5인치 돕소니언 자작기(5)_최종편: First Light, 추가조정, 세부 스펙
  • 조회 수: 44346, 2016-11-09 08:17:34(2016-09-30)
  • First Light

    First Light은 지난 8월 20일 경남 산청에 있는 별아띠 천문대에서 있었습니다. 이날 EBS에서 별아띠 천문대 촬영을 나오는 바람에 자정이 넘어서 이루어졌습니다. 사실은 이날은 관측 목적은 아니었고, 남부지방의 야간비행 멤버들과 중부지방의 멤버들, 그리고 저처럼 지방이전하여 근처에 계시는 분까지 모여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침 거의 제작을 마친 터라 조금 민망하기는 하나 베테랑들이 있는 곳에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일단 초점은 간발의 차이로 맞았습니다. 별상도 비교적 선명하게 잘 나왔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 그날 설치한 사진을 미처 찍지 못하여 First Light 장면이 없는 것이 좀 아쉽습니다.

     

    다만, 몇가지 숙제를 확인하였습니다. 상하 움직임이 약간 브레이크가 걸리는 문제와 사경위치 또는 크기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는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고 First Light을 완료하였습니다.

     

     

    □ 추가 조정 작업

     

    먼저, 상하 움직임 문제입니다. 집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는데 야외에 나가니 상하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조금 힘을 주어야 출발이 되더군요. 이것은 고배율 관측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출발시키기 위해 과도한 힘을 주면 그 힘때문에 정작 멈춰야 할 곳에 정확히 멈추지 못하게 됩니다. 돕소니언을 만들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볼베어링 보다 테프론 베어링을 사용하여 마찰식으로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아마도 제가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발라놓은 레자왁스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자왁스 사용은 옵세션사에서 제안했던 방법입니다. 이로인해 움직임은 한결 부드러워졌으나 움직임 시작시 스냅이 들어가는 문제가 생긴 듯 합니다. 집에와서 일단 왁스를 알콜로 모두 닦아내고 다시 설치하여 움직여보니 좀더 뻑뻑해지기는 했으나 확실히 일정한 힘으로 움직여졌습니다.

     

    두번째는 좀더 심각한(?) 내용이었습니다. 3.5" 사경속에 17.5인치 미러가 다 들어가지 않아서 광량 손실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사경을 더 큰것으로 바꿔야 할 지 다른 기구물들을 조정하여 해야할지 선뜻 판단이 서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캐드프로그램을 다시 열어 하나하나 확인을 해 나가는데, 역시 저의 실수를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ㅠㅠ 사경의 두께를 잘못 입력하였더군요. 사경 두께 입력 오류로 인해 반사위치가 틀어지면서 생겼네요... 이를 보정하기 위해 사경 스파이더 위치를 위쪽으로 조정하였습니다. 이번 사경의 경우 상하 움직임을 고정킨 것이기 때문에 스파이더 전체를 위로 조정하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사경위치를 올리기 위해 연결기둥을 새로 만들었는데, 기존 보다 약간 슬림하게 만들어서 uppercage 바깥으로 튀어나온 것을 조정하였습니다. 그런대로 봐줄만 했습니다.

     

     

    <사경위치 조정 및 어퍼케이지 연결기둥 교체>

     

     

    ---수정전---

    어퍼케이지 지지대.jpg

     

     

    ---수정후---

    uppercage_수정.jpg

     

     

    세번째는 focuser 정렬 문제입니다. 스파이더 조정후에 발견한 것인데, focuser도 약간 정렬이 틀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광축을 맞추었는데도 아이피스를 빼고 체사이어를 꽂아 보면 미러가 정중앙에 있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더군요. 그래서 focuser base 자체를 움직여 이를 조정하였습니다. 좋은 제품에는 focuser base를 정렬할 수 있는 나사가 있지만, 제가 가진 제품에는 그게 없어서 얇은 PP판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조정하였습니다. 최종 조정후에도 주경 미러가 사경안에서 아주 미세하게 잘리기는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체사이어의 구멍위치가 실제 초점면보다 높은 곳에 있으므로 잘린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경이 좀 타이트한 것은 사실이라 생각이 듭니다. 넉넉하게 한치수 크게 가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어쨌든 저의 설계도면상에는 이정도가 최상이라 보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아마도 사경에서부터 focuser까지 거리를 줄이고 주경에서 사경까지 거리를 늘리면 완벽하게 들어갈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파이더 위치 조정에 따라 초점거리가 약간 틀어지면서 기존 focuser에서 초점이 위태로워졌는데, 일단 미러위치를 약간 조정하여 초점이 잡히는데는 문제가 없도록 하였습니다.

     

    참. 지난 first light 때 김도현님께서 직접 만드신 focuser를 저에게 선물을 하셨습니다. 이 포커서는 back-focus가 길어서 초점문제로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더구나 직접 만드셨는데도 10:1 감속기어까지 포함되어 있어 더욱 좋습니다. 저도 한때 focuser를 만들겠다고 덤볐다가 처참하게 후퇴한 적이 있는데(아래 사진 참조), 이걸 보니 김도현님 작품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귀한 자작품을 선물로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래전 시도하다 실패한 크레이포드 focuser>

    focuser_실패작.jpg

    (이걸 보니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요... 최선생님께서 만드신 크레이포드 focuser를 보고와서 저도 한번 해본 것입니다.)

     

     

    <김도현 님의 자작 focuser>

     김도현님 자작 포커서_2.jpg

    (접안부를 아래쪽으로 꺾으면서 공간이 모자란 관계로 노브를 위쪽으로 올려 뒤집어 장착을 했습니다. 집에 있는 2인치-1.25인치 변환어댑터에 붙여둔 테입자국이 남아있네요 -.-; )  

     

     

    자작을 한다는 것이 많은 튜닝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괴롭히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여기 까지 달려오고 나니 이제 과연 완성일까 싶습니다. 모르긴 해도 또 튜닝 할 것이 생겨나겠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에서는 마무리를 지어야 끝이 있는 일이 되므로 일단 여기서 매듭을 지을까 합니다. 상세 스펙은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세부 스펙

    ​1. 미러

    ​  - Primary Mirror : 17.5"(446mm) f4.5(F=1989) Coulter mirror (두께 1.5") 
      - Secondary Mirror : 3.5" Antares Mirror (두께 20mm)

     

    2. 높이

      - 아이피스까지의 높이 : 170cm

     

    3. 무게
      - 경통전체 : 37.8kg(focuser, finder 포함)
          * 미러박스 : 28.7kg(Mirror 포함)
    = 하단 미러박스부 21.1kg + 상단 사이드베어링부 7.6kg
          * Pipe : 2.6kg
          * Upper cage :6.5kg(focuser, finder 포함)
      - Rocker box : 14.6kg (Ground board 포함)

    ----------------------------------------------
      - Total :  52.4kg

     

     

     

    17.5인치 돕소니언완성사진.jpg

    ​(3학년된 우리 둘째아들인데, 개인정보 보호해달라고 합니다.)

     

    부실하고 장황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댓글 12

  • 원종묵

    2016.09.30 18:23

    기존의 돕과는 다른 형태의 디자인이라 더욱 더 새롭고 멋있게 보이네요 ^^
  • 이현동

    2016.10.01 19:15

    감사합니다!! 많이 만드는 형태보다는 저한테 맞는 형태로 가다보니 조금 다른 듯한데 결국 돕소니언이지요... 장단이 있습니다^^

  • 류혁

    2016.10.01 01:11

    정말 오랜 시간에 걸쳐 이리저리 고민한 흔적과 엄청난 노력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멋진 완성물을 보니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또 하나의 멋진 돕소니언 망원경을 완성시킨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자작기 쓰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

     

    그나저나 야간비행 패치를 보내준다던 무운선생은 요즘 뭐하고 계신지.... ^^;;  내일모레 스타파티 준비로 바쁘신 모양인지... ^^

  • 이현동

    2016.10.01 19:19

    저는 오랫만에 류혁님 뵈서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류혁님의 14.5인치 자작기는 정말 명품 자작기였습니다. 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는데 많이 읽고 참고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 이한솔

    2016.10.01 07:28

    산청에서 직접 본바... 독창적이면서도  

    어느 돕에 비해봐도 모양이며 만듬새며 모자른점이 없는 훌륭한 망원경이었습니다^^
    게다가 미러의 별상도 좋더라고요 ㅎ

    진공관 앰프도 그렇고 망원경도 그렇고 만드신 작품들 감명 깊게 봤습니다


  • 이현동

    2016.10.01 19:27

    오... 과찬입니다. 망원경은 이것저것 좋아보이는 걸 짜집기 한 거라 독창적이라 말하기 부끄럽습니다. 해보고 싶은 건 많은데 손이 둔해서 썩 잘하지는 못합니다^^

  • 김철규

    2016.10.01 08:38

    자작기 잘 읽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망원경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거 같습니다. ^^
  • 이현동

    2016.10.01 19:40

    맞습니다... 자작이 재미있는건 바로 내가 낳은 자식같기 때문이죠~~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대익

    2016.10.02 17:27

    멋진 자작 망원경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자신이 오랜 시간을 두고 만든 망원경은 쳐다만봐도 든든함이 느껴 지더군요.
    자작에 있어 어려운 작업중 하나가 사경과 focuser 정열인것 같습니다.
    focuser 정렬이 되어있지 않으면 관측시 마다 찝찝함이 항상 신경쓰이드군요.

    미려한 돕으로 아름다운 밤하늘 아낌없이 탐방 하시길 바랍니다. ^^
  • 이현동

    2016.10.05 06:31

    감사합니다!! 김대익님의 자작기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 최윤호

    2016.10.02 20:03

    자작 망원경 정말 멋있습니다. 실물로 꼭 한번 보고 싶습니다. 이제 망원경도 가벼워 졌으니 회장님의 멋진 관측기도 기대합니다. ^^
  • 이현동

    2016.10.05 06:35

    네~~관측지에서 꼭 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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