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자작정보 ~☆+

  • 1976産 다카하시 TS式 65mm 굴절적도의 P형 망원경의 수리, 개조 및 복원
  • 조회 수: 403, 2022-04-21 16:41:30(2022-01-15)
  • 안녕하세요. 류혁입니다. ^^


    TS65p1.JPG

                                                   1976년 제작 다카하시 TS65p 65mm 세미아포크로매트 Triplet 천체망원경


    제목처럼  최근  일본 야후 옥션을 통해 1976년에 생산된 다카하시 65mm 굴절 적도의 망원경을 구입한 후, 나름 고생한 끝에 겨우 '집에 가지고 있어도 괜찮을 수준'으로 수리, 복원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용에 합당한 수준의 물건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


    처음 이 물건이 도착했을 때는...  쓰레기로 버려야 할 수준의 나무 상자에 수납된 거의 폐품 수준의 망원경이었는지라 '이런 물건을 내가 낙찰받다니...' 또는 '사진을 제대로 잘 살펴봤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정말 후회 막심이었는데... 그냥 버릴 수는 없어서 나름 애 써서 수리 및 복원을 했더니 이제 겨우 '가지고 있을 만한' 정도로는 고쳐놓은 듯 싶습니다. 


    이 정보가 엄밀한 의미의 '자작'에 해당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버려야 할 수준의 망원경 셋트를 이리저리 수리해서 나름 쓸 만하게 고쳐놓은 것이니... 기록 삼아 이곳에 올려놓습니다. 




      늘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무렵에 생산된 천체망원경을 갖고 싶어 했었는데, 일본 야후 옥션에서 이 물건을 발견하고 사진을 들여다 보다가 지름신의 부르심을 거역하지 못한 채 덜컥 낙찰받아 구입을 하게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처음 도착했을 무렵 이 망원경의 모습은 정말 '폐품'이라는 말이 부족할 지경으로 엉망이더군요. 


     낙찰 이후... 송료, 관세 등 지출하게 된 이런저런 추가비용 때문에 조금씩 후회가 들기도 했는데, 막상 물건을 받아 포장을 뜯어보니... 그 안에 들어있는 물건은 너무나도 더럽고 지저분해서 무슨 폐품 창고 내지는 쓰레기 하치장에 버려진 것을 주워온 물건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rusted.jpg


    boxrepro.jpg

      

    너무나도 황당하고 집사람으로부터 '이런 폐품을 돈 주고 사서 집에 들였냐'는 핀잔을 들을까 싶어 서둘러서 사태를 수습하느라 당시 제대로 사진을 찍지도 못했는데.... 처음 받았을 때의 상태를 기억나는 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상자 : 아래, 윗면 합판은 내외부 할 것 없이 각 층이 다 분리되어 따로 놀고 있음은 물론... 표면 상당 부분이 떨어져 나가 마스킹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여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조치해놓았고 상당히 더럽고 때가 찌들어서 만질 때마다 뭔가 묻어나는 듯한 불쾌한 느낌


      - 안쪽 완충용 푸른색 스폰지는 온갖 오물이 다 붙어있고, 녹색 펠트천은 너무 지저분해 보여서 속이 울렁거릴 정도... ^^;;


      - 각종 외부의 잠금쇠, 경첩 등의 철물은 완전히 녹이 슬어서 아무리 녹 세척제를 뿌려도 원래의 색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전혀 없고, 만지면 손에 녹이 계속 묻어나는 상황(위의 사진 중 녹슨 경첩 등의 사진은 상자에서 떼어내서 계속 세척을 시도하던 중에 찍은 것으로... 전혀 복원 가능성이 없어 교체하기로 결정)


      - 경첩 등 철물의 고정을 위한 나사는 모두 완전히 부식되어서 나사산이 제대로 보이는 것이 드물 정도이고 당연히 드라이버를 사용해서 빼내는 것도 불가능.


      - 때에 찌든 망원경은 큰 상처는 없어서 청소로 회복이 가능해 보이지만, 제일 중요한 세장의 렌즈(두장은 접합해서 앞쪽에 배치, 한장은 공기간극을 두고 맨 뒷면에 배치된 트리플렛 구조)는 곰팡이, haze 등이 어마어마한 상태....


     이런 상태에서 렌즈 클리닝, 청소, 박스 수리 등등의 복원을 시도했는데... 결국 곰팡이로 인한 손상을 피할 수 없어 렌즈 자체에는 꽤 많은 양의 곰팡이 흔적과 상처가 남고 말았습니다.  


     렌즈 청소 등 복원 과정에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이 무렵 다카하시에서 생산했던 50mm~65mm 사이의 초기 망원경들의 경우, 기계적 성능과 만듦새는 아주 좋지만 당시 제조기술에 따른 코팅 품질 등의 문제로 광학적 성능이  완벽하게 보존된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하네요. 


    (일본 '천체망원경박물관'이라는 곳에서 입수하여 전시 중인 동형 망원경의 경우, 코팅을 모두 제거하고 표면을 재연마하여 복원한 후 전시 중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


    TS65plens.JPG

    세척 이후의 렌즈의 상태. 자세히 보면 곰팡이가 슬었던 얼룩처럼 생긴 흔적들이 상당히 많이 보입니다. 


      어쨌거나... 제일 중요한 렌즈를 100% 성능으로 살려내는데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망원경 본체는 나름 깨끗이 청소를 할 수 있었고, 수납,보관용 상자의 경우, 낡아버린 앞뒤 판을 떼어낸 후 자작나무 합판으로 새로 만들어 붙이고, 각종 철물 등도 전부 비슷한 모양의 신품으로 교체하는 방법으로 싹~~ 수리를 진행했습니다.  


     망원경 수납 상자의 경우, 기존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옆면에 손잡이를 추가로 붙이는 등 일부 보완을 해서 수리하는 쪽을 택했는데 어떤 면에서 원래 제품보다 훨씬 나은 상태로 바뀐 듯 싶기도 합니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지만, 수납 상자의 수리 내역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완전히 엉망이 되어버린 앞, 뒷판의 교체

      - 전체 샌딩 및 재도색(스테인, 요트 바니쉬 도색)

      - 완충용 스폰지, 녹색 부직포, 고정용 끈 등의 교체 및 개선

      - 경첩, 잠금용 매미고리, 가방 손잡이 등 전부 교체

      - 박스 좌우측 양면에 박스 운반용 스프링 손잡이를 새로 부착

      - 박스 아랫면과 뒷면에 표면 손상 방지 등의 용도로 고무발 장착(뒷면 4개, 아랫면 4개 등 총 8개)


    afterrestoration.jpg


    IMG_4169.jpg


      수리를 하면서 이런 저련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만... (아니... 이거 내가 뭐하는 거지?, 이거 버려야 하나?, 크고 좋은 최신 망원경들을 두고 이 폐품을 가지고 내가 뭐하는 짓이지...? 등등...) 이처럼 매뉴얼, 당시 가격표, 극축망원경 관련 보충 안내문까지 꼼꼼하게 잘~~ 보관되어 있는데, 망원경 자체는 왜 그렇게 엉망으로 방치되어 있었는지 의아하기도 하더군요. 


      어쩌면... 관심 밖에서 창고 등에 오래 방치되었던 학교 비품일 수도 있고...  좀 꺼림직하기는 하지만... 유품 정리 과정에서 나온 나름의 사연을 간직한 골동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


     수리 및 복원 과정에 꽤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고 귀찮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오랜 기간 주인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었던 물건에 새로 생명을 불어 넣는 나름 즐거운 작업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완벽하게 100% 원래 출시 당시의 모습으로 돌려놓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그냥 집 한구석에 보관해 두어도 폐품 취급은 받지 않을 수준으로는 고쳐놓을  수 있었기에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복원된 TS식 65mm 굴절적도의 P형 망원경에 대한 정보를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1973년 생산 개시(다카하시 사이트 정보 기준, 입수한 물건은 1976년 제작)

      - 전체 높이 130cm 정도의 아주 아담하게 작은 망원경 

      - D=65mm, f=500mm F/7.7 Semi-Apochromat Triplet (플로라이트 렌즈가 아닌 일반 렌즈 사용)

      - 파인더 5X25, 9도

      - 접안부 0.965인치 규격, ortho 18mm, 7mm 두가지 아이피스 및 천정프리즘 기본 포함. 

      - 경통상자에 경통, 적도의, 적도의 삼각대, 각종 악세사리 및 공구 등을 모두 수납한 상태로 총 무게 15kg 정도가 나가는 포터블 망원경

      - 1976년 당시 소매가격 89,500엔. 

      

      TS65p2.JPG


     작년 연말... 1976년식 망원경으로 동네 놀이터에서 First Light 행사를 혼자 조용히 치렀는데... 이 망원경으로 몇가지 대상들을 살펴본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그 엄청난 곰팡이 흔적, 코팅 손상, 렌즈 흐림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잘 보인다.  ^^;;

      - 당시 기준에서 나름 단초점 망원경이고 Fluorite나 ED 등 특수 소재를 쓰지 않았음에도 Triplet 구조라서 그런지 색수차가 아주 심하지는 않다.

      - 2021년 12월 말 기준... 목성의 Equitorial Belt 두개 중 하나는 문제 없이 잘 보이고... 하나는 눈에 힘을 줘야 겨우 보이는 정도. 

      - 카펠라, 알데바란, 플레이아데스, 달, 겨우 확인이 되는 오리온 대성운 등도 잠시 관망

      - 상당히 나이가 많은 망원경임에도 기계적인 완성도나 움직임은 정말 부드럽고 매우 훌륭.  

      - 실제 무게는 15kg 내외 


    이로서 1980년 봄 초등학생 시절, 새로 만들어진 과학실에서 천체망원경을 처음 본 이래... 늘 꿈 꾸며 갖고 싶었던 그 시절 그 망원경과 시대의 망원경을 드디어 보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비록 최신 대구경은 아닐지라도... 저에게 있어 망원경의 '표준'은, 나무 삼각대에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은빛 크롬 광택이 함께 어우러져 빛나던 그 시절 과학실의 바로 그 망원경이었으니까 말이죠. 


    그나저나... 이 망원경을 입수하고 나니... 인터넷에서 보았던 Unitron model 128이 어떨지 자꾸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


    P.S.


     1. 이 망원경의 별명은 'Rosebud 1976'으로 할까 싶습니다.

     2. 이 적도의용 악세사리로 모터드라이브 장치도 판매했었다고 하는데.... 이걸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댓글 5

  • 조강욱

    2022.01.15 18:35

    그 당시 은혜초등학교에 천체망원경도 있었나보네요 그 35년 뒤에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ㅎㅎ

  • 류혁

    2022.01.15 19:59

    당시 아주 번듯하게 새로 만들어진 과학실 한쪽 구석에 멋지게 세워져 있었습니다. ^^


    천체관측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고, 가끔씩 과학실 청소를 할 때 먼 산 풍경을 바라보곤 했는데.... 상이 제대로 보였던 것을 보면 정립 프리즘이 끼워져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적도의 방식은 아니었고, 경위대 형태였던 것으로 생각되구요. 


    당시 새소년, 어깨동무, 소년중앙 같은 어린이잡지에서 광고하던 그런 학생용 망원경보다는 훨씬 좋아 보이는 것이었는데... 이 망원경이 어떤 종류였을지 나름 궁금하네요. ^^


    이 망원경도 십여년간 방치되었다가 아이들 등쌀에 고장이 난 상태로 폐품처리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

  • 정병호

    2022.01.15 20:16

    파인더가 65mm면 저 경통은 몇 mm 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류혁

    2022.01.15 20:56

    JP정 선생님, 차분히 정독하세요!!! ^^


    그나저나... 65mm면... 우리 동호회 일부 회원들 망원경의 파인더 구경 수준이기는 하군요... ^^;;  


    재미삼아 이 대구경 망원경 가지고 천문인마을을 방문할지도 모르는데.... 그때 너무 대구경이라고 구박은 말아 주세요. ^^



  • 이건호

    2022.04.21 16:41

    오래된 다까네 망원경을 사실때는 렌즈셀에 MC (멀터코팅) 이 각인되어 있는지 확인하시면 좋습니다. MC 안된 렌즈들은 곰팡이등 렌즈 흐림이 많거든요. 그래도 안시로 보면 잘 보이긴합니다. 아, MC 된 경통들은 입찰자가 많아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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