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더위를 용서하며...
  • 김경싟
    조회 수: 17679, 2009-08-10 08:14:54(2009-08-10)


  • .
    .
    .
    날이 덥네요.
    쭈쭈바를 하나 물고
    웃통을 벗고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어도
    몸이 찐득찐득합니다.

    오는 13일이 말복이라 늦은 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만,
    지난 7일은 입추,
    오는 23일은 처서입니다.

    한창 더움은 곧 가을이라는 반증이겠지요.


    덥다보니
    새벽....이라는 단어가 더욱 갈증처럼 다가옵니다.
    오늘도
    아직 다 마치지 못한 장석주님의 '새벽예찬'을 읽었습니다.

    혼자 사는 이분.
    밥을 해먹는 모습이 자주 나옵니다.
    간편하고 정갈한 밥상...
    .
    .
    전기밥통으로 밥을 지으며 호박잎을 함게 쪘습니다.
    태정이네가 언덕바지에 심은 호박에서 여린 잎들만 가려 따서 깨끗하게 씻었지요.
    가지를 썰어 올리브유에 볶고,
    된장을 풀어 아욱국을 끓입니다.
    아욱국에는 큰 멸치 한 줌과 으깬 마늘을 한 수저 넣었지요.
    팥을 한 줌 넣은 잡곡밥 반 공기, 아욱된장국, 가지 볶음, 찐 호박잎, 막된장을 놓고 아침식사를 합니다.
    호박잎 위에 막된장을 올리고 밥을 싸먹으니 밥맛이 답니다.
    야들한 호박잎과
    흙냄새가 진한 막된장이 잘 어우러집니다.
    ....

    밥을 半공기만 먹는 모습이 가끔 나옵니다.

    토요일 회사에 가서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었는데
    두사람이 수육2인분과 탕을 한그릇씩 비웠더랬습니다.
    배 통통 거리며 나왔다가
    배아프고
    설사만 했습니다.

    식탐부리지 말자
    부족한 듯 먹자
    그리그리 다짐합니다만,
    이제는 먹지 않아도 배통통거립니다.
    허허


    새벽애찬에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이라는 책이 언급됩니다.

    제목이 주는 신비감에
    앞뒤 재볼 것 없이 책을 주문합니다.

    책을 찾다 보니
    달의 궁전에 등장인물이 몰입하여 쳐다보는 그림이 하나 나온다고 하더군요.



    Blakelock, Ralph Albert, <moonlight>, 1885


    달이 밝습니다.
    날씨는 푸른 하늘 보여주는 것을 큰 인심 쓰는 척 합니다.

    그러나...
    책에도 언급되었듯이
    달은 시간이 흐르면 절로 둥그러지고,
    다시 그믐을 향해가며 야위는 게 자연의 이치 듯이

    미칠듯이 더운 이 밤을 그리워할 때가 있을 것이고
    이제는 날이 흐려 좀 쉬었음 좋겠다는....탄식아닌 탄식을 하게 될
    그...때!가
    오겠지요.

    그럼요.

댓글 2

  • 이준오

    2009.08.10 21:08

    여기서..철업는 질문 하나. 인도가 덥나요? 지금 한국이 덥나요?...-,.-;

    사실 저도 토욜 그렇게 더운 날, 별따놔~에 올라 풀을 베는데...몇분도 안되 금방 온몸에 아까운 육수(!)가 줄줄 새더군요..ㅋㅋ
    그러다 해 떨어지기 바로 직전에 들어와, 밥먹고 쓰러져 한숨 자다 일어나 새벽 4시까지 인터넷을 즐겼는데...
    3시경쯤엔 강욱님도 시원한 밤을 즐기는지 안자고 임시저장란에 무언가를 올리는 모양이고..ㅎㅎ

    그러다....연우 사진 찍어놓은 것 정리하다가 정말 암 생각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둘러본 이곳의 사진게시판.
    그리고..때 아닌 꼭두새벽에... 혼자 배시시~ 웃게되더군요. 이때는 별찌도 참 정말 작고 통통했구나.. 하며(별찌, 정말 많이 컸어요..^^*)
    target=_blank>http://www.nightflight.or.kr/bbs/zboard.php?id=photo&page=10&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4

    target=_blank>http://www.nightflight.or.kr/bbs/zboard.php?id=photo&page=10&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1

    저때 당시 나는 모하고 살았쥐? 하는 이런 저런 생각들과...(그땐..02년 말에 입문해 울마님과 함께 넥스타5" 들고 참으로 많이도 싸돌아댕길 때 이더군요)
    저 역시...정말 얼마 안된 어제, 엊그제 같은데..벌써 몇년 전 일이고, 그때가 그립기도 하고,
    또 당장 아까 정리하던 연우의 모습에서도..몇달 전 불과 코딱지만한게 정말 날이 다르게 커가고 있구나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ㅎㅎ

    암턴 또 그렇게... 그 언젠가는...미칠듯이 지금의 오늘이, 이순간이 그리운 날도 오겠죠?...*^___^*,

    그럼요.
  • 김경싟

    2009.08.11 16:49

    별찌가 많이 컸지요^^
    김도현님네의 창원이 중원이도 처음봤을때는 어린이였는데.....지금은 청년이잖습니까^^
    연우도
    지금은 일어서지도 못하지만
    좀 있음...
    별찌 누나!!! 하면서 쫓아다닐거구요.

    애들은 크고
    ....
    어른들은 철없어지고
    ....
    ^^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유혁 조회 수: 13647
  • 1차 색칠 작업을 마친 '흐린 날 프로젝트' 입니다.... 마무리 색칠 단계를 거치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시간을 두고... 조금씩 손을 봐줘야겠지요... 출근을 해야 하는데.... 끝장을 보려고 덤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시간까지 이러고 있습니다.... ^^;;...
2010-01-04 11:48:32 / 2010-01-04
thumbnail
  • 유혁 조회 수: 14188
  • 새해가 되었으니, 이제는 '2010 흐린 날 프로젝트'라고 불러야겠네요... 현재 진행 상황입니다. Sky Atlas 2000, Night sky observer's guide가 완성되었고..... 스타파티 때, 경싟님이 만들어 나눠주셨던 '야간비행 도전목록'도... 평소 가지고 다니는 소품에 추...
2010-01-03 08:05:19 / 2010-01-03
thumbnail
  • 유혁 조회 수: 12206
  • 김남희님 즐삽2 뿐만 아니라, 제가 만들고 있는 관측지 정경 모형도 열심히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 제작 상황을 자작정보란에 올리다가는... '천체관측 동호회'가 아니라, 무슨 '모형 동호회'로 오인받을 소지도 있어보여서... 완성될 때까지는 이제 이곳에 사진을...
2009-12-29 20:42:13 / 2009-12-29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0860
  • 오늘 간만에 일찍 집에 들어와 새로 들여논 즐삽이를 만지작 거립니다. 광축 맞추고 경통 밸런스 무게 테스트도 합니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어..... 유혁님 바뀐거 보이시죠.ㅋㅋ
2009-12-29 09:40:13 / 2009-12-29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3414
  • 지난 여름 처갓집 마당에서 즐삽이 펼쳐 놨는데 풀벌레 한마리가 날아 왔더군요. 그래서 한 컷~ 지나간 사진들을 한장씩 들쳐 보는 여유....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유혁님의 도움으로 바뀐 즐삽이를 공개합니다. 옆에 있는 예진이가 가만히 있질 않아 같이 찍어 봤습니...
2009-12-24 17:34:06 / 2009-12-24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1297
  • . . . 일요일의 일과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있습니다. 교회에 아내와 별찌를 내려주는 9시~9시15분부터 제가 예배 드리는 11시30분까지의 약 2시간 가량의 여유시간입니다. 이때에는 딱 정해진 코스가 있습니다. 첫째는... 보라매공원 근처의 해장국집에 가서 해장국...
2009-11-16 06:07:45 / 2009-11-16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3100
  • . . . 보람을 놓아버린 시절과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오롯해지는 걸 보니, 가을은 저 몸의 안쪽으로 먼저 안착하나 봅니다. 앞 강물이 차가워지면, 계곡의 바람은 상처 입은 짐승처럼 조금씩 사나워지겠지요. -장석주님의 새벽예찬 中 부분... 주말에 마주한 가을 이미...
2009-11-09 06:58:36 / 2009-11-09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4636
  • . . . 토요일 출근을 합니다. 주말에 해놓아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양복입고 출근하는 것이 아니니 일이 있어도 놀러나온 것 같습니다. 가을이 잔디밭 위에 소복히 내렸습니다. 낙옆을 보니.... 참 곱게 늙은 분들이 생각납니다. 아름답네요. 가을 속 낙엽...
2009-11-07 19:37:16 / 2009-11-07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6693
  • . . . 새벽 4시경? 잠에서 깼습니다. 뒤돌아 모습(제가 누운 자리를 상상하여)을 보니 가관이더군요. 별찌와 제가 침대에 모로누워 다리는 침대 밖으로 나와 있고 머리 위로는 초롱이(고양이 이름)이가 한자리 차지하고 옆으로 자빠져 자고 있었습니다. 아내의 이야기로...
2009-11-02 06:50:27 / 2009-11-02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2356
  • . . . 과거, 예뻐서.....산 책이 있습니다. 온갖 격언들로 가득찬. 그래서 산 이후로 읽어보지도 않은 책. 그래도 좋습니다. 언젠가는 그런 책을 만들어보겠다 하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지요. 오늘... 비슷한 책을 샀습니다. 책이 예쁘다기보다는(사실 예쁘기도 합...
2009-11-02 06:05:03 / 2009-11-02

XE Login